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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에 피어난 장미

여행/샤넬라송 플라워노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7. 1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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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라송 플라워노트 11]

 

호이안에 피어난 장미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이 오니 지난 봄에 다녀온 베트남이 생각납니다. 베트남의 봄은 그 나라를 만끽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합니다. 너무 강하지 않은 햇빛과 제법 선선히 부는 기분 좋은 바닷바람, 그리고 화사한 색감을 뽐내는 꽃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시기랍니다. 베트남 중에서도 시간이 멈추어 있는 곳, 호이안은 샤넬라에게 많은 따뜻한 기억을 선사해주었습니다. 겨자색 건물과 베트남의 꽃, 호아저이가 어우러져 구시가지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그 안에는 소소하면서도 정이 넘치는 호이안 주민들의 추억과 삶이 가득 베여있습니다.

 

  호이안은 다낭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주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최근에서야 관광객들의 각광을 받으며 조금씩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베트남 고유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마을이며, 일부 외국인들이 조용히 휴양을 즐기기 위해 찾는 곳이랍니다. 무엇보다도 때 묻지 않은 호이안 사람들을 만나며, 이제는 한국에서도 찾기 쉽지 않은 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이곳의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사랑하고, 꽃을 일상에서 보는 문화를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샤넬라송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마을 이곳저곳 우거진 나무와 알록달록한 꽃을 심어 호이안 구시가지만의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가꾸고 있었고, 조상을 위한 재단에는 베트남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플루메리아와 레몬그라스 등으로 정성스레 꾸며 놓았습니다.

 

  재래시장 한편에는 꽃을 파는 구간이 있는데, 그 규모는 굉장히 작지만 꾸준히 이곳 사람들은 꽃 시장에 들러 장미와 국화 등을 사서 집과 가게를 꾸민다고 합니다. 꽃 시장의 상인들 역시 꽃의 쓰임이 정성스러움을 알기에, 꽃 하나하나 굉장히 세심히 관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꽃잎이 여린 튤립은 한 송이씩 양파망으로 꽃잎을 감싸 보호해주고, 무더운 날씨에 시들지 말라고 수시로 물을 뿌려주고 있었습니다.

 

  샤넬라 역시 재래 꽃시장에 들러 빨간 장미를 한 송이를 샀습니다. 여행에 동행한 친구도 저를 따라 노란 장미를 사서 함께 일정 내내 들고 다녔답니다. 그러자 마주치는 현지인들마다 꽃이 너무 예쁘다며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환한 미소와 함께 꽃을 사진으로 찍어 가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장미꽃 한 송이로 인해 호이안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즐거운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경험이 참 신기했습니다. 온전히 꽃이 좋아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그들의 순수한 마음이 생소하게 느껴져서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내 그 순수함에 물들어 저의 마음까지도 정화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한 번은 나무 기둥마다 하얀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는 모습이 궁금해 현지 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흰색을 싫어하는 해충의 특성을 이용해 나무들을 해충 병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나무도 생명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농약은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다는 그의 설명에,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그들의 배려심에 깊게 감동했답니다.

 

  제가 느낀 호이안의 꽃은 사람들의 삶이 들어 있고, 스토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 어느 길가의 나무 한 그루도 허투루 여겨지지 않고, 화려한 모양의 꽃은 아니지만 그 어떤 꽃보다도 영롱한 색을 띠고 있는 호이안의 장미꽃 한 송이는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로 빛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그들의 삶이 묻어나는 호이안의 꽃들이 지금처럼 있는 그대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점차 개발이 되면서 순수한 호이안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무너지지 않길 바라며, 언젠가는 꼭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곳의 꽃을 추억합니다.

 

샤넬라송 플라워대표 송혜승
www.shanellasong.com
카카오톡 @shanellasong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3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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