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호(제112호)

돌이킬 수 없고, 치명적일 수 있는... 말실수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4. 25. 20:35

[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20]

돌이킬 수 없고,
치명적일 수 있는... 말실수

사람은 살면서 ‘말실수’를 많이 하며 삽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실수’를 통해 ‘패가망신’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여기서 ‘말실수란? ’단어를 틀리게 이야기하거나, 상황을 잘못 이해해서 저지르는 그런 ‘말실수’가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는 그런 ‘말실수’를 말하는 것인데, 사소할 수도 있지만 때론 폭력보다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기에 아주 위험한 것임을 알아야 하고 특히, 지금 아이들에게도 꼭 명심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는 ‘말실수’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공자가어(家語)에서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아야 한다. 말이 많으면 실수도 많은 법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기로도 그러한 것 같은데, 저는 말실수의 원인은 결코 말이 많아서라기보다 ‘프로이트의 말실수(은연중에 속마음을 들켜버리는 실언을 하는 것)’처럼 오히려 부정적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말실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제 아들이 친구에게 말실수를 하여 곤욕을 치렀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졸업식을 마친 아들은 졸업식 전날 친구와 화해를 하긴 했지만, 마지막 보름 동안을 그 친구와 서먹하게 지내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 친구도 기분이 좋지 않았겠죠. 아들이 저지른 말실수는 결국 속으로만 생각해야 했던 말을 입 밖으로 꺼낸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들은 ‘말하기 전에 3초만 생각하고 말하면 실수할 일이 없다.’는 말을 새겨듣기로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교훈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마음과 머리속으로 그 친구의 장점보다 단점을 많이 본 것이 좋지 않은 생각으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장점만을 가지고 태어날 수는 없는 것처럼, 모든 사람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에 대해서 장점을 보고자 한다면, 단점은 극히 작게 보일 것이고 단점만을 보고자 한다면 상대방의 장점은 잘 찾아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는 관점의 문제입니다. 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사람을 바라보고자 하는 관점을 갖게 되면, 당연히 상대방의 좋은 점이 많이 보이게 될 것이고, 결국 머리와 마음속의 생각이 갑자기 입 밖으로 나오게 되는 큰 실수를 하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올해 6살이 된 지연(가명)이는 어린이집과 주변에서 나이답지 않게 똑똑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아이입니다. 말하는 것을 들으면 주변 어른들이 흠뻑 빠질 정도로 재미있게 말도 잘하고, 반대로 어른들의 이야기도 잘 듣고 머리도 똑똑한, 여러 가지 재주가 많은 귀여운 아이입니다. 그런데 지연이는 친구들과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친구들과 잘 지내지만, 종종 상대방 친구들이 상처를 받고 울거나, 지연이가 싫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지연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성숙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주변 친구들의 단점을 많이 보게 되고, 그것을 여과 없이 친구들에게 직설적으로 이야기 한다는 것입니다. 지연이 입장에서는 이것은 ‘말실수’가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한 것인데 친구들은 상처를 받고, 울고, 지연이를 싫어한다고까지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연이는 본능적으로 보고 느낀 것을 자연스레 표현한 것이지만, 친구들의 단점을 그저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포용하여 보안해 주고, 나아가 격려하는 법을 배운다면 장차 성숙한 인격을 가진 지도자로 자라날 것입니다. 그래서 지연이의 이런 부분을 계발 하도록 주변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연이의 어머님에게도 말씀드렸습니다. 그때그때 혼내기만 했던 지연이의 어머님도 충분히 이해했다며, 앞으로 지연이의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갈수록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주변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 세대는 더욱 중요한 네트워크 세상이 오게 될 것입니다. 내 안의 긍정적이고 선한 마인드를 통해 주변 사람들과 좀 더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단점을 당신의 진심 어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전달한다면, 상대방도 그 진심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며 갑자기 내 속마음을 들킨 것과 같은 충격적인 ‘말실수’는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크래들코리아 ‘책읽어주는 도서관’ 조한상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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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2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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