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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춘천마라톤, 21.0795km(하프) 첫 출전!

2022년 12월호(158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3. 4. 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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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춘천마라톤, 
21.0795km(하프) 첫 출전!

마라톤 출전을 위한 맹연습
더운 여름날 비지땀을 흘리면서 달리기 연습을 했다. 10km를 뛰는 일은 그리 어렵게 여겨지지 않았는데, 하프를 뛰어야한다고 생각을 하니 연습을 게을리 할 수가 없었다. 마라톤 대회가 있는 날까지 10km이상을 7번 정도 뛰었다. 15km이상은 한 번밖에 뛰지 못한 상태로 출전을 해야 했다. 주변에서는 10km를 뛰는 것도 무리인데 무슨 하프를 뛰느냐고 난리였다. 그래서 하프를 완주만 하겠으니 그리 걱정 말라고 안심을 시켰다. 연습을 할 때도 얼마나 간섭이 많았는지 모른다. “마라톤 하면 살 빠진다더라! 빠질 살도 없는데 무슨 마라톤을 하냐? ”조금 부실한 왼쪽 다리에 신경을 쓰다 보니, 오른쪽 발목에 염증이 생긴 일도 있었다. 평소 같으면 병원에 가지 않지만, 마라톤 연습을 계속해야 하니까 정형외과에 가서 치료도 받았다. 다행이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고 몇 번 물리치료를 받고는 금방 회복을 했다. 뛰면서 발과 발목을 다치지 않게 하는 요령도 익히게 되었다. 주변에서 잘 달리라고 신발도 선물로 사주고, 맛있는 것도 사 준 덕분에 조금씩 용기를 냈다.  

‘이 나이에! 완주라도 하자’, ‘걷지 않고 계속 뛴다’
남들이 이전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 입었던 티셔츠와 메달을 보니 부럽고 욕심이 났다. ‘나는 언제 마라톤 기념 티셔츠를 입어보고, 메달을 타오나? 마침 춘천마라톤 주최측에서 올해 티셔츠와 번호표를 보내왔다. 미리 입어보니 이미 출전을 한 선수처럼 여겨졌다. 좋아서 기념 영상도 남겼다. 처음 출전을 하는 것이니 욕심을 버려야 했다. 그야말로 이 나이에!‘완주라도 하자’그리고‘걷지 않고 계속 뛴다’는 두 가지만 자신과 약속을 했다. 평소 연습을 한 기록으로 보면 3시간 안에 골인하는 것이 목표였다. 생애 처음 마라톤 출전 날이 왔다. 살면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리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드디어 이런 날도 있구나! 코로나 때문에 마라톤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출전을 했는지 모른다. 수많은 마라토너들 속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뿌듯했다. 마라톤이 생활이 된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국내와 세계 마라톤까지 출전을 한 사람은 물론, 풀코스를 300회, 500회까지 뛴 부부의 프랭카드도 보였다. 

이제는 저도 마라토너입니다. 
마라톤을 늦게 시작해서 연습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걱정이 되기는 했다. 그래서 평소에 뛰던 속도를 유지하면서 호흡을 골랐다. 뒤에서 앞지르는 사람은 많은데 내가 앞질러 가는 경우는 그리 없는 듯했다. 그래도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오르막을 오를 때는 뛰는 것인지 걷는 것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래도 걷지는 않기로 했으니 최대한 힘을 내기 위해 팔을 힘껏 저어 보려고 했지만 그것조차 잘 되지 않았다. 앰블런스 사이렌 소리가 나는 바람에 갑자기 겁이 났다. ‘내가 이렇게 오래 뛰어도 되나?, 내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가?’ 내 몸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갑자기 구토가 날 것 같기도 했다. 이런 증세가 있는 것이 오히려 정상인가? 
마지막 20km를 지났는데, 골인 지점이 보이지 않았다. 아뿔사! 42.195km의 반이 얼마인지를 정확하게 계산을 하지 않고 뛰었다. 20km를 지나고 금방 골인 지점이 나올 줄 알았는데 도무지 보이지가 않았다. 골인 지점까지 얼마나 길게 여겨졌는지 모른다. 21.0795km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마지막이 그리 힘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허술한 왕초보 마라토너라니!! 그래도 목표한 완주를 했다. 그것도 2시간 31분 49초라는 기록으로! 이게 내 기록이 맞나? 걷지 않고 뛰었더니 생각보다 좋은 기록을 얻었다. 얏호! 가을의 전설을 나도 쓰게 되었다. 하프를 뛰는 마라토너라고 불러 주는 사람도 있다.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내년에는 풀코스에 도전을…
“마라톤 한다더니 뛰기는 했냐?” , “달리다가 퍼지지는 않았냐”며 결과가 궁금해서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프를 완주 했다고 했더니 놀라지도 않았다. 기록을 묻기는커녕 “왜 하프를 뛰었냐? 10km만 뛰지 왜 그랬냐?”고 다 뛰고 왔는데도 또 한소리를 들었다. 잘했다고 칭찬을 하기보다는 나이를 생각해서 무리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운동을 하면서 우리 몸은 참 신기하다는 것을 알았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근육도 튼튼해지고, 정신까지도 새로운 근육이 생기는 듯하다. ‘운동이 뭐 이리 유익하고 재미있노?’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샐 줄 모른다더니 어떤 운동이든 덤비게 된다. 내년에는 풀코스에 도전을 하기로 했다. ‘이제는 소문 내지 말고 몰래 뛰어야지!’

 

 

 

서울시 혜화동 김영연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8>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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