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우주시대에는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살까?

2022년 10월호(15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3. 1. 14. 19:49

본문

우주시대에는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살까?

 

화성에 도착한 미국 탐사선

60년대 아폴로호에서 콩, 배추, 브로콜리가 금기 식품이었다는 것을 아십니까? 바로‘방귀유발자’였기 때문이지요. 방귀에는 수소와 메탄이 들어 있어 우주선을 폭발시킬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이처럼 우주에서는 먹는 음식의 선택과 함께 식량의 경량화는 아주 중요합니다. 우주에서 사람이 1년간 머무는데 필요한 물, 공기, 식품은 적어도 12톤이나 된다고 하지요. 또 1kg의 물체를 우주정거장으로 쏴 올리는데 약5,000만원이라는 큰돈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어렸을 때 봤던 만화 주인공처럼 알약만 먹고 살 수 있다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인간은 캡슐만 먹으면 위와 장의 소화분해가 불안정해지고 영양공급체계의 혼란 등이 생긴답니다. 그래서 건조식품이나 액체 식품도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지요. 우리 모두가 우주에 나가야만 하는 우주인이 되었다 가정하고 그 우주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 먹어야 할까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A. 영양흡수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 따르면 보통 체구가 작은 여자와 체구가 큰 남자의 일일 권장 열량은 1900Kcal와 3200kcal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열량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현지에서 식량을 조달해야 하는데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까요?


1) 탄수화물 + 지방
영화 ‘마션’에서도 보았듯이 주인공은 화성의 흙과 자신의 배설물 등을 이용해 감자재배에 성공했습니다.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까요? 미 애리조나대 연구진들은 감자보다 고구마가 물이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조건에서도 키우기 유리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화성의 토양인 레골리스 자체에는 유기물이나 수분, 미생물이 거의 없어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데 유기물 등을 혼합하여 작물을 재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성대기에는 식물 성장에 필수인 질소가 풍부하다는 점을 착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뮬레이션 한 결과 항산화 물질이 많은 고구마를 선정하였고 변비 예방과 당뇨환자, 비만인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또한 남은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요. 그래도 수분을 많이 먹는 감자재배는 불가능할까요? 만약 화성의 지하1m에 있는 얼음을 녹일 수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2) 단백질
다음은 우리가 좋아하는 단백질은 어떻게 조달할까요? 최근 이스라엘 스타트업 ‘알레프팜스’에서는 3D 바이오 프린터에 고기 세포를 넣어 근육조직으로 키워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최초의 바이오 프린팅 기술은 2008년 일본 토야마대 나카무라 마코토 교수가 개발했습니다. 즉 장기를 수평으로 얇게 저민 뒤 층별로 세포의 배열 순서를 알아낸 다음, 잉크젯 프린터로 똑같은 생체 구조물을 찍어내는데 성공했고, 잉크젯 프린터가 분사하는 잉크방울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인 인체 세포 크기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하였습니다. 이렇듯 지구에서는 동물 세포와 성장 인자가 섞인 바이오잉크가 차곡차곡 쌓아 고기를 만들지만, 우주에는 중력이 없어 세포들이 쌓이지 않고 대신 자기력을 이용해 세포를 결합했다고 합니다. 중력이 아주 약한 우주에서는 눈덩이를 뭉치듯 여러 방향에서 배양육을 만드니 생산속도도 매우 빠르겠죠? 즉, 소에서 근섬유 세포를 채취하여 3D바이오프린터에 넣으면 자기력으로 세포결합을 해 고기가 만들어 지는 것이죠. 최근에는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3) 무기질 + 비타민
야채는 중력, 수분, 빛, 온도에 따라 재배 결과가 달라지는데 우주의 무중력상태에서 식물에 물을 주면 방울방울 공중으로 흩어져 버립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물로 식물을 키우는 ‘베지(Veggie)’라는 수경 재배 장치에서 햇빛 대신 빨강·파랑의 발광다이오드(LED) 빛으로 채소를 재배합니다. 나사에서는 2017년 우주 정거장에서 세 가지 종류의 잎채소를 수확하는데 성공했는데 겨자잎, 녹색상추, 적색 로메인을 키워낸 겁니다. 잎의 절반만 잘라내고 나머지 부분은 다시 자랄 수 있도록 한 반면, 씨나 모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제대로 자라는데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꾸준히 반복적으로 수확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죠. 2020년에는 20여 개의 수확도 성공했고 또한 지구에서 원격 제어장치를 통해 온도, 수분, 이산화탄소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180개 이상의 센서와 발광다이오드(LED)가 설치된 ‘발전된 식물 서식지(Advanced Plant Habitat, APH)’를 통해 27일 정도의 생장기간을 가진 무도 키워냈습니다.  올해 초에는 배지에서 청경채 재배에 성공했고 칠리 고추와 작은 토마토의 재배 실험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 우주공간에서 작물재배하면 좋은 점이 있는데 산소 확보와 토마토나 블루베리 적상추 같은 신선식품은 항산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이런 식품을 섭취한다면 기분 전환에도 좋고 우주의 방사선에 대한 대항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문제점은 없을까요? 

B. 발생하는 문제점과 해결
1) 탄수화물 + 지방
고구마를 우주에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으나,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분 중의 일부라도 결핍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지구에서도 토양에 무기물이 부족하면 케샨병 같은 질병이 걸리는데 우주의 열악한 환경은 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단백질처럼 우주에서 고구마 조직을 떼 내어 시험관에서 배양하면 자라지 않을까요? 하지만 고구마는 세포 분열하는 생장하는 조직이 아니라 저장조직이기 때문에 세포분열을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직배양이 가능한 부분은 분열 능력을 가진 세포가 있어야 하므로 이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2) 단백질 
우주에서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고기를 만들 수 있으나, 인간이 먹었을 때 과연 이상 현상이 없으며, 임상실험을 어떻게 진행할까요? 지금까지의 3D 바이오 프린팅은 인공적인 조직이나 장기를 제작하는데 사용했던 기술이었는데 식용으로 이용해도 될까요? 그 재료인 바이오잉크는 열을 가해도 세포가 손상되거나 기질이 변화하면 안 되는데 조리할 때 세포 변형이 일이나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이유 때문에 적합한 바이오잉크 재료를 찾기 위한 지속적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육류에 단백질과 포화지방 함유량이 높지만 생선도 높은 단백질 함유량과 함께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 등이 있어 이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3) 무기질 + 비타민
 야채의 경우도 물의 오염과 기계고장으로 오염이 발생하면 우주에서 면역 조절이 원활하지 않게 되어, 신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물론 우주에서 재배 시 소독과정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식물이 잘 자란다 해도 그들이 광합성으로 배출하는 산소의 양이 부족하다면 우주기지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만들어야 하고 우주선 안에 식물이 성장할 협소한 공간 문제도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구에서는 늘 하찮게 여겨졌으나 우주에서는 귀하게 취급되어야 할 물 등이 있습니다.

세포배양, 출처:Cell Science


C. 똥, 오줌 재사용? 
지상에서는 배설물 처리방법을 놓고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지구처럼 자유로이 떠다니는 공기가 없고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우주는 사정이 완전히 다릅니다.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입니다. 1969년 달 착륙을 놓고 긴장감이 흐르던 당시, 우주선 내부에선 떠다니는 배설물을 두고 실랑이를 버린 녹취기록을 들어보면 “누가 싼 거야? 누가 냅킨 좀 줘. 공중에 똥이 떠다니고 있다고”, “내가 싼 거 아니야”라고 해서, 끝내 누구의 것인지 밝혀지지 않은 미제사건이 되었습니다. 그 후 기압차로 분비물을 빨아들이는 우주선용 변기를 개발하여 진공청소기처럼 배설물이 인체에서 배출되는 즉시 비닐봉지에 밀봉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똥은 대기권에서 불타 버리도록 궤도를 정확히 맞춰서 발사하여 버리지만, 오줌은 폐수탱크에서 정화를 거쳐 식수로 재활용됩니다. 이처럼 우주에서의 똥의 재활용 기술은 아직 없어, 장기간 우주여행 시 식량 조달을 위해 똥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연구진은 똥오줌에서 자란 단백질과 지질, 많은 미생물들이 우주인의 영양가 있는 식품원이 될 수 있도록 산업체에서 쓰는 오폐수 처리 장치를 응용해 1m가량 길이의 긴 원통 장치에서 배설물을 흘리며 빠르게 분해할 수 있도록 했는데, 기존 산업체 장치에서는 며칠 걸렸던 분해 과정이 13시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이에 연구진들은 화성에서 토마토나 감자를 재배하는 것보다 사람의 배설물을 재활용해 재배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현실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편입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쉽게 대답할 수는 없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 질문을 받은 사람이 우주인이라면 아마 다음과 같이 대답할지도 모릅니다. “하루 600리터의 산소와 2.5리터의 물, 3000kcal의 식량 그리고 300mmHg 이상의 기압과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주는 장치가 필요합니다.”라고요.

 

 

Data Scientist 김지혜
ttculture@naver.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6>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 일체의 광고를 싣지 않으며, 이 신문을 읽는 분들의 구좌제와 후원을 통해 발행되는 여러분의 동네신문입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월 댁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연락처 : 편집장 김미경 010-8781-6874
    1 구좌 : 2만원(1년동안 신문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예금주 : 김미경(동네신문)
    계   좌 : 국민은행 639001-01-50969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