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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가져올 신세계’

환경/최승호의 환경칼럼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8. 2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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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의 환경칼럼]

‘드론이 가져올 신세계

 

 

  SF영화를 보면 종종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자동차를 볼 수 있는데요, 한 줄로 나란히 서서 도로가 있는 것처럼 이동하기도 하고, 택시처럼 지나가는 차량을 잡아타기도 합니다. 때로는 쫓기는 주인공과 한 몸이 되어 대열을 이탈해 멋진 추격 장면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런 이동수단이 실제 상용화되려면 뉴튼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어기는 반중력 법칙이 발견되거나, 우주의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내어 양력을 발생시키지 않고도 차량을 공중에 띄울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굉장히 어려운 방법 밖에 없습니다. 한 마디로 가까운 미래에는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와 유사한 하늘을 나는 택시가 곧 실현될 예정입니다. 바로 드론(무인항공기)을 통해 구현하는 겁니다. 물론 영화 속 운송수단처럼 완전 자유롭지는 않지만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항 ‘EHANG 184’
  2017년 2월 1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도로교통청(RTA)에 따르면 올해 7월 중국 드론 회사 이항(EHANG)이 개발한 유인 자율운항식 소형비행기(AAV Autonomus Aerial Vehicle) ‘이항 184’가 시험 비행될 예정입니다. ‘이항 184’ 는 지난해 1월 세계최대 IT(기술정보)전시회인 라스베가스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처음 공개된 제품으로,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으로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입니다. 저도 처음 보았을 때는 불가능하게 생각했었죠. 왜냐하면 프로펠러가 4개 있는 쿼드콥터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하늘을 나는 드론의 경우 안전이 매우 중요한데, 사람을 태우고 자율 주행하는 비행체가 단 네 개의 모터로만 작동된다면, 모터 이상이나 프로펠러 손상 시 추락의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자세히 살펴보니 모터가 4개가 아닌 8개였고, 프로펠러가 8개인 옥토콥터였습니다. 이것은 사람을 태울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라는 말이죠.

 

  ‘이항 184’는 현재 100회 정도 자체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미국 네바다주의 비행 허가를 받아 실제 운항하려 했으나 지연된 바 있지만, 두바이 도로교통청(RTA)은 ‘이항 184’를 콜택시로 운용할 계획입니다. 1~2시간 충전하면 30분 동안 반경 40~50km까지 운항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항 184’는 평균속력 100km, 최고 비행고도는 900m로 설계되었습니다. 다만 고온의 사막기후인 두바이의 환경을 고려할 때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를 수정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도로교통청(RTA) 관계자는 “두바이의 자동운항 교통계획에 따라 이항 184를 시험 비행해보기로 했다”며 “이번 비행이 성공하면 두바이의 차량 정체를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두바이는 2030년까지 개인 운송수단의 25%를 전기로 작동하는 무인 운전방식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2011년 개통된 두바이 전철은 이미 무인으로 운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두바이를 통해 유인 드론이 상용화와 운행 실증실험에 성공한다면, 전기로 작동되는 친환경 자율주행 자동차를 넘어 친환경 자율주행 드론의 확산에 혁신적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드론이란?
  최근 드론이란 단어를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그렇다면 정확히 드론이란 무엇일까요? 드론이란 단어는 ‘꿀벌의 숫벌’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웅웅거리다’라는 의성어 표현입니다. 이전에는 무인항공기란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근래에는 드론이란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드론은, 보통 쿼드콥터(프로펠러가 4개 있는) 드론입니다. 완구용 뿐 아니라 상업용으로 촬영기체에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드론을 분류할 때 보통 프로펠러 갯수로 표현하는데 날개가 세 개인 트라이콥터, 네 개인 쿼드콥터, 여섯 개인 헥사콥터, 여덟 개인 옥토콥터가 있습니다. 특별히 날개를 세 개 사용하는 트라이콥터 외에는 짝수 프로펠러인데 그 이유는 프로펠러가 회전할 때, 회전하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기체가 회전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작용과 반작용 원리이죠. 이 회전하는 힘을 상쇄시키는 방법이 평행한 쪽의 프로펠러를 반대방향으로 회전시키게 되면 회전력은 상쇄되고 회전력으로 상승할 수 있는 양력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거기에 전후좌우로 이동하기 위해 한 세트의 프로펠러를 추가하면, 네 개의 프로펠러가 기본이 됩니다. 여기에 프로펠러를 더 추가하는 것은 안정성 확보와 뜨면서 앞으로 나가는 힘인 추력과 양력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안정적으로 드론을 사용할 수 있는 신세계가 열리는 반면, 어두운 면도 함께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드론의 명암
  사령관이 드론 조종사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러나 조종사는 선뜻 버튼을 누리지 못하고 매뉴얼을 보며 피해상황을 산출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사일이 떨어지는 그 부근에 어린 소녀가 빵을 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간인을 죽이거나 피해를 입히는 상황에서 조종사는 양심에 가책을 느껴 버튼을 누를 수 없었습니다. 바로 그 시각 테러리스트들은 자살폭탄테러를 준비하고 몸에 폭탄을 잔뜩 두르며 실행에 옮기기 직전입니다. 곧 테러리스트들이 그 장소를 떠나 버리면 이제껏 준비했던 모든 계획은 날아가 버리고 자살 폭탄테러로 인해 많은 피해를 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상부에서는 테러리스트를 막기 위해 발사명령을 내리고, 조종사에게는 소녀가 작은 피해만 입을 거란 작은 희망을 걸며 발사버튼을 누르라고 종용합니다. 결국 조종사는 발사버튼을 눌러 테러리스트를 제거했습니다. 하지만 소녀에게 피해를 덜 입힐 거란 얘기는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었고 소녀는 주검으로 가족에게 돌아옵니다.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의 한 장면입니다.

 

  드론의 어두운 면은 전쟁무기로 사용되는 것인데요. 드론이 탄생한 첫 번째 이유가 무기로서의 드론입니다. 드론으로 전쟁을 하게 되면 상호간에 얼굴을 보고 교전하는 것이 아닌, 아주 먼 곳에서 버튼만 누르면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어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며 무차별하게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적인지 민간인인지 아군인지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 가차없이 폭탄을 떨어뜨려, 민간인과 아군에 피해를 입히는 것을 종종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됩니다. 전쟁이 원래 비윤리적이지만, 양심이 무뎌진 상태에서 마치 게임하는 것처럼 드론의 버튼을 마구 누르면 대량살상 무기가 되어 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전쟁무기 외에도 수많은 드론이 하늘을 날면 생기는 문제들이 있는데요.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100% 완전하지 않은 상태라는 겁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나요? 비행체들은 늘 추락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게다가 큰 항공기나 자동차들처럼 제3자의 통제가 가능해야 서로 간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데, 아직까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국제테러조직 IS에서 상용 촬영용 드론을 가지고 폭탄테러를 감행하기도 하면서 위협적 요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산업으로서의 드론
  다른 밝은 쪽의 시각은 21세기의 신산업이라는 것입니다. 경제위기로 인해 한 지역과 국가를 넘어 전세계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시대에 신산업은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탄생시킨 애플, 전기자동차의 새로운 시대를 연 테슬라 등의 선구적 기업들이 탄생하면 그 분야의 다른 산업들이 경쟁하며 활성화되고 경제가 살아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드론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중국의 DJI가 상용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데 드론 업계에서는 ‘드론의 애플’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패럿과 미국의 솔로, 액션카메라로 유명한 고프로가 대항마로 떠올랐지만, 아직 DJI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인원 감축과 시장 철수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은 기술력은 있지만 선도하지 못하고 항상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을 사용합니다. 지금 열심히 중국을 따라가고 있고 완구와 농업용과 군사용에 발을 들여놓은 실정입니다. 물론 많은 기업들이 생겨나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투자와 동시에 바로 회수가 가능한 산업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어 어렵습니다. 게다가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항공법상 비행금지 구역과 같은 제약사항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는 강동구의 일부지역과 금천구의 일부지역에서만 비행이 가능하며, 나머지는 비행을 전혀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해당 부처와 관할지역 군에 연락을 해서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아시겠지만 민원처리는 너무 느리고 제약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전관련 인증을 받는 부분도 안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약이 많아 진입장벽이 되었습니다. 또한 전파법과 관련되어 해당 주파수가 할당되지 않으면 무선조정또는 전파사용이 어렵습니다.

 

  어렸을 때 21세기가 되면 영화에서처럼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다닐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을 했었습니다. 21세기가 거의 20년이 흐른 2017년에도 그렇게 되기에는 아직 소원해 보입니다. 새로운 친환경 운송수단의 개발과 신산업의 출현은 명암이 존재하나 진행되어야 합니다. 세계정세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달려가는 시대에 모두가 평화로운 유토피아를 꿈꾸며, 하늘을 나는 친환경 운송수단을 기대하는 것은 저만의 꿈일까요?


 

그린휠(주) 대표 최승호
드론교육지도사 1급
www.gbikeshop.co.kr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89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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