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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 한 장도 정성껏 해 드립니다.” 복사.제본.출력 전문점 ‘산본문구’

2019년 10월호(120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12. 2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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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동네가게 스토리]

“복사 한 장도 정성껏 해 드립니다.” 
복사.제본.출력 전문점 ‘산본문구’

 

 한 자리에서 20년을 지켜내다
 병원 행정 분야에서 15여 년 일을 하다 2000년도에 사업을 하고자 일찍이 퇴직을 했지만, 뜻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어쩔수 없이 직장을 찾던 중, 지금 위치의 산본문구를 알게 되어 직원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산본문구’는 문구와 복사만을 취급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일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그 후 2009년에 산본문구를 인수하여 지금까지 왔으니 거의 20년을 한 자리에서 지켜온 셈이네요. 직원에서 사장으로 갑작스레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발로 뛰는 시장조사였습니다. 산본 중심상가에서 남들이 안 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며 찾았는데, 복사, 제본, 출력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없었습니다. 복사, 제본, 출력이라는 것이 우리 일상 속에 큰 요소로 자리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분야이니까요.

 복사 한 장도 정성을 다합니다 
 인쇄, FAX 전송, 도장, 명찰 등 남들 안 하는 것 다 합니다. 산본문구에 가면 다 된다는 인식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복사 한 장도 귀찮게 생각하지 않고, 긴급한 출력물도 마다하지 않고 모두 해 줬습니다. 이것이 입소문이 되어 산본 시민뿐만 아니라, 서울 등 타지에서 긴급하게 출력물 맡기는 손님들도 생겼습니다. 고객층은 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합니다. 청소년들은 문제집 복사나 제본을 하러 오고, 회사나 단체는 제안서와 보고서를, 어르신들은 작은 글씨의 책을 가져와 크게 볼 수 있게 해 달라고도 합니다.                
                                    
 산본문구의 사랑방 역할
 긴급한 제안서를 제본해야 한다고 안달복달하는 손님을 위로해 드리기도 하고, 나이 드신 손님이 와서 정년퇴직했다고 하소연하실 때는 커피 한잔 드리며 이야기도 들어줍니다. 때로는 복사 한 장 할 돈도 없는 분의 부탁도 들어줘야 합니다. 종이에 빼곡하게 글을 써오시는 어르신들에게는 직접 컴퓨터로 일일이 타자를 쳐서 문서를 만들어 드리기도 하죠. 돈 아끼겠다고 문제집 제본하던 청소년이 성인이 되어서도 산본문구를 찾아옵니다. 이만하면 산본 중심상가의 사랑방이 아니겠어요?(웃음)

 그동안의 어려움과 보람
 간혹 손님 중에 제본을 맡기고 찾으러 와서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엉뚱한 것으로 트집을 잡아 그냥 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 출력, 제본을 맡겨놓고 찾으러 오라고 연락하면 필요 없다며 돈도 지불하지 않고 아예 오지도 않는 분들도 있지요. 열심히 일을 해줬는데 물건을 찾아가지 않을 때, 그리고 맘에 들지 않는다며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가버리는 손님들 때문에 힘들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가끔 회사, 단체에서 급하게 제본을 해 달라고 발을 동동 거리며 오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저도 그 급한 마음에 발을 맞춰 빨리해드리려 하죠. 그러면 나중에 위기 상황을 잘 해결 할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는 전화가 올 때가 있는데 이럴 때 기쁨을 느낍니다. 또 내일 아침에 면접을 가야 한다며 하루 전날 와서 책자를 빨리 만들어 달라고 저를 볶아대는 분도 있습니다.(웃음) 그러면 전 또 두말없이 급하게 만들어 드립니다. 바로 그 손님이 회사에 합격했다며 다시 찾아와서 인사를 하는데 정말 뿌듯했습니다. 

 대형 문구, 출력센터가 곳곳에 생겼는데, 작은 동네문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힘
 대형 문구와의 경쟁에서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은 제가 하는 서비스에 있습니다. 손님들한테 바가지 안 씌우고, 복사 한 장이라도 정성을 다하는 마음을 손님들이 알아주는 것 같아요. 성실, 진실, 정직함으로 손님들한테 다가가는 것이 산본문구의 진정한 경쟁력인거죠. 

  산본문구의 계획, 그리고 주인장 아저씨 미래의 모습
  지금의 스마트 시대에 복사, 제본, 출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손님들이 찾아줄 때까지는 계속 일을 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작년에 7천여만 원을 투자해 복사기, 칼라기, 제단기, 제본기를 새롭게 교체했습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손님들한테 좀 더 질 좋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산본문구는 손님들이 언제든지 복사 한 장이라도 편하게 하러 올 수 있는 곳, 거기에 가면 복사, 제본, 출력 등에 관한한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점차 사라져가는 동네 사랑방이 되도록 열심히 이 자리를 지키는 지킴이 역할을 계속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20대 군대에 가서 지뢰를 밟는 사고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면서 생을 마감하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살아보고자 결심하고 지금까지 왔는데 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제 스스로에게도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산본문구 대표 김종수 / 031-391-7188
경기도 군포시 산본로 323번길 16-15 광림빌딩 203호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0>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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