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휴전선 걷기 동행 6
[오동명 여행기 나라다운 나라, 나다운 나 6] 아들과 휴전선 걷기 동행 6 아들이 손을 쭈욱 뻗어 내민「아빠가 되면 바보가 되나 봐」(김동화 글/그림)가 눈에 번쩍 들어온다. “아들이 읽을 게 아니라 아빠가 읽을 책을 골랐구만. 꽤 늘었어. 아빠 골리는 거. 그래, 맞다. 아빠가 되면서 바보가 되었지만 또 당당해지기도 했지.” ‘바보는 당당한 거야. 남들이 보면 바보지만 바보는 자기가 바보가 절대 아니거든.’아들의 혼잣말이 아빠의 귀에 들어온다. 책방 모퉁이에 쪼그려 앉아 만화책장을 넘긴다. 나는 한참을 찾아야 했다. 한 권을 고른 게 아니라 몇 분 사이에 열권이나 골라놓았다. 아들이 다가왔다. 만화책을 펼쳐 아빠의 얼굴에 들이민다. 빨랫줄에 빨강·노랑·파랑·회색 양말들이 걸려 있는 그림 위에 써 있는..
2019년 5월호(115호)
2019. 7. 13.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