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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춘천국제마라톤에 도전! 15명 풍경을 담다!

2022년 12월호(158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3. 4. 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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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춘천국제마라톤에 도전! 15명 풍경을 담다!

 3년만의 화려한 외출! 산등선을 신비하게 물들이는 아침 해의 인사를 받으며 춘천으로 향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바로 2022년 춘천국제마라톤대회(이하 ‘춘마’)가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른 아침임에도 고속도로에 가득한 차들과 휴게소 곳곳에서 만나는 마라톤 복을 입은 사람들로 벌써부터 춘마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죠. 초등학생부터 70세가 다 된 분에 이르기까지 15명의 참여자들 중에는 이미 풀코스를 2회 이상 뛴 분부터 시작해, 처음 대회에 참여하는 새내기들도 여럿 있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아쉽게 뛰지 못하는 2명의 멤버도 물품 조달과 사진촬영 등으로 도움을 주었지요. 

오래전부터 꾸준히 달리기훈련을 해왔던 저희 <행복한동네문화만들기운동> 식구들은 2014년을 시작으로 ‘춘마’에 도전해 많은 맴버들이 42.195km를 완주하는 성과를 만들기도 했지요. 코로나 팬더믹으로 공식적인 마라톤대회가 없었던 기간 동안도 우리는 봄, 가을 일 년에 두 번은 하프마라톤을 뛰는 것을 목표로 달리기 훈련을 해왔습니다. 달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세우고 꾸준하게 이루어가는 것일 텐데, 마라톤과 같은 오래달기리를 통해서는 인내력, 집중력, 실행력,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 등을 기를 수 있답니다. 이번 2022년 춘천국제마라톤대회(‘춘마’)에는 10km와 하프코스를 신청해 달렸지만, 다음 춘마에는 풀코스에 도전할 자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을의 전설은 앞으로도 계속 되어야 하니까요!  


차라리 뛰는 게 낫지 않았을까?
일본에서 한국에 귀국하자마자 멤버들과 함께 뛸 생각에 마라톤을 신청했어요. 그런데 대회 일주일 전, 일본에서도 안 걸린 코로나를 한국에서 걸려 버렸지 뭡니까? 한국은 역시 일본보다 코로나도 센가봅니다. 드디어 대회 날, 코로나 후유증으로 함께 뛰지는 못했지만 멤버들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인파속에 부릅뜬 눈으로 결승점에서 우리 멤버들을 기다렸지요. 그리고 외쳤습니다.‘파이팅!~’,‘찰칵!’하지만 기다림의 지침과 메달의 부러움에 저도 모르게‘차라리 뛰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정부시 김지혜

 


코로나로 3년 만에 열린 춘천마라톤! 전날 함께 가는 일행들과 근육테이핑까지 단단히 준비하고, 당일 아침 춘천 경기장 주변 주차장에 도착,‘아~ 이를 어째…’뭉크의‘절규’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내가 왜 테니스화를 신고 있지? 런닝화와 가지런히 놓아 둔 색이 같은 테니스화를 착각하고 신고 온 것이다. 부끄러움과 나에 대한 절망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때, 나만의 표어를 외쳤다.‘그러함에도 불구하고!!’그때 옆에서 발이 돌면 안 된다고 운동화 끈을 묶어주고, 운동화 때문이라는 핑계를 안 대려 조급히 출발한 나에게“천천히 뛰어, 앞으로 뛰어 나가는 사람들 부럽지?, 나중에 다 만날 사람들이야”라며 속도를 잡아주며 함께 달려준 분의 배려로 짜~잔 하프 2시간 33분! 
송파구 김송희

31살이 되어 처음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가 소풍을 기다리는 초등학생처럼 너무나 설레고 기대 되었다. 대회 전날, 마라톤 전용 신발, 바지, 양말을 새로 사며 전쟁터에 나갈 채비를 하는 군인처럼 마라톤을 위한 완전무장을 마쳤다. 나는 그동안의 훈련으로 하프코스를 2시간 반 정도로 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달리기를 시작하자마자 고삐 풀린 말처럼 질주해 2시간 18초 만에 완주했다. 인생을 마라톤과 비교하곤 하는데, 나 자신의 한계를 깨는 계기가 되었다. 
광진구 이향균(李香均)

 

2022년 10월 23일. 드디어! 한국 국적 취득 후,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참가하는 마라톤! 20km의 하프 코스를 당당히 신청했지만, 10km밖에 달리지 못했습니다. 하필이면 당일 날 몸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어찌 참고 해보려 했는데 들려오는 유혹의 소리“10km 달리는 분들은 여기서 돌아가세요”순간, 좀 더 달리려다가‘몸도 안 좋은데 잘 됐네’하며 턴을 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20km를 신청했는데, 기록은 어떻게 될까 염려가 되었습니다. 달리기를 마치고 기록을 확인하러가니 기록은 나오지 않고‘김혜영 나는 전설이다’라고 뜨더군요. 그 뜻을 잘 몰라 옆에 언니에게 물어봤어요. 뜻을 듣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사람도 정말 많고, 네팔에서는 볼 수 없는 가을 단풍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래도 제일 좋은 것은 목표를 향해 같이 뛴다는 것이었어요. 
군포시 김혜영 

 


망각의 레이스는 이제 그만!!
세 번째 하프마라톤 도전이 있던 날. 2시간 벽을 이번엔 돌파하리라 부푼 기대감에 자신만만 했었지요. 출발 총성 후 10여분이 흘렀을 때, 몸은 점점 느려지고 부푼 기대감만 저 멀리 앞서가는 제 모습에 반신반의 했습니다. 이런 의심은 바뀐 코스를 탓하며 결승선을 통과하기까지 통증과 함께 저를 괴롭혔어요. 경기가 끝나고서야, 연습량이 기록을 만든다는 단순 진리도 망각한 체 근자감에 퐁~ 빠져 당일 체력 안배에도 무지했던 부끄러운 제 모습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망각의 레이스는 이제 그만!
Übung macht den Meister.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 - 독일속담)
군포시 갈렙추 


페이스메이커가 페이스메이커 당하다!
2시간 10분 내로 하프마라톤에 도전할 것인가. 우여곡절 끝에 테니스 화를 신고 달리게 된 동료를 위해 페이스메이커를 할 것인가. 선택의 갈림길에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로 했지요. 10km까지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나머지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에), 그 이후에는 비축된 체력으로 나의 페이스로 달려보는 전략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10km 지점을 지나‘간다’하고 치고 나가는 순간! 아뿔싸‘허리 통증’이 찾아와 졸지에 거북이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페이스를 조절해준 동료도 추월해 나갈 정도였으니까요. 포기하고 싶기도 했지만 처음과는 달리 그 친구가 저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었기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목표 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했지만…   
평창 한상기

저는 처음으로 10km 달리기를 해 보았습니다. 자신은 없었지만 친구‘성민’이도 도전한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내었습다. 저보다 더 연습을 많이 한 성민이 옆에서 꼭 떨어지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고 달렸습니다. 2.5km 지점에서 발목을 삐끗한 바람에 그만 뒤처지고 말았을 때 솔직히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나가시던 할아버지 한분이 저의 이름표를 보고‘지수야 힘내, 파이팅!’하는 소리를 해주셨을 때 힘이 다시 솟아나서 끝까지 달릴 수 있었습니다. 
평창군 계촌초 5학년 김지수 

 


가을의 전설 춘마!
2017년 42.195km, 2019년 half, 10km은 거뜬… 
이리 몇 년 전을 회상하며 최근 달리기 훈련을 했던 터라 
자신감 넘치는 스타트를 했다.
막 가을이 물 들어가는 산들을 여유롭게 바라보면서… 
그런데 웬걸? 헉헉… 깔딱깔딱 숨이 차고 몸이 무거웠다. 
역시 마라톤은 예상치 못하는 상황을 만나게 한다. 
하지만 목표를 향해 나갈 때 희열을 맛보는 인생의 경주다.
군포시 조현선

 


2019년 하프마라톤 완주를 마지막으로 허리통증 때문에 더 이상 달리기는 무리라 올해는 러너들 서포터로 춘천에 내려갔습니다. 달리기 시작 전에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주기 위해 테이핑, 이온음료, 초콜릿 등 필요한 것들을 다 공수해주고 달리기 출발 후 조금 쉬어볼까 했더니 금세 10km 참가자들이 결승점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 모습들을 사진으로 남겨주기 위해, 행여나 무리 속에서 못보고 지나칠까봐 한순간도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눈동자를 부지런히 굴리며 동료들을 찾고 카메라 셔터를 열심히 눌렀습니다. 하프 시작 후 3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아직 완주를 끝내지 못한 동료들이 달려와야 하는데, 갑자기 도로에 달리는 사람이 아닌 차들이 달려오기 시작했을 때의 난감함! 제한시간이 지나 차도에서 밀려나고 인도로 달렸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군포시 이송아

 

마라톤 당일 춘천으로 가는 차 안에서 대회 티셔츠를 안 가지고 온 것을 알고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이 대회장에서 구해주셔서 입고 달렸는데, 선생님께 저 때문에 신경 쓰게 한 점에 죄송하단 말을 못했습니다. 달리기 출발선에 서자, 긴장보다는 기대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함께 달리는 지수가 나보다 달리기를 못하겠지 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달리기를 시작하자 평소 속도대로 살살 뛰었습니다. 하지만 지수가 나를 따라오려고 하자 지수에게 질 수 없다 생각해 살짝 더 빨리 뛰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지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5km 거의 될 때 오르막이 있었는데 힘이 들어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어느 할아버지가 제 등을 밀어주시며 격려해 주어 정말 고마웠고 힘이 났습니다. 마라톤을 할 때는 지옥같이 너무 힘이 들었지만, 마치고 의자에 앉았을 때는 구름 위에 앉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상하게 평소 연습하던 산본 대야미에서 10km 달리기는 쉬웠는데 춘천에서는 힘이 들었습니다.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은 걸으면 포기하게 되는 것이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계속 뛰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군포시 양정초 5학년 변성민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을 진하게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충분한 연습 없이 최고 기록을 세워보겠다는 욕심에 눈이 멀었던 거죠.‘2시간’이 적힌 큼지막한 파란 풍선을 매달고 달리는 페이스메이커 아저씨를 바싹 따라 뛰다 사단이 났습니다. 풍선이 가끔씩 내 머리를 퉁-퉁- 쳤을 때 깨달았어야 했는데…‘어이~ 뱁새 양반, 오버페이스하지 말라고!’다리 통증으로 후반 8km를 쩔뚝쩔뚝 걸어야 했던 처량한 내 신세. ‘누구를 원망하랴~’, 다음엔 제대로 준비해, 멋진 단풍을 보며 기분 좋게 완주하리라.
군포시 고종훈


오랜 재활을 끝내고 드디어 달리기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기쁨과 감격에 잠겼던 것도 잠시, 춘마를 준비하기 위해 유독 몸이 무겁고 컨디션이 좋지 않던 날 무리를 해서 달렸더니 결국 발에 탈이 났습니다. 대회 날은 점점 다가오는데 다친 발은 회복 되지 않고, 기록보다는 무사 완주만이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대회에 참석을 했습니다. 끝까지 걷지 않고 뛰자는 마음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15km 지점에서부터는 발목과 골반통증으로 도저히 달릴 수 없어 결국 눈물을 머금고 걸어 들어와야 했지요. 달려서 완주라는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달리는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준 2022년 춘천 마라톤. 울긋불긋 단풍과 함께 소중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영등포구 고경명

3달 남짓 연습을 해서 처음으로 춘천마라톤 하프코스 도전을 했다. 3시간 안에 완주하기가 목표였고, 쉬지 않고 뛰기만 하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런데 2시간 31분 49초라는 기록으로 골인을 해서 나도 깜짝 놀랄 일이었다. 마라톤하프를 뛴 사람이라고 불러주니 또 하나의 훈장을 얻은 기분이다. 내년에는 풀코스도 도전한다. 말리지마~~
종로구 김영연


3년 만에 열린 춘천마라톤, 정말 기대가 많았죠. 어김없이 물들었을 춘천 단풍과 전국에서 몰려온 마라톤을 사랑하는 사람들… 이전 기록을 단축해 보겠다는 나의 야무진 꿈이 어우러진 마음은 부푼 풍선 같았죠. 하지만 웬걸요? 실전에 뛰어보니 발은 움직이고 있는데 뒤에서 옆에서 싱싱 추월해가는 사람들… A그룹이라 하기 무색할 기록이었지만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잘 했어 선명아~” 
평창군 나선명

 


다른 동료들은 거의 하프 등록을 했는데 전 10km를 등록해야만 했습니다. 교통사고로 척추 골절 후, 첫 출전이라 저를 배려한 듯합니다. 그래도 사전 훈련을 잘했고, 체중도 8kg감량해 20km도 거뜬히 뛸 수 있다 우겨도 욕심을 버리라고 하더군요. 10km, 1시간 30분내 들어오기가 목표였습니다. 출발‘탕’소리와 함께 달리며 중간 중간 옆의 뚱보 아재 제 끼고, 심지어 등치가 산만한 청년까지 제 껴지는데… 으샤! 신난다!! 항상 꼴찌로 겨우 들어 왔는데… 그야말로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기록은 더 놀라웠어요. ‘1시간10분 30초’목표보다 19분 30초 앞당겼으니까요. 올해 제 삶의 결산에서 당당히 내놓을만한 유일한 결과랍니다^^    
군포시 김미경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8>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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