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호(117호)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매력에 흠뻑 빠지다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8. 21. 21:04

[독자의 반응]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매력에 흠뻑 빠지다

 

프랑스어에는 단어마다 성의 구별이 있다. 바다는 여성, 파도는 남성. 그렇게 암묵적으로 정해진 성에 따라 문법의 적용이 달라진다. 
내가 처음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를 만났을 때 여성형임을 직감했다. 먼저 생김생김 결이 고왔다. ‘뭐 신문인데 재생용지를 쓰면 어떨까’하는 불편함이 첫 마음에 일었지만, 일단 집으로 데리고 와보니 잉크냄새가 나서 재활용박스로 바로 들어가는 일간지 신문과 달리, 우리 집 곳곳을 굴러다니면서도 끝까지 꼼꼼히 읽혀지는 대접을 받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어쩌면 계획된 불편함일 수 있겠다 싶었다.
두 번째 그녀의 속살이 여성형이었다. 이웃 사람 사는 이야기가 여인네들의 가장 친근한 안주거리이기도 할 것이다. 마치 다른 동네 골목을 누비고 가보지 못했지만, 글을 통해 호기심으로 들여다보는 새로운 기쁨, 무엇보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영역에서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는 마치 인생여행을 다녀온 듯 삶의 갈증을 해소해 주었다. 그렇게 화려한 패션이나 디자인 소품의 소개 없이도 나란 여자의 맘을 흔들었다.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올 때, 남편은 가까운 지하철역과 주차장의 상황, 그리고 외곽도로로의 접근 등을 꼼꼼하게 챙겼지만, 주부인 나는 집의 방향이 남향이니 일단 좋다 해놓고 가장 먼저 챙긴 것은 가까운 도서관이 어디인가였다.
그래서인지,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 가장 맘에 드는 이 어린이 도서관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기본적 공간을 제공하면서, 어른들의 장난감이라 할 수 있는 책을 가득 쌓아놓고 누구든 와서 마음껏 보라고 허락한다. 도서관 뒤쪽 계단으로 나오면 울창한 나무로 꾸며진 어린이 공원이 있는데, 도서관을 가기 위해서는 이 길을 통해야만 하기에 가기 전부터 행복을 느끼며 도서관에 도착하곤 한다. 
아이들의 미끄럼 타며 노는 소리를 듣고 계절의 변화를 코로 맡으며 도착한 어린이 도서관 1층에서 바로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를 처음 만났다. 그렇게 서서히 그녀의 매력에 빠져가던 어느 날, 언제부터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에 이런 공지가 올라왔다. ‘신문발행을 위한 자원 활동가 모집!’ 광고로 유지되고, 광고에 휘둘리는 많은 간행물들 사이에서 상업적 광고 없이 오랜 시간 발행해왔다는 편집장의 고백을 보며 글을 쓰는 ‘업’을 가지고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겠거니 하며 용기를 내 바로 그날 전화를 걸었다. 편집장님이 얼마나 반갑게 전화를 받아주시던지 오히려 내가 무안할 지경이었다. 그렇게 편집위원들을 만나고 우리는 따뜻하고 소중한 또 하나의 인연을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인연을 기다리고 있다.
오후에는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에서 소개해 주었던 우리 동네 빵집에 빵을 사러 가야겠다.

 

경기도 안산시‘안녕하세요 부부치과’양은진 원장
blog.naver.com/yeji3929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7>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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