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링 체험기 1]
세일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로 가는 기차에서 오만가지 생각들이 다 들었습니다. 같이 간다는 누나와 형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어색하지는 않을까부터 시작해서 뱃멀미와 비에 대한 염려 등 걱정을 한 보따리 짊어지고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배를 같이 탈 선생님과 형 누나들을 처음 만났을 때에는 어색함에 질식할 것 같았지만 이에 지지 않으려 밝게 행동하고, 점심도 같이 먹고 차로 이동하며 이야기도 나누면서 어색함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요.
상상했던 것보다 요트는 작았지만 세일을 펴고, 바람의 방향을 읽고, 세일의 방향을 요리조리 바꾸며 움직이는 배를 보니 무척 신기했습니다.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타도 설레고 재미있는데 내일 아라뱃길을 통해 바다까지 나갈 생각을 하니 너무 기대되었지요.
사실 출발하기 전부터 좋은 날씨는 아니었기에 파도가 생각보다 높았고, 오히려 그래서 더 짜릿했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지요. 적어도 7~8시간은 탄다고 하셔서 걱정이 됐는데 바다 한 번 보고, 파도 한 번 보고, 옆에 있는 섬 한 번 보고, 누나 형들이랑 이야기 한 번 하니 금방 지나가버렸습니다.
엔진을 완전히 끄고 세일만 펴고 항해를 하기도 했는데 속도는 엄청나게 느렸지만, 정말 평화로웠습니다. 오로지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고 이를 뒤로하고 배는 천천히 나아갔습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평화와 고요함이었습니다. 아라뱃길에 들어서고는 배 키를 잡아보았습니다. 배의 방향을 조절하며 세심하게 신경 써서 운전하는 게 힘들고 집중력도 많이 필요했지만,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이런 배를 몰고 있다 생각하니 즐거웠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지금도 배를 탄 기억이 생생하게 납니다.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그것이 우리 인간이, 조상들이 옛날부터 해 오던 방식이고, 그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더, 아니 여러 번 더, 좀 더 먼 곳으로 가보고 싶습니다.
청구고등학교 1학년 임창민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0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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