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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미세먼지 유감

2019년 3월호(제113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4. 2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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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의 환경칼럼]

돌아온 미세먼지 유감

얼마 전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 우리나라의 언론과 국민들의 비난여론이 강해지자 중국 중앙정부가 한국에 대해 한 소리를 했습니다.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5년간 35% 가량 줄어들었다고 말입니다. 더 나아가 자국의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일본 등 주변국의 미세먼지 피해 항의에 대해 줄곧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자국의 감축노력만을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베이징과 주변성들의 미세먼지 감축은 제가 지난 호에서 말씀드린 대로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베이징 발 미세먼지가 중국발 전체 미세 먼지량의 몇 퍼센트나 비중을 차지할까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게다가 중국의 모든 공장들은 우리나라의 서쪽을 마주보고 있는 동부 연안에 대부분 자리잡고 있고, 편서풍이 불거나 겨울의 북서풍이 불면 어김없이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을 나타냅니다. 제가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정부는 2019년 2월 15일자로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자체적으로 저감조치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줄여도, 북서풍 바람 한번 불면 높아만 가는 중국발 미세먼지수치를 과연 줄일 수 있을까요? 

미세먼지의 근본적 해결은 발생오염원의 단속 및 저감인데 이 부분은 중국의 환경법과 그에 대한 중국 업체들의 노력이 있어야 시행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2016년부터 중국정부와 우리나라 환경부가 공동으로 국내의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중국의 제철소, 석탄화력발전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의 대기오염방지 설비에 적용하는‘한·중 미세먼지 저감 환경기술 실증 협력사업’이 본격 추진 진행 중 입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중장기 프로젝트입니다. 현재는 실증사업 단계로 모든 업체 및 시설에 적용하는 것은 언제 이뤄질지 알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진행해야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문제는 당장에 해결해야할 미세먼지 저감은 어떻게 되느냐 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사례들을 통해 우리에게 적용하고 진행하게 된다면 새로운 방향성이 될 것입니다.

인공강우

2019년 1월 말에 우리나라에서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인공강우 실험을 하였습니다. 아직 기술이 축적되지 않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강우는 구름 속에 드라이아이스나 요오드화은 같이 수증기를 응결시키는 ‘비씨(구름씨, cloud seed)’를 뿌려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입니다. 구름층은 형성돼 있으나 대기 중에 응결핵 또는 빙정핵이 적어 구름방울이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할 때 인위적으로 ‘비씨’를 뿌려 특정지역에 강수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즉, 과냉각된 구름(어는 점 이하의 온도에서 존재하는 물방울로 이루어진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나 요오드화은 등의 응결핵을 뿌리면 이것을 중심으로 빗방울이 생기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몇몇 학자들은‘인공증우’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예시로 보고자 하는 중국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차원에서 가뭄 때면 하늘로 인공강우탄을 쏘아 올려 비를 내리게 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최첨단 과학기술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발사도 간단해 보입니다. 대개 1t 소형 트럭 위에 장착한 이동식 발사대나 대공포(고사포) 등을 설치하고 미사일과 포탄을 하늘로 쏘아 올리는 식 입니다. 발사된 강우촉진입자가 든 포탄이 5000~8000m 상공에서 폭발하면서 포탄 속에 있던 입자를 구름 속에 방출해 비를 만들어내는 원리입니다. 2013년 첫 실험에 성공한 저장성 항저우(杭州)시는“7발 발사에 1만7500위안이 들었다”고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한 발당 가격은 대략 2500위안(약 45만원) 내외에 불과한 셈입니다. 대개 1회 발사에 4~8발 정도를 함께 쏘니, 1회 발사에 1만~2만위안(약 180만~360만원) 정도면 가능한 셈입니다. 실제 비가 오는지에 상관없이 한번 쏘아 올려 볼 만한 가치는 있는 셈이죠. 이 모든 것이 간단해 보이지만 인공강우 후발주자인 한국으로서는 부러워할 기술들입니다.

중국의 경우 1958년 여름 동북지방에서 든 대가뭄 때 비행기를 이용한 첫 인공강우 실험에 나섰습니다. 이후 꾸준한 연구 성과와 실전 노하우를 축적해 가뭄 해갈은 물론 화재예방 등에도 유용하게 활용해 왔습니다. 1987년 헤이룽장성 일대 대흥안령산맥에 대화재가 났을 때는 인공강우탄을 사용해 비를 불러 화재를 진압한 적도 있습니다. 중국기상국은 2014년 10월에도“헤이룽장성 대흥안령산맥에서 화재예방 차원에서 인공강우를 실시해 최대 12.8㎜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 때도 개막식과 폐막식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인공강우탄이 발사됐습니다. 맑은 하늘이 필요했던 이유 때문입니다.
중국의 인공강우 실험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60년 동안 축적된 기술과 데이터로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는 초기 단계이니 미세먼지를 막는 용도로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공기청정탑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018년 1월 17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 높이 100m의 공기정화용 탑을 몇 달 전부터 시험가동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도심의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개발한 이 탑 주변에는 축구장 크기 절반의 유리온실이 설치돼 있다고 합니다. 스모그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과정은 유리온실에 태양광 패널이 장착되어 있는데, 유리온실과 태양광발전을 통해 가열된 공기가 탑을 통해 올라가며 필터를 통과해 깨끗한 공기가 나오는 구조입니다. 2015년부터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인공적인 방식을 통해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는 방안으로 연구되었고, 2017년 착공하여 2018년에는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중국 지구환경연구소 소속 연구책임자 카오 준지(Cao Junji)는 “탑 주변 12곳의 공기 질 측정소에서 효과를 확인한 결과 10㎢ 지역에 매일 1000만㎥의 깨끗한 공기가 생산되었으며, 특히 대기오염이 심각한 날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15%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지구환경연구소는 앞으로 중국의 다른 도시에 500m 크기의 공기정화용 탑을 세워 30㎢ 지역의 공기를 정화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탑의 아이디어는 2014년 미네소타대 연구팀이 논문을 통해 발표한 ‘태양열 보조대형클린시스템(SALSCS)’기술을 활용한 것입니다. 이 연구팀은 대만에 이 기술을 적용한 2개의 공기정화용 탑을 건설하자고 제안을 해둔 상태라고 합니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폭스콘 모기업으로 유명한 대만의 혼하이(Hon Hai)정밀그룹입니다. 혼하이 정밀그룹이 미네소타대 연구팀과 손을 잡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 지구환경연구와도 손을 잡고 시안에 공기정화용 탑 건설 사업도 참여해 왔습니다. 이 대형 공기정화탑은 도심에 세워질 경우 파사드나 LED광고를 추가할 수 있어 경제적 이익도 가져다 줄 것이라 전하고 있습니다.
100m탑을 보면서 정말 중국의 스케일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중요하고 심각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이렇게 까지 해야 할 정도로 다급함이 느껴졌습니다.

중국의 두 가지 사례를 통해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대해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기본적으로 필터링 사업과 배출량 규제 등 다양한 노력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중국의 노력은 있지만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양은 너무나 커서 줄이는 것도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인공강우 뿐 만 아니라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입니다. 이번 인공강우 실험 뿐 아니라 특별한 대책들이 나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린휠(주) 대표 최승호 
www.gbikeshop.co.kr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3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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