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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괴물 청년이 뭉쳤다. ‘그린몬스터즈’

2022년 6월호(152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2. 8. 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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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그린몬스터즈 스토리]

 

네 명의 괴물 청년이 뭉쳤다. ‘그린몬스터즈’

 

기계·전자분야의 LG연구원 출신 서원상 대표, KOPIA 해외 농업연구원 출신 전요한 공동대표, 토목 건축분야의 양요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품 디자이너인 윤소현. 이렇게 농업 배경이 전혀 없는 20~30대 청년 네 명이 뭉쳤습니다. 노지에 농사를 짓는 일반 농업이라면 기존 농업인이나 영농후계자들과 비교했을 때에 특별히 뛰어나기 힘들겠지만 대신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팜은 공학적인 것들이 밀집되어 있는 시설이니 공학 분야 연구원 출신인 우리들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농업은 일한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지요. 우리 네 명 중 디자이너인 윤소현님을 제외한 세 명은 모두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 교육생 1기를 수료한 동기들입니다. 그 중 서원상 대표와 전요한 대표는 1년 반 정도 정기교육과정에서 함께 현장과 경영실습을 했을 뿐 아니라, 교육이 끝난 후 다른 스마트팜 농가에서 같이 일을 하며 호흡을 맞췄지요.
나만의 스마트팜을 짓겠다는 꿈이 있었던 서원상 대표는 스마트팜은 절대 혼자 할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2021년 4명의 창업멤버로 ‘그린몬스터즈’를 시작하였습니다. 

넷이 따로, 또 같이
네 명이 공동으로는 다 같이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관리하지만 각자 잘하는 분야가 다르기에 그것을 백분 살려내고 있습니다. 서원상 대표는 전체적인 농장운영뿐 아니라 연구원의 실력을 발휘해 국가 R&D과제를 받아 기술개발을 하고 있고요. 전요한 대표는 우리 중에 농업에 대해 제일 잘 알고 있어 농작물 관리와 생육조사, 온실운영 등 많은 부분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래 보수할 일이 많은 스마트팜에 꼭 필요한 인재로 건축일을 했던 경험으로 건축자재도 잘 아는 양요한님이 시설유지보수 관련 일을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고,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데 중요한 마케팅, 홍보, 디자인, 굿즈 사업 등을 윤소현님이 하고 있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4명 모두 농업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 농산물 생산과 유통에는 다 같이 힘쓰고 있답니다.
네 명의 파트너들 마음이 찰떡같이 딱 맞지 않을 때도 있지만 다들 혼자 일했던 경험들이 있어 파트너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서로 배려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농장에서 지난 1년을 같이 지내다보니 호형호제하는 가족 같은 사이가 되었습니다. 

 


키우기 까다로운 오이, 하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오이를 위해
오이는 우리의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키우기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대표적인 작물입니다. 다른 작물들은 주 1회 혹은 2~3일에 한 번씩 수확을 하는데 오이는 정말 빨리 자라서 하루에 두 번도 수확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렇게 금방 자라는 특성 때문에 한 달만 키우면 판매할 수 있을 정도로 키우는 기간이 짧아 돈을 빨리 벌 수 있는 장점도 있지요. 하지만 오이가 최고 15m까지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저희 스마트팜 농장의 높이가 6m인데 거기까지 자라는 오이들을 수확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팩오이

 

평소에 오이를 먹다가 “윽 써!” 해본 적이 다들 있으시죠? 오이에 있는 ‘큐커바이타신’이라는 성분으로 인해 쓴맛이 나기도 하는데요. 특히 95%가 수분인 오이는 물이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거나 햇볕의 양, 온도의 변화에 의해서도 쓴맛의 정도가 심해지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오이는 작은 바람에도 예민해서 스트레스를 잘 받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장이 더뎌져서 생산량도 줄어들지만 오이 표면에 터진 자국이 생기거나 영양분이 골고루 퍼지지 않아 호리병처럼 모양이 변하는 오이들이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그린몬스터즈의 스마트팜 환경제어가 오이에게 더없는 최상의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현재 그린몬스터즈의 오이는 피콜리노, 백다다기(조선오이), 취청(가시오이) 세 가지 종자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오이인 피콜리노는 껍질이 가장 얇고 먹기 부드러우며 쓴맛이 잘 나지 않는 개량종이라 유럽에서는 흔하게 간식으로 먹는 오이로서 국내에서는 저희만 생산하고 있답니다. 일반 오이보다 당도도 1브릭스 더 높고, 모양도 손에 들고 먹기에 딱 좋은 이상적인 귀여운 모양이라 꼭 한번 먹어보시길 추천합니다.



하이테크 온실, 스마트팜
그린몬스터즈의 스마트팜은 ICT기술을 농업에 접목하여 정성적인 이전 농업을 정량적으로 개량한 하이테크 온실입니다. 청년 스마트팜 보육사업 1기 수료생 중 최초로 스마트팜 사업화에 성공했지요. 원하는 조건을 직접 설계할 수 있어서 1년 내내 오이에 필요한 물과 양액,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일조량 등을 컴퓨터로 자동제어 해, 오이가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1년에 2달만을 제외하고 매일매일 오이가 수확되고 있답니다. 저희 스마트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조건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가 쌓고 있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입니다. 양액을 얼마나 섞어야 하고, 어느 상황에서 온도를 어느 정도 올려야 하는지 등은 계속 쌓여가는 데이터들을 조회하고 분석하면서 최상의 조건으로 맞춰가고 있는 것이지요. 직접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은 알지 못한 채 스마트팜 컨설턴트를 주기적으로 불러서 점검을 하는 다른 스마트팜과는 확실히 다른, 저희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 육묘장도 저희가 만들어서 오이 씨앗부터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오이가 되기까지 전 과정의 환경을 모두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저희의 큰 장점입니다. 스마트팜이 아직 불모지다 보니 완벽한 오이를 생산하기 위한 환경을 테스트할 겸 보일러도 두 가지 방식을 같이 사용해보면서 비용과 효과들을 모두 분석해보고 있습니다. 

 

하우스 전경


충남 보령의 그린몬스터즈 농장에 오시면 저희가 운영하는 스마트팜을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스마트팜은 밀폐되어 있는 온실에서 농사를 지으니 병충해에 약할 수 있고, 정보들이 유출될 수 있기에 농가들이 폐쇄적인 경우가 많아 스마트팜을 견학하거나 보고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농작물이 좋다는 인식이 많아지고 스마트팜 시장이 커질수록 저희도 이득이라고 생각해서 스마트팜을 널리 알리고, 인식을 개선하는 것 또한 저희의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우스 내부


현재는 학교나 기술원에서 스마트팜에 관심 있는 분들이 단체로 교육을 오고 있습니다. 학생들도 있지만 이미 농업을 하고 있는 40~50대 분들도 새롭게 스마트팜을 해보려고 창업교육 과정으로 오시는데 이 분들은 당장 눈앞의 실전이라 관심도 많고 질문도 많아서 한번에 3~4시간 진행하는 교육시간이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다른 곳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것들을 저희는 최대한 많이 알려드리려 하고, 모두들 교육을 재미있어 해서 교육을 진행하며 저희가 배우는 것들도 있답니다. 7월부터는 보령 머드축제나 대천 해수욕장에 오시는 분들도 많이 있기에 한시적으로 개인체험도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그린몬스터즈’만의 색깔
그린몬스터즈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오이가 아닌 저희 네 명이 첫 페이지에 나옵니다. 우리가 앞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며 롱런하려면 오이가 아니라 우리가 먼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희를 차별화하기 위해 만든 그린몬스터즈의 로고나 오이 박스, 저희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브랜드 컬러와 오이군 캐릭터도 기존 농가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오이는 SNS에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을 정도로 호불호가 강한 채소입니다. 하지만 오이를 막상 먹어보면 맛있고, 오이 자체가 친근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오이군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아이들이 오이를 안 먹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오이를 싫어하는 성인으로 성장하기 전에 그 어린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했지요. 
농업분야가 디자이너의 손을 많이 거치지 않은 분야이기에 조금만 잘해도 눈에 확 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희 오이 상자에는 ‘오이가 들어있어요’라는 문구도 넣어 귀엽게 만들었는데 이 박스가 경매에 나가면 눈에 확 띄니까 “아! 저기 그린몬스터즈 오이 왔다!”라고 바로 알아봐주시기도 합니다. 경매장에는 하루에도 수 천개의 오이박스가 들어올 텐데 다행히 저희 상자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죠.(웃음)

 


이제 그린몬스터즈를 시작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아직 젊은 20~30대 패기로 여러 가지 에너지 닿는 대로 다 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요즘 농업이 많이 변화하고 있고, 저희 같은 청년들도 생겨나고 이제는 농사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린몬스터즈
충청남도 보령시 청라면 원모루길 41-29 
linktr.ee/greenmonsters
@yoon_o2o2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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