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족제비
의로운 족제비 구렁이가 족제비 새끼 네 마리를 삼키자 족제비 부부는 대나무 홈통 같은 구덩이를 판다. 구렁이를 유인하여 그 속에서 옴싹 달싹 못하게 한 후 구렁이를 깨물어 죽인다. 이후 구렁이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 콩잎 위에 눕히고 닭의장풀을 두툼하게 덮는다. 그러고서 잎사귀 속에 주둥이를 묻고 기운을 불어넣자 네 마리 새끼들이 꿈틀꿈틀 살아난다.《이덕무의 관찰일지》중에서 카메라 렌즈로 잡아내는 다큐멘터리보다 더 생생합니다. 구렁이가 무슨 색인지, 얼마만 한지는 몰라도 족제비들이 낙담하지 않고 지혜를 모아 다시 새끼를 생환하는 노력만큼은 눈에 선합니다.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통합니다. 2020년은 족제비 가족에게 날아든 횡액처럼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삶을 점령해버린 한 해였습니다. 외국에..
2021년 1월호(135호)
2021. 2. 2.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