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호(제111호)

즐겁게 만드는 건강한 음식 강식당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3. 4. 21:55

[따뜻한 동네가게 스토리]


즐겁게 만드는 건강한 음식 강식당

 저는 요리에 ‘요’자도 몰랐어요. 막내로 엄마가 해 주시는 음식만 먹고 자라며, 주방 근처에도 안 갔으니까요. 그러다 결혼을 했는데, 할 줄 아는 게 없어 시아버지께 밥하는 법부터 배웠어요. 시어머니께서 아프셔서 시아버지께서 살림을 하고 계셨거든요. 그때부터 소위 말하는 시집살이가 시작되었죠. 시아버지 시집살이요. 음식을 딱히 배울 곳이 없어 경상도 분이신 친정엄마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충청도 분이신 시아버지께서 ‘경상도 음식은 별로야!’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반대하셨죠. 고향에선 제법 음식 솜씨가 뛰어나다고 평가받던 어머니셨는데, 시아버지께서는 친정에서 가져온 음식이라면 아예 거들떠보시지도 않으셨어요. 
 그래서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요리책을 사기 시작했어요. 식사시간마다 요리책을 보고 하나하나 음식을 만들었는데, 3~4 시간씩 걸렸어요. 집에 계량스푼, 저울 등 없는 게 없이 다 샀어요. 요리책에 나온 대로 해야 하니까요. 그러면서 엄마의 음식 DNA가 제게 있었는지 요리 실력이 조금씩 발전하기 시작했어요.


 요리가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고나 할까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내가 요리를 만드는 기쁨? 3~4 시간에 걸쳐 만든 음식을 보면 내가 뭔가를 해냈다는 희열을 느끼죠. 방금 전까지 전혀 모르던 미지의 세계였는데, 내가 그것을 해냈다는 자신감에 기분이 좋고, 거기다 그 음식을 먹어본 분들이 맛있다고 하니까 더 신나고 뿌듯했죠. 덕분에 결혼하고 남편이 18kg이나 쪘어요. 제 음식을 맛있게 먹어준 남편도 고맙지만 무엇보다도 시아버지께 감사해요. 음식을 만들면 모양은 그럴 듯하지만 맛이 별로일 때가 있는데, 시아버지는 그 때마다 드시지 않을 뿐 아니라 뭐가 부족한지 조목조목 말씀해 주셨거든요. 말이 말씀이지 쌩하게 음식을 밀어내면서 타박을 주시는 거였죠. 그러면 제가 오기가 생기는 거예요.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다시 음식을 만들었죠. 거기다 저는 요리를 전수받거나, 정식으로 학원에서 요리를 배운 것이 아니라, 독특한 퓨전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요.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과감한 조합을 하는 거죠. 그러면서 더 요리에 대한 재미가 붙었죠. 한마디로 음식은 즐거움인 것 같아요. 내가 즐겁게 음식을 해야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고, 먹는 사람도 즐거울 수 있으니까요.

 언니와 함께 음식점에 도전
 음식점을 할 계획은 없었는데,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조금이라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까 하고 시작했어요. 지금 함께 일하는 언니가 식당 경험이 있기에 용기를 내 도전할 수 있었죠. 언니가 잘 만드는 돈까스와 제가 좋아하는 철판볶음밥으로 전문점을 내기로 하고, 저는 전문요리사에게서 철판볶음밥 만드는 법을 배웠죠. 그 다음으로 적당한 식당 장소를 구하다가 우연히 지금의 장소를 발견하고 계약을 했어요. 사실 아파트 단지 안쪽으로 장소가 외진 면은 있지만,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어서 몇 가지 가구 위치만 바꾸고 변화를 주었는데도 손님들이 새 가게인줄 아시더라고요.
 사실 저희는 홍보에 젬병이었어요. 그런데 한 번 오신 분들이 주변 분들에게 소개를 해주셔서 지금은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까지 되었죠. 입소문의 위력이죠. 단골손님들도 제법 생겨서, 잘 먹었다고 오실 때 아이스크림, 음료 등을 사다 주시기도 해요.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정말 감사하죠. 



 요리책에는 조미료가 없다!
 제가 요리책으로 음식을 배우다 보니 처음부터 음식에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았어요. 전문 요리사들이 쓴 요리책에는 조미료가 나오지 않더라고요. 본연의 재료가 좋으면 굳이 조미료를 쓰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이 나오더군요. 그러다 보니 식당을 열고도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이죠.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 더 걸리긴 해요. 하지만 입소문이 무섭잖아요. 저희 상가 슈퍼 사장님의 남편분이 공무원이신데, 밖에서 식사를 많이 하시다 보니 음식에 뭐가 들어갔는지 빠삭하신데, 저희 음식을 드시고 완전 반하셔서 거의 매일 와서 드시고 계세요. 조미료 없이 깊은 맛이 난다고 하시면서요. 물론 저희가 100%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집된장을 쓰다 보니 쓴맛을 줄이려고 소량 사용하는 것처럼 특별한 상항 외에는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극적인 맛보다 건강한 맛으로!
 저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점심을 사먹어야 하는데 항상 힘들었어요.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면 사람들이 맛이 없다고 하는데, 저는 음식을 할 줄 아니까 음식에 어떤 것이 들어갔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사무실에서 밥을 해 먹었어요. 직원들에게 식사를 만들어 줬죠. 또 우리 아이들이 늦게까지 공부하면서 패스트푸드 같은 음식을 많이 먹잖아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 결과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 손님들이 저희 음식을 맛보고 싱겁다고 많이 말씀하셨어요. 그럴 때마다 극복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런 소리를 듣고 유혹되지 않고 음식을 만드는 인내말이죠. 사실‘조금 간을 더 세게 해볼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더라고요. 식당 음식은 먹고 나면 계속 물을 찾게 되는데 저희 음식은 그렇지 않거든요. 입지는 좋지 않지만 이것이 우리 식당이 가진 경쟁력인 것 같아요.


 오픈 주방의 2가지 비밀
 찾아오시는 분들이 이상하게 여기는 것이 식탁 수는 적은데, 주방이 왜 그렇게 크냐는 거예요. 저희 주방은 클 뿐 아니라 오픈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비밀이 있어요. 
 첫 번째는 요리과정 전부를 손님들에게 보여주는 거예요.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부터 좋은 재료와 깨끗한 조리과정을 손님들이 볼 수 있게 해서 신뢰를 쌓는 거죠.
 두 번째는 요리를 하면서 손님들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구조라는 거죠. 바쁜 점심시간은 어렵지만 그렇지 않은 시간엔 찾아오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아이들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죠. 저희 가게를 찾는 분들 모두 이웃과 같잖아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더 가까워지고 서로를 신뢰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초대합니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수제 왕돈까스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철판볶음밥이 맛있는 강sr식당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경기도 군포시 용호2로 47
군포쌍용아파트 상가 1층
강sr 식당

010-2339-6074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1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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