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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남은 1 달,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2020년 12월호(134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12. 3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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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연의 인생 단상 7]

 

올해 남은 1 달,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매년 돌아오는 12월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지나간 한 해를 마무리 하고, 또 새롭게 다가오는 한 해를 맞이하는 관습 때문일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거나, 사람들과 파티를 열거나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등 다양한 형태로 한 해를 마무리 하겠지요. 그런데 요즘 남들과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12월을 흥청망청 마시고 놀며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까워, 11월부터 미리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남들보다 일찍 12월부터 새 계획을 짜고 새롭게 시작하기도 하더군요. 저는 다가오는 새해를 맞아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한 해 동안 목표한 바를 잘 이루어냈는지 먼저 되짚어보려 합니다.
매년 초, 한 해를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저도 계획을 세웠습니다. 계획 이전에 한 해의 마음가짐 키워드를 정하곤 하는데, 올해의 키워드는 바로 ‘꾸준함’이었습니다. 그동안 살면서 ‘꾸준하다’라는 말을 읽고, 쓰고, 듣고, 말하면서도 막상 ‘내가 꾸준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보면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단 1년만이라도 꾸준해보자는 의미로 ‘꾸준함’을 나만의 키워드로 정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2020년 올해는 그 어떤 해와 비교하더라도 절대로 빠트릴 수 없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코로나19’입니다. 전례 없는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삶의 형태를 완전히 바꿔 버렸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 자체를 권장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당연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비록 코로나 때문에 많은 계획들이 수정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꾸준함은 유지해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11개월 동안 어떤 일들을 얼마나 꾸준히 지속적으로 실행해 왔을까요? 거창한 일보다는 주로 사소한 습관에 집중했습니다. 독서하기, 운동하기, 원서 읽기, 명상하기, 유산균 챙겨먹기, 아침 습관 일기, 저녁 습관 일기, 시간 기록하기, 그림 그리기, 글쓰기, 독서모임 유지하기 등 꽤 많은 것들을 꾸준히 실행하는 데 성공해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실행한 결과물들을 어딘가에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한 해를 결산할 때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매일 꾸준히 습관으로 만든 것들도 있지만, 커뮤니티 모임 운영 관리하기, 재능과 노하우 판매하기, 온라인 와인 모임 운영하기, 남편과 독서모임 시작하기 등 프로젝트 방식으로 여러가지 시도한 것들도 생각보다 많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 무수한 실패도 있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했습니다. 서비스와 컨텐츠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 찾기, 새로운 툴 익히기 등 올해 시도한 경험의 스펙트럼은 확실히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확장된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것보다도 한 해 동안 새로운 일들을 꾸준히 시도했다는 사실 자체에 스스로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이제 올해 남은 한 달,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정신없이 흘러간 11개월 뿐만아니라, 몇 년씩 묵혀두고 미루었던‘정리정돈’에 매진해볼까 합니다. 뒤죽박죽 어디에 뭐가 있는지 찾기도 어려운 온라인 기록물, 집안 구석구석 박힌 돌이 되어버린 안 쓰는 물건들, 코로나 때문에 만나지 못해 연락도 뜸해진 주변 사람들, 올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그렇게 마지막 한 달은 둘러보지 않았던 내 주변을 챙기는 시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올해 전 세계를 혼돈 속에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없었더라면, 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감의 합쳐진 신조어)에 허덕이지 않고 더 많은 경험들을 즐겼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반대로, 코로나19 덕분에 이 어려운 시기를 먼저 맞이해서 실패와 실수를 통해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오히려 과소비를 줄이고, 절약하는 습관이 생긴 것 또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를 만큼 힘겨운 요즘이지만, 지금의 변화는 미래의 뉴노멀 형태로서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Life Designeer 주수연

brunch.co.kr/@lifedesigneer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4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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