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근육을 단련하는 필사
[김단혜 에세이] 글쓰기 근육을 단련하는 필사 - 얼어붙은 거리를 휩쓸며 부는 차가운 바람이 펄럭거리게 하는 포장을 들치고 안으로 들어서면 카바이드 불의 길쭉한 불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고, 염색한 군용잠바를 입고 있는 중년의 사내가 술을 따르고 안주를 구워 주고 있는 그런 선술집에서 그날 밤 우리 세 사람은 우연히 만났다.- ‘김승옥’의「서울, 1964년 겨울」을 필사하는 중입니다. 제게 필사의 경력은 조금 오래됩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시가 맛있어서 혹은 시인이 좋아 한번 쓰고 싶어서 필사한 시가 100편에서 다시 1,000편으로 늘었습니다. 작가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보다 ‘인내심’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괭이를 쥐고, 암반을 깨고, 구멍을 깊이 뚫어야 합..
문학/김단혜 에세이
2017. 9. 20. 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