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수업
바깥수업 해마다 벚꽃이 절정일 무렵, 헌책방과 벚나무 가득한 들길로 아이들을 이끌었답니다. 올해는 학교를 옮겨 그럴 생각도 못 하고 수업 준비에 코를 박고 있었는데, 교무실로 아이들이 우르르 찾아왔어요. 날씨도 좋은데 바깥 수업을 하고 싶다며 간절한 표정을 짓습니다. 어디를 나가자고 해도 고3의 부담감으로 아이들이 시큰둥할까 눈치를 살폈는데, 아이들이 도리어 나가자고 하니, 표정 관리를 위해 애를 써야 했어요. 활동지도 만들고 미션도 줘서 한 시간 동안 바깥 정취를 맛보게 해야 하는데, 즉흥적으로 나가게 되니 내심 걱정도 되었지요. 아이들 출석을 부르고 사진도 몇 장 찍고, 산책하면서 본 풍경을 단톡에 올리고 그 이유를 적으라 하면서 개천을 걸었습니다. 평소 외톨이로 있던 아이가 조카 사진도 보여주고 자..
2021년 6월호(140호)
2021. 6. 10. 2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