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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청춘들에게

삶의 스토리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10.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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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도전기]

청춘이 청춘들에게

 

저는 취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아직 뭘 해야 할지...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성장하고 있는데 나만 지체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방법이 틀린 것일까...


여러분은 어떠세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던 저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습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입시 미술학원을 다니고 열심히 배웠지요. 하지만 가정형편이 넉넉지 못해 학원비를 감당하기에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친척들은 학원비가 비싼데 어떻게 미술을 배우느냐고 반대했지만, 어머니께서는 미술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셨지요. 아마도 디자인학과에 합격하고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포기해야 했던 어머니 당신 자신의 쓰라린 경험 때문에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부모님의 마음에 힘을 얻어 일반공부와 미술 실기를 열심히 연습하여 숙명여대에 합격했지요. 합격한 순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부모님께 소식을 전했을 때, 기뻐하셨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미술대학 등록금이 한 학기에 무려 500만원이라는 사실에 걱정이 먼저 앞섰지요. 넉넉지 못한 형편에 어떻게 하면 등록금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곳저곳 찾아봤습니다. 학교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며 공지사항을 수시로 확인했지요. 작은 설문조사부터 이벤트, 장학생 선발, 학교에 대한 깨알 정보까지 확인하며 생기는 기회를 모조리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다 4년 전액 장학생을 선발한다는 한 대기업 장학재단의 공고를 보고 즉각 지원했습니다. 1학년이라 글을 써본 적도 없고 면접도 난생 처음이었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면접을 보았습니다. 그때 쓴 글을 지금 읽어보면 내가 어떻게 합격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 정도였지만, 저의 간절함과 진심을 알아봐 주셨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4년 장학생으로서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니게 된 저는 받은 도움과 사랑을 꼭 다른 사람들에게도 베풀고 살아야겠다고 결심도 하였지요.

 

  대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항상 저에게 “무조건 많이 경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전공과 관련이 없는 뷰티·신용 서포터즈부터 학교 동아리의 팀장까지 무조건 도전해 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잘 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과정을 겪으면서 배운 것들이 정말 많았지요. 낙심을 극복하는 법도 기분이 올라가서 정당하게 누리는 법도,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법도 배웠지요.


  4학년이 되어서는 내가 가고자 하는 분야에서 미리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트 타임이라도 일을 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 지원하던 중에 한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가상으로 디자인만 하다가 막상 실제 업무에 닥치고 보니 생각할 것도 많고 고려할 것도 많아서 때론 무섭기도 하고 실수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도 컸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현장에서 경험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4학년 2학기가 되어서 저의 친구들은 취업 준비를 위해 많은 스펙을 쌓기도 하고 대학원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나만 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은 사람이거든요. 노는 것부터 대외활동과 다양한 경험과 세계를 향한 경험까지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1년 동안 영국에 가서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지금까지 받아온 사랑을 직접 베풀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할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 봉사를 하면서 언어도 배우며,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어요. 또, 가족의 품을 떠나 혼자 살아가면서 배우는 점도 많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서류를 제출하고 영어소개서도 쓰고, 영어면접을 거쳐서 지난 달 최종으로 합격해서 내년 1월에 영국으로 해외 봉사를 떠납니다. 두려움도 있지만 지금은 기대감과 설렘이 더 큽니다. 물론 외로울 수도 있고 많이 힘들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을 견디며 더 단단해질 저를 생각하면 너무나 신이 납니다.


  모든 청춘이 하루하루를 걱정하고 비교하며 사는 삶이 아닌, 도전하고 배워가며 더 큰 꿈을 꿈꾸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평범한 대학생 아란이가 청춘들에게 마음을 전합니다.

 

숙명여자대학교 환경디자인과,
시각 영상디자인과 4학년 조아란
welkin95@gmail.com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6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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