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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농업,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2022년 10월호(15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3. 1. 1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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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농업,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출처 : freepik

우주농업이 왜 필요한가요?
영화 ‘마션’에서 식물학자인 주인공이 화성 탐사에서 홀로 남겨진 가운데 식량이 없어 우주선 안에서 감자를 심고 기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공상과학영화이지만, 머지않아 미래의 우리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우주에서 혹은 우주선 안에서 농작물 재배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애초에 필요한 만큼의 식량을 우주선에 가져가거나, 혹은 지구에서 식량을 운송하여 공급받는 것에 비해서는, 훨씬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주농업이 중요한 이유는, 영양학적 관점에서 동물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소보다 훨씬 풍부한 거의 모든 영양소[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미네랄), 파이토케미컬(식물영양소)]를 식물인 농작물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식물이 광합성 과정을 통해 사람이 내뿜은 이산화탄소는 제거해주는 대신 산소를 공급해주고, 밀폐된 우주선 속에서 단조롭고 외로운 우주생활 가운데 녹색식물을 기르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우주농업은 자연 흉내내기
농작물을 재배하려면 햇빛, 온도, 공기, 물, 흙 등 여러가지 기후조건이 받쳐주어야 합니다. 우주에는 지구와 달리 이런 자원이 아예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에, 재배에 필요한 모든 조건들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주어야 하지요. 그런데, 지구에서 고도 330~435km에 위치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이미 우주농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위적 조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는 ISS의 거대한 태양전지 패널을 통해서 생산된 약 131kw의 전기를 사용합니다. ISS가 하루 중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시간(약 35분 정도)은 충전된 니켈-수소 배터리로 전기를 공급합니다. 식물에 필요한 햇빛은 LED빛으로 대신합니다. 온도는 주로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우주선 실내에서 재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전기로 산소생성시스템(Oxygen Generating System)에서 물을 전기 분해하여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고, 산소는 ISS내에 순환시켜 공기를 만듭니다. 그리고 수소는 우주비행사들이 내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이와 합성하여 물과 메탄을 생산합니다. 그리고, 수분회수 시스템(water recovery system)을 통해서도 샤워, 싱크대, 그리고 공기 중의 수증기, 우주비행사의 오줌으로부터 물을 수거 및 정수하여 사용하고 나머지는 산소생성시스템으로 다시 공급합니다. 흙은 지구보다 낮은 미소중력(micro gravity) 환경에서 사용이 어려워, 별도로 개발된 베지(Veggie)라는 실내재배기에서 토양과 양분 공급의 역할을 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지구 밖의 토양인 레골리스(Regolith 달이나 화성 표면의 토양)에서 지구 농작물이 제대로 자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최근 달의 레골리스에서 애기장대 식물로 실험을 진행하였었지요. 또한 미 애리조나대 연구팀은 달과 화성에서의 농작물 재배를 위한 온실을 개발해 수경재배로 감자와 같은 농작물을 길어 내고 있는데, 노지에서 기르는 농작물의 양보다 10배나 많은 수확량을 얻었습니다. 현재 우주정거장에서의 재배 실험을 통해서 녹색상추, 양배추, 겨자, 케일 등 8종의 잎채소를 포함한 15종의 식물을 재배하는데 성공했고, 지상 시험을 통해 우주 재배용으로 100여종의 식물을 선별해 놓았습니다. 
우주농업을 위한 인위적 조건들을 만들어가는 과정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자연이 얼마나 놀라운 일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감탄과, 지구에서 인간은 그동안 별 노력없이 자연이 만들어준 환경들을 내 것처럼 소비해왔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가지게 됩니다. 

실패가 염려되는 우주농업
미국과 중국은 우주농업 기술의 선점이 향후 우주에서의 패권을 장악하는 데에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경쟁적으로 우주농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경쟁은 1960년대 위성에서의 육종실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주육종은 우주 환경에서 식물의 유전형질을 변화시켜 수확량이 늘거나 영양소 함량이 증가시키는 신품종 혹은 품종을 개량하는 것을 말합니다. 중국은 1987년 위성에 무와 마늘 등을 실어 보냈고, 마늘 일부에서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수확량과 품질이 오히려 좋아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때부터 중국은 14억의 인구를 먹여 살리기겠다는 취지로 우주육종을 국가과제로 선정하며 뛰어들고 있습니다. 원래 의도는 우주환경이 농작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으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우주육종에 더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주육종은 과거 우리가 경험한 바 있는 몬산토의 GMO(유전자 변형작물)와 제초제 사건을 기억나게 합니다. 몬산토는 자신들의 제초제를 뿌리더라도 자신들이 개발한 GMO는 제초제에 견딜 수 있도록 유전자를 변형하였지요. 이를 통해서 GMO를 섭취한 경우 기형아 가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전세계적 소송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주방사선으로 유전자를 변형시켜 지금보다 훨씬 많은 수확량과 영양소를 확보하겠다는 우주육종이나, 오랜시간 우주방사선에 노출된 달과 화성의 토양(레골리스)에서 식물을 잘 자라게 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을 하면 된다는 안일한 사고는, 아직도 몬산토 사건에서 충분한 교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주농업,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우주농업은 이제 막 시작단계입니다. 서양문화의 현재적, 단편적, 부분적 효율을 중심으로 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총체적 시각에서 전체 생태계와 인간과 우주를 함께 생각하는 농업을 다음과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우주정거장 베지(Veggie 식물재배기)에서 재배에 성공한 고추, 출처 : NASA


1)인간 삶 전체를 생각하는 총체적인 사고와 통합적 연구 필요
NASA에서도 지구의 순환생태계를 흉내내어‘통제된 생태적 생명유지시스템’(CELSS: Controlled Ecological Life Support System)을 만들어, 우주정거장에서 운용가능하며 4~6명의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물의 재활용, 공기 재생, 폐기물 재활용, 식물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하는 프로젝트를 우주정거장이 생긴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고민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통합적 연구는 생물학적, 과학적 관점에서만 이루어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밀폐된 우주선 안에서 생활하는 인간을 생물학적인 존재로만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속에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인문학적, 사회학적, 철학적, 윤리적, 종교적 관점에서도 총체적인 연구가 함께 진행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2)공간과 자연의 관점에서 우주농업을 다시 생각하기
인간은 지구와 같은 환경의 행성으로 이주하기 전까지는 산소가 없는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 속에서 단 1분도 살 수 없기 때문에, 인공구조물 안에서만 살아가야 합니다. 지금처럼 건물 밖으로 잠시라도 나가서 따스한 햇볕을 쐬기도 하고, 나무그늘 밑에서 산들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정신적인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을, 지금보다 훨씬 더 가질 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지구에 있는 동안에는 평균 21시간을 인간이 만든 인공구조물(집, 사무실, 각종 건물들 등)안에서 살았지만, 우주로 나가면 24시간 전체를 견고한 인공구조물인 우주선 안에서 답답하게 지내야 합니다. 인간과 동식물 모두에게 아주 익숙한 지구적 생활환경의 절대적 부족으로 인한 정신생물학적 스트레스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우주농업을 재고해 보아야 합니다. 즉, 식물을 단순히 농작물의 관점이나, NASA가 발표한 공기정화식물을 공기를 정화하는 측면에서만 아니라, 어떻게 우주선 공간속으로 지구적 자연을 가져올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사고하는 것 말입니다. 

 

평창 만평팜 나선명
road17@naver.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6>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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