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집
두꺼비집 양초를 밝히는 날은 어김없이 두꺼비집이 내려간 날입니다. 전깃불 아래서 보던 식구들과 달리 양초를 손에 쥔 식구들의 얼굴은 은은하고 온화했지요. 갑자기 ‘쩍’하는 소리와 함께 집안의 모든 전기가 차단되면 식구들은 수런수런 양초를 찾아 마루와 안방, 부엌에 촛불을 켜놓고 아버지가 오시기를 기다렸습니다. 이곳저곳 전기 스위치를 누르신 후 “이제 올려봐라”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무 막대기를 가져다가 차단기를 올립니다. 운 좋게 전기가 들어왔다가, 갑자기 털썩 다시 떨어지면 퓨즈를 다시 감아 놓고 또 같은 일이 반복되었지요. 마침내 집안에 전기가 환하게 들어옵니다. 우리는 양초를 훅훅 불어 서랍 속에 넣습니다. 바깥으로 흘러내린 촛농을 뚝뚝 떼어내니 손이 미끌거립니다. 청개구리나 참개구리는 논두렁에서 ..
2020년 8월호(130호)
2020. 10. 4.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