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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나의 성장은 진행형

2021년 6월호(140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6. 1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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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나의 성장은 진행형

첫 시작, 코딩을 배우다
어렸을 적, 영화에서 본 해커의 모습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린 나이 탓인지 해커가 나쁘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해커가 검은 화면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숫자와 그 사이를 타이핑하는 모습이 멋있게 보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자주 가지고 놀며 컴퓨터를 잘 만졌기에 해커의 모습이 제 눈에 더 들어왔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후반까지 이렇다 할 무언가를 하지 않았습니다. 미래에 대한 확고한 목표도 없었고, 공부도 재미없었고, 그저 하루하루 학교 가고, 놀고, 먹고, 자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던 도중 방과 후 학습으로 친구와 함께 코딩을 배울 기회가 있어 이전과는 다른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공부에 손 놓은 나에게, 손을 내미신 선생님
방과후 수업에서는 스크래치를 사용하여 코딩의 느낌과 코딩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어떻게 생각을 전개해야 되는지 등 다양한 것을 배웠습니다. 그 후엔 파이썬으로 직접 코딩을 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방과후 수업을 시작한지 4개월 후, 저와 제 친구는 중학교를 졸업하게 되었고, 집에 컴퓨터가 없었던 저는 코딩과는 점차 멀어져 갔습니다. 그러다 노트북을 구매하게 되어 다시 코딩 연습을 하며 모르는 부분이 있어 코딩을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께 용기 내어 물어보았습니다.

이때부터 선생님은 자주 가르쳐 주셨고 또한 매주 문제를 주셨습니다. 그런 식으로 다시 코딩과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선생님은 코딩을 하기 위해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저에게 알려주시며 공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제게 수학과 영어 공부를 제안하셨습니다.

저는 공부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기에 다시 시작하는 게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코딩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야 중학교 1학년 수학과 영어의 완전 기초인 be동사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과 더욱 친해졌고 공부 외에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매주 수학공식들의 원리와, 수많은 영어 단어와 문장 그리고 해석을 배우기 시작했고, 외면해왔던 공부에도 조금씩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선생님께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코딩 대회인 ‘한국 코드페어’의 해커톤 참가를 제안했습니다.

작은 도전과 실패
처음 제안을 들었을 때 ‘내 실력에 대회라니…’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마음에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대회 주제는 생소한 AI였고, 파이썬으로 진행되었죠. 그나마 파이썬이 익숙해서 다행히 예선에서는 붙었지만, 본선은 팀 프로젝트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저는 팀원이 연락하길 기다렸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먼저 연락하기가 두려웠기에 기다렸던 것입니다. 결국 대회기간 막바지까지 연락은 오지 않았고 팀은 그대로 공중분해 되었습니다. 그대로 저와 팀원 모두 탈락했습니다. 저는 다음에는 잘 할 수 있게 실력을 키우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첫 대회는 싱겁게 마무리되었습니다.

한국 코드페어 이후, 같은 해 8월에 NYPC (Nexon Youth Programming Challenge)라는 넥슨이 주관하는 청소년대회에 도전하였습니다. 파이썬은 은근히 자신이 있었고 어느 정도 문제는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 연도의 기출문제로 연습을 하면서 문제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는 걸 알게되었고, 문제도 1/3 정도 밖에 풀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대회는 시작되었고 초반에는 문제들을 잘 해결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문제를 이해하기조차 어려워 처참히 무너졌습니다. 대부분 알고리즘과 관련된 문제였기에 저는 여기서 알고리즘의 필요성을 느껴, 대회 이후 python을 통한 알고리즘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다시 한 번 더 도전해보려 합니다.

중학교 3학년 때의 제 모습을 생각하면 그저 시간이 흐르는 대로 제 삶을 보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도움을 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더욱 힘내어 다양한 것들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저의 진로에 있어 아직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싶다는 정도밖에 정하지 못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해보며 역량을 키우고 그 중에서 가장 즐겁고 의미있는 일을 찾고 싶습니다. 또한 아직은 그저 작은 학생이지만, 언젠가는 저를 가르쳐준 선생님처럼 누군가를 도와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군포e비즈니스고 IT융합과 2학년 정원우
jkungjk1123@gmail.com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0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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