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양 커피칼럼 & 커피스토리 39]
30년지기! 권웅
가비양 양동기 대표를 말하다!
이번호 커피스토리는 참으로 특별합니다. 바로 가비양 양동기대표의 중학교 동창인 권웅님으로부터 듣는 커피 대가의 숨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을까요? 더구나 이때까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집에서 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봄옷을 입은 사이사이로 찬 봄바람이 스며드는 저녁 8시! 딩동하고 초인종을 누르니 수줍게 웃는 남편, 딱 봐도 센스있게 생긴 부인, 얼굴이 유독 하얀 둘째딸이 반겨주었습니다. 아주 심하진 않지만, 구수한 남도 사투리로 첫 대화를 열었습니다.
양동기 대표와는 중학교 때 꽤 친한 친구였고, 이때는 양대표가 활발하지도 앞에 나서지도 않는 평범한 학생이었죠. 고등학교에 올라가며 연락이 두절되다가 30년 만에 만났습니다.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알게 되면서 제대로 본지는 5년 정도 되었네요. 양대표는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해요. 그래서 그는 오히려 저를 통해 많은 동창들을 만나게 되었지요. 처음 양대표와 연락되었을 때 저 같으면 너무 반가워 바로 만나고 했을 것 같은데, 1주일 후에나 보자고 하더군요 (물론 바빠서 그랬겠죠. 허허) 지금은 없어진 의왕점 백운호수에서 가족들과 같이 만났어요. 양대표가 직접 커피를 내려주더군요, 그때까지 마셔본 적이 전혀 없는 그런 커피를요. 봉지커피(양대표 표현 ‘공업용커피’)에 익숙해져있고, 설령 원두커피를 먹는다 해도 설탕을 넣어서 먹었으니까요. 그래서“설탕과 프림을 가져와라!”고 하니 프림은 없고 대신 각설탕을 가져오더군요.
그렇지만 점차 커피에 대해 알게 되면서 커피클럽에도 가입해서 제일 좋고, 제일 비싼 커피를 마셨습니다. (아! 그럼 커피에 대해 이젠 잘 알겠군요!) 옆에 있던 부인이 “전 지금도 잘 모르겠는데 이젠 커피를 남편이 더 잘 알아요”라고 대답합니다. 사실 제가 양대표 친구다 보니 이 좋은 커피를 알리기 위해 커피클럽을 완도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많이 소개합니다. 그런데 여자 동창들은 좋아하는데 남자동창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제가 강매로 커피클럽에 들게 합니다!^^ 양대표도 기꺼이 완도군 향우회에 600잔 정도 협찬하기도 합니다.
이젠 커피가 너무 좋아 매일같이 가비양커피를 3잔씩 아침마다 핸드드립해서 먹습니다. 저희 아침 풍경을 잠시 묘사하자면 아이들 등교시키고, 30~40분 정도 여유가 있을 때, 와이프와 함께 청소기를 돌리면서 동시에 커피를 내리죠. 그러면 커피향이 집안가득 풍깁니다. 커피는 한 달에 1kg 정도 소비하는 편이지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커피는 예가체프, 나부시마케인데 아쉽게도 이젠 나오지 않습니다. 커피를 알게 되면서 제 생활이 바뀐 게 있다면 사실 전 술을 좋아해서 1차는 소주, 2차는 맥주 뭐 이렇게 마셨는데, 지금은 2차 때 꼭 커피를 마신다는 겁니다.^^ 커피를 마시면 대화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술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도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대화할 때 마다 센스 있게 반응해주는 부인은 “영화관에 갈 때도 꼭 커피는 내려서 가져가요. 이젠 밖에 있는 커피는 맛이 없어 못 마시겠어요”, “그래서 전 지인들과 식사 후 커피는 저희 집에 와서 같이 마셔요”라고 하니 둘째딸이 옆에서 “맞아! 엄마는 항상 그래”라고 한수 거듭니다. 이에 남편 권웅님은 제가 일하는 곳에서도 점심과 오후 4~5시쯤 커피를 내리면 주위에서“참 커피도 신기하게 먹네”하면서도 제가 내리는 커피 맛이 좋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마시는 게 시간이 많이 걸린다 생각하는데 사실 커피 내리는 데는 5분 정도 걸려요! 또 제가 먹어보니 밖에서 먹는 것과 가격대비 커피클럽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소규모이긴 하지만 저는 20년 넘게 김을 유통해 왔습니다. 완도가 90년대 초까진 김으로도 유명했지만, 이젠 생산량이 1/10로 많이 줄었고 예전엔 저가형 반찬이었지만 지금은 원가가 50% 정도 올랐어요. 아이들도 크고 지금보다 수입이 더 있어야 해서 2~3년 안에 김 유통은 접고 다른 것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친구인 양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 달라 했습니다. 그랬더니 ‘양대표가 이젠 실속도 챙기고 자기 것도 돌보았으면 좋겠는데, 내가 보기엔 너무 안 챙깁니다. 그래서 여러 번 말해봤지만, 양대표는 듣지 않더군요. 하지만 자기 것을 챙겼다면 지금 가비양이 하는 문화적 소통도 집중할 수가 없었겠죠’라고 말을 맺는 30년 지기 권웅님에게서 양동기 대표를 생각하는 각별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p.s. 동기야! 매월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에 실리는 가비양 커피스토리는 꼭 읽는단다!
가비양 커피클럽 문의 010-9405-8947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1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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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양은 커피를 매개로 한 소통장소입니다.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고 드립도하지만, '최고의 인테리어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많은 사람이 머무는 장소를 만들려고 합니다. [가비양 커피클럽 & 커피스토리]는 그 속에서 머무는 많은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나의 오래된 친구, 클라리넷 그리고 커피 - 서울시향 클라리넷티스트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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