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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연구소’라고 쓸데없지 않습니다.

삶의 스토리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8. 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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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삶의 이야기]

‘쓸데없는 연구소’라고 쓸데없지 않습니다.

 

  친한 고등학교 친구 네 명이 스무 살에 모여 ‘쓸데없는 연구소’(이하 줄여서 쓸.연.)를 만들었습니다. 쓸.연.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정치학도, 소설가 지망생이자 캐릭터와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자 하는 일러스트 지망생, 경찰지망생 그리고 사회복지학 전공자로 이루어진 너무나 일상적인 모임입니다. 이 모임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꿈에 대한 걱정 때문에 모이기도 했지만 학생 때에 너무나 익숙해 있어 쓸데없게 여기지 않은 것들(쓸데없는 공상, 무의미하게 낭비하는 시간, 신세타령, 핑계 대는 것, 게임 등등)에 시간 낭비를 하지 말자! 진지하게 삶의 의미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자! 그리고 세상의 소외받는 사람들을 섬기는 것을 지금 있는 자리에서 같이 만들어 보고 경험해 보자!는 취지하에 모였습니다.

 

그동안 쓸.연.에서 한 일

  쓸.연.을 결성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우리에게 있어서 쓸데없이 낭비하는 시간들이 무엇인지 서로 점검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발견한 것들 중 우선적으로 버리기로 작정한 것은 ‘무책임하게, 무계획적으로 시간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의 공통점으로 드러난 고질적인 ‘고민만을 위한 고민을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창피한 얘기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을 그렇게 보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작정한 것이 ‘무엇이든 작은 것일지라도 행동하자’였습니다. 예를 들면 2개월에 한 번씩 헌혈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쉬울 것 같지만 절대 쉽지 않아요! 그리고 손길이 많이 필요한 복지관에서 급식 배식 및 도시락 배달 등을 꾸준히 행하는 것입니다. 물론 학업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랍니다

 

쓸데없는 것에서 쓸데있는 것으로
  이런 과정들을 통해 우리 각자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치학도인 친구는 자신에게서 ‘겉모습’이 빠지고‘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책임지는 정치가’가 되고자 결심하고,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친구는 안정적인 직장과 조금이라도 좋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고자 했던 마음이 부끄러워졌다고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고백을 합니다. 물론 이런 변화들이 보통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우리들에게는 소중한 삶의 자산이 되었고, 앞으로도 더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것을 기대합니다.

 

 

사람들의 반응
  쓸.연.을 하면서 쓸데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심지어 우리를 많이 무시하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쓸데없이 모이다가는 진짜 쓸데없는 사람들이 된다”라고 말이지요! 물론 이렇게 걱정하시는 어른들의 염려도 이해는 된답니다. 그러나 지지해 주는 분들과 격려해 주는 분들도 의외로 참으로 많습니다. 처음에는‘쓸.연.’이라는 이름 자체가 웃기다고 하지만, 취지를 듣고 나서는 젊은이들의 작은 변화의 몸부림을 응원해주기도 하고 발전적 조언 등을 해 주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방향
  앞으로도 쓸.연.은 ‘쓸데없는 것들에 시간낭비하지 말고, 쓸데있는 것에 시간을 나누자!’라는 운동을 계속 벌이려고 합니다. 특히 고민하고, 방황하는, 게임의 세계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동네의 청소년 후배들에 초점을 맞추어서 진짜 쓸데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토론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려 합니다.

 

부산광역시 영도구 이용성
dydtjd03@hanmail.net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89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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