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항해 그리고 로맨티스트
[바다의 문법, 요트이야기 8] 야간항해 그리고 로맨티스트 밤하늘에 가득히 빛나는 별들과 바람의 힘으로 시속 10킬로 남짓 물살을 가르며 고요히 나아가는 배, 그리고 그 물살에 부딪혀 빛을 산란하는 수면 위 플랑크톤들의 아름다운 한 장면을 좋은 광각 렌즈로 무척이나 담고 싶었지만, 이처럼 낮은 조도에서 인공의 렌즈로 이 광경을 붙들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기술이 아무리 크게 발달한다 한들, 인간의 눈 이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항해 중간에 이렇게 널리고 또 널려 있었다. 바다 위에서 달빛에 빛나며 반짝이는 저 파도의 높고 낮음과 저 무늬를, 저 구름 사이의 낮은 빛들이 만들어내는 그 직관적 아름다움들을 어떤 예술이, 또 어떤 장치가 잡아내고 또 재현할 수 있을까? 몇 년간 물 위에서..
2020년 8월호(130호)
2020. 10. 4.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