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빛산너울
[현대 한국 미술 시리즈 1] 산빛산너울 이 그림의 시작점은 중앙이 아니라 오른쪽이라는 것을 그림을 보자마자 바로 알 수 있지 않나요? 새벽에 구름이 뭉게뭉게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하루의 물이 필요한 산봉우리들과 그 속의 식물들은 모두 구름바라기를 하듯 일제히 그 쪽을 향해 머리를 돌리는 것 같습니다. 산봉우리 자세도, 그 속의 높낮이를 달리하는 나무들과 풀들의 띠도 역시 그렇기에, 마치 구름이 물결치듯 이들이 만든 생명의 띠도 물결치는군요. 그런데 가만, 이 그림 속에는 동물들이, 또 역사의 주체라고 뻐기기를 잘 하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는군요. 그럼 작가는 움직이는 생명체들을 왜 제외시킨 걸까요? 그럴 리가 있겠어요! 이 무한한 구름들의 춤과 거기에 맞추어 산과 나무와 풀들이 노래하고 있는 장엄한 광경을..
2019년 3월호(제113호)
2019. 4. 22. 0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