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호(163호)

딸기로 세상을 구하라! 특명을 띠고 세상에 태어났다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4. 2. 10. 12:25

딸기로 세상을 구하라!
특명을 띠고 세상에 태어났다

 

  이 세상의 딸기덕후 모여라
딸기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한 ‘딸기백작’ 김강수, 맛은 똑같은데 못났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는 딸기를 재탄생 시키려는 ‘버려진딸기’ 김호백, 전국에 있는 모든 딸기를 바구니에 쓸어 담기로 작정한 ‘딸기통’ 김진성. 이렇게 매년 딸기시즌만을 기다리던 딸기덕후 세 사람이 뭉쳤습니다. 
미국, 독일, 벨기에 등 어느 나라의 딸기를 먹어봐도 우리나라 딸기만큼 맛있는 딸기는 없더군요. 예전에는 동남아에 수출되는 아세안 국가 생딸기의 대부분이 일본산이었는데 현재는 90% 이상을 한국 딸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K컬처가 들어가면서 K딸기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있지만 점점 더 우리나라 딸기가 인정을 받고 있답니다. 이렇게 ‘한국 딸기가 세계에서 제일 맛있다고 자부해도 될 이 시점에 필요한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문화’라는 답을 얻었습니다. 딸기 공동선별장에서 특·상·중 등 육안식별로 좋은 등급을 받기에만 치중되어 있는 딸기가 전부가 아니라, 모양보다는 속이 더 맛있고 귀한 딸기가 제대로 소비자들에게 대우받는, 그리고 못난이라 하더라도 어떻게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딸기 문화를 만들고자 시작했습니다.


‘언임플로이드’로 출발하다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부터 ‘버려진딸기’와 ‘딸기백작’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버려진딸기’님은 행사 음향담당으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뿐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과 이탈리아 선수권대회 등에서도 행사 운영 매니저를 했던‘딸기백작’님은 행사 운영으로 자카르타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 때 함께 아시안게임 스탭으로 일을 하며 서로의 스타일이 너무 잘 맞고 같이 일할 때 시너지가 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지요. 2021년 2월, 미국의 벤처캐피탈 회사에서 VC역할을 하며 투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던 버려진딸기님이 먼저 사업제안을 했습니다. “사업자금의 흐름에는 VC로 일했던 내가 강점을 가지고 있으니, 사람을 관리하고 전체 운영에 소질이 있는 딸기백작! 같이 딸기 사업을 해봅시다!” 하지만 우리 두 사람만으로는 부족한 마케팅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마케팅쪽에서 계속 일하시던 ‘딸기통’님의 마음을 두드렸지요. 여러 번 구애 끝에 다같이 ‘언임플로이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딸기덕후들을 위한 소통 앱 ‘베리뷰’
베리뷰를 통해 전국에 있는 딸기덕후들을 한곳에 모으고 싶었습니다. 딸기 시즌만 되면 각종 카페와 블로그를 통해 딸기 이야기가 오고가지만, 딸기덕후들을 위한 커뮤니티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만들게 된 것이 ‘베리뷰’라는 앱입니다. 딸기에는 다양한 품종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뉴스 콘텐츠도 만들었고, 베리뷰 매거진을 만들어 각종 딸기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들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매일 앱에 실었습니다. 베리뷰에 있던 매거진은 홍과옥조 사이트에 업데이트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베리뷰는 잠정 중단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더 체계를 다잡고 곧 다시 시작할 것이니 기대해주세요.

  붉은 과일을 옥처럼 귀중히 지키는 ‘홍과옥조’
어떻게 하면 딸기 문화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 정말 맛있는 딸기는 더욱 제 값을 받아야 하고, 단지 생산성에 치우쳐 보기에만 좋은 딸기와는 분명 차별화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고민하며 딸기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전국에 있는 딸기 연구소와 농업기술센터에 연락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논산의 딸기연구소 김현숙 선생님께서 저희의 진심에 공감해 주셔서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정말 다양한 품종의 딸기를 먹어보았고, 심지어 아직 이름도 없이 연구소에서 연구중인 엄청 다양한 딸기들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와 비슷한 생각으로 생산성에 치우치지 않고 맛있는 딸기를 키우고 싶어하는 청년 농부들도 많이 소개시켜 주셔서 현재의 홍과옥조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농부들이 생산한 딸기를 출하하기 위해 공동선별장에 딸기를 납품하면 딸기의 맛에는 크게 상관없이 육안선별 특징들로 특·상·중·하 분류가 됩니다. 이 때 돈을 많이 받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딸기묘를 많이 심어서 키우면 됩니다. 하지만 금실이나 킹스베리, 비타베리, 죽향 등 여러 품종의 딸기들은 똑같이 묘를 심는다고 해도 설향 품종이 10알 나올 때 다섯 알밖에 나오지 않는, 귀하게 자라는 딸기들입니다. 그럼에도 햇빛과 물 양을 최고로 조절해서 그런 딸기들을 키우는 농부들이 있습니다. 


홍과옥조는 이렇게 딸기를 더 소중하고 귀하게 키우시는 농부들의 가치를 높이고자 노력하며, 그와 동시에 소비자 분들에게는 매일 자라나는 딸기들 중 가장 최고의 품질만을 전달 드리고자 합니다.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품종을 더욱 많은 분들께 소개시켜드려 농부들과 소비자들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또 상처가 나거나 크기의 문제로 판매되지 못하는 못난이 딸기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가공식품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만들게 된 다양한 가공식품들은 딸기의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현재 저희는 첫 번째 가공식품으로 ‘알딸딸 딸기맥주’를 만들었는데 감사하게도 CU 편의점과 현대백화점 주류매장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홍과옥조는 벌써 두 번째 딸기 시즌을 보냈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작년 크리스마스에 처음으로 오프라인 마켓을 나가게 되었는데요. 그 중 한 어머님께서 어린 딸과 함께 와서 시식을 했는데, 딸기를 싫어하는 아이가 저희 딸기를 잘 먹는 모습에 깜짝 놀라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홍과옥조의 딸기는 다른 딸기들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고민을 많이 하다가, 마켓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와서 구매해 주시는 게 아니겠어요? 딸기를 좋아해주는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딸기를 한 움큼 더 담아드렸습니다. 돌아가며 “딸기는 다 똑같은 딸기인줄 알았는데,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잘 먹겠다고 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합니다.


  딸기로 세상을 구하라
지금은 언임플로이드에 함께하는 세 사람의 목표가 조금씩은 다릅니다. 하지만 세 사람의 공동 목표는‘딸기로 세상을 구한다’입니다. 뚱딴지 같겠지만 아프리카에서 딸기를 키우고 싶습니다. 기후 환경에 의해서든, 사회적으로든 딸기를 한 번도 못 먹어 본 사람들에게 딸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가장 사랑하는‘딸기를 통해 어떻게 선한 힘을 전할 수 있을까?’하는 상상은 저희가 포기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요즘은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그럴 수 있을 것만 같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경기도 용인시 (주)언임플로이드
김호백, 김강수, 김진성
010-9102-2392

hkoj.co.kr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63>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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