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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놀까? 그래, 놀자! 그래놀라 만들면서!

2021년 12월호(14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12. 3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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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놀까?
그래, 놀자!
   그래놀라 만들면서!

 

로컬푸드와 공정무역의 가치를 맛보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까지만 해도 저는 공정무역의 단순한 소비자였습니다. 공정무역 제품을 사면 생산자를 도울 수 있다는 옳지만 막연한 신념만이 있었죠. 그런데 이 사업을 진행하며 공정무역에 대해 더 깊이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를 일방적으로 돕는 방식이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공정한 무역입니다.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생산자의 이익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또한 좋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는 ‘좋은 맛을 아는 소비자가 공정무역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로컬푸드 또한 좋은 먹거리를 통해 지역공동체를 지속시켜 나간다는 의미에서 공정무역과 공통분모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공정무역과 로컬푸드를 결합한 제품은 주로 공정무역 설탕과 로컬의 과일을 결합한 청이나 잼 형태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들과 로컬푸드를 활용해 곡물이나 말린 과일, 견과류 등을 설탕이나 꿀, 오일과 함께 섞어 오븐에 구워내는 시리얼인 ‘그래놀라’를 생각하게 되었죠. 다양한 재료들이 각자의 개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맛볼 수 있는 형태이니까요. 그리고 이 가치를 잘 알릴 수 있도록 집에서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만들 수 있는 교육키트로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놀자’ 프로젝트
이전 직장에서 체험기획을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어반피크닉에서 객원연구원으로써 제가 좋아하는 홈베이킹을 전북도청 지원사업에 기획안으로 냈고, 올해 4월 ‘그래놀자’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래놀자는 그래놀라를 만들며 로컬푸드와 공정무역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 기반 러닝 쿠킹 키트’입니다. 그래놀라를 만들면서 재미있게 배우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싶어 프로젝트 이름도 그래놀라를 유희해 그래놀자로 만들었죠. 게임을 통해 공정함에 대해 생각하고, 오감을 사용해 재료들을 탐색하고, 요리 과정으로 학습을 완성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사실, 시중에 있는 그래놀라들은 맛이나 식감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굉장히 싼 견과들을 사용하고 원재료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품질이 좋지 않은 견과류도 단맛 나는 시럽으로 얼마든지 잘 가공할 수 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그래놀자의 그래놀라는 전라북도 정읍에서 기르고 가공한 볶은 곡식과 오트밀이 로컬푸드로 사용되고, 공정무역으로 들여온 아몬드와 캐슈넛, 건체리 그리고 시럽은 올리브오일과 비정제설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로컬푸드와 공정무역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워크북과 스티커, 그리고 깃발 쓰러뜨리기 게임세트로 그래놀라 재료들을 활용해 게임을 하며 공정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말이지요.

제작의 어려움과 해결방법
공정무역제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었습니다. 공정무역인증기관이 너무 많고 그 안에서도 다양한 인증제도가 있고, 아몬드, 캐슈넛 같은 재료들이 기관 한 곳에서 한꺼번에 조달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아몬드와 캐슈넛, 건체리, 올리브유, 설탕을 각기 다른 공정무역인증업체 세 곳과 판매업체에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원가였습니다. 공정무역제품이라 원가를 많이 낮추지 못해 그래놀라의 기존 시장가격을 상대하기에는 너무 역부족이었죠. 그래서 가격 면에서 더 낫고, 소비자들이 그래놀라를 먹기 위해서보다 교육제품으로 구매하도록 키트를 기획하였습니다. 

무엇보다 활동지를 구성할 때, 또 다른 어려움은 공정무역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는 일이었습니다. 워크북을 재미있게 만들어 아이들에게 공정무역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 내고 싶은데, 공정무역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 너무 많았죠. 그리고 아이들이 충분히 습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감이 잘 오지 않아 주변에 많이 물어보며 다녔습니다. 이 키트를 통해 공정함이란 무엇일까?, 정당한 방식이란 무엇일까?, 맛있는 맛은 공정함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잘 이해시킬 수 있는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으로 풀어보자 생각하고 깃발 쓰러뜨리기 게임을 넣게 되었습니다.

초·중·고 학생들 누구나!
현재 초등학교 5학년 사회교과서에 공정무역과 자유무역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만큼 공정무역이 초등학교에서도 중요한 주제인데요. 그래놀라 자체가 영양 간식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맛있고 가치 있는 디저트를 선택하는 힘과 농부들에게서 공정하고 정당한 가격을 주고 먹거리를 선택하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각각의 재료를 먹어보고 조리 후에 맛을 평가할 수 있는 페이지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생을 주요대상으로 만들었지만, 중·고등학생들도 충분히 교과연계, 논술 등으로 다룰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2022년을 바라보며
지금은 들여온 그래놀라를 많이 팔아야 할 시점이고요.(웃음) 현재까지는 메이플 시럽으로 가장 기본적인 맛만 만들었는데, 조금 더 다양한 맛을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전북 고창에 유명한 땅콩과 초콜릿을 결합한 초코땅콩 버전을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아이쿱(iCOOP)에서 단체 문의가 들어온 것처럼 이후를 대비해 학교 단체 체험용으로도 만들 계획입니다. 펀딩은 시중에 소개되지 않은 상품이어야 하고 정식인증을 받은 시설이 있어야 해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반피크닉 객원연구원 조은진
@living_lab_urpy / info@urpy.kr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6>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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