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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소외불안)에서 포모(의미추구)로

2022년 11월호(15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3. 4. 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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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소외불안)에서 포모(의미추구)로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인 2030세대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들은 그 이전세대인 X세대나 베이비붐세대와 비교할 때, 집단보다 개인을, 소유보다 공유를, 상품보다 경험을, 일보다 워라밸을 더 중요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요. 이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약35% 인구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미래의 주역들입니다.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소외불안)?
이런 MZ세대가 ‘포모족’으로 불리는 이유를 혹시 아시나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소외불안증후군)는 심리학용어로 ‘나만 소외되는 것을 불안해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남들은 다 하는데 나만 빠지면 뒤쳐진다는 생각에 불안해하는 신경증적인 반응으로, 자산을 소유하지 못하면 벼락거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MZ세대 속에 만연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MZ세대들이 불안을 느끼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
프로이드와 아들러에 이어 오스트리아 빈의 심리치료 제3학파인 로고테라피를 창시했던 빅터프랭클(Viktor Frankl)은 인간은 원래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라고 합니다. 우리 속에 의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가 삶의 동기를 부여하지요. 하지만 이런 의지를 상실할 때 ‘실존적 공허’를 경험하게 되며 우울과 불안, 두려움으로 고통하게 됩니다. 이것은 시대와 국가,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공통적입니다. 의미를 향한 의지가 좌절되면, 쾌락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인간의 3가지 본능적 욕구인 소유, 관계, 지배의 욕구충족이 마치 인간의 존재 이유인양 행세하며, 원래의 의미 추구를 잊게 만들지요.

사진출처- 단아케뮤니케이션


실존적 공허가 만든 MZ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
특히 실존적 공허로 인한 집단적 신경증의 두 가지 모습은 현재 MZ세대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잘 설명해줍니다.
첫 번째 모습은 ‘삶을 향한 하루살이적 태도’로 불안한 미래에 소망을 걸기보다는 하루하루를 중요시합니다. MZ세대들은 워라밸(Work Life Balance)과 삶의 재미, 그리고 경험에 집착합니다. 직장의 근로소득만으로는 집 한 채 소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10명중 3명은 비혼을 선택하고, 삼포(연애, 결혼, 자녀 포기)를 선언하며, 소유 대신에 경험을 소비하는데 열정적입니다. 휴가 땐 친구들과 최고로 비싼 호텔의 스위트룸을 빌려서 호캉스를 즐기고, 이런 특별한 경험을 위해서라면 전국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경험주의자인 MZ세대는 검토가 끝난 것에 대해서는 더없이 적극적으로 다가가 경험하려 합니다. 핫플레이스에 방문할 때나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은 MZ세대에게는 예삿일입니다. 피 튀기는 경쟁을 뚫고 맛집을 예약하는 피켓팅에도 익숙합니다. 그리고 명품과 같은 비싼 값을 내고 즐기는 플렉스 유행에도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MZ세대는 스스로 선택해 입사한 회사에서 정년을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가 중요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장기적인 보상보다는, 공정하면서 즉각적인 보상을 원합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퇴준생’(퇴직을 준비하는 사람), ‘갑통알’(갑자기 통장을 보니 알바 해야겠다) 등의 신조어까지 만들어내게 되었지요.
이밖에도 선행을 베푼 업주·업체의 제품을 적극 구매하는 ‘돈쭐내기’,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등 가치 있는 소비 및 활동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두 번째 모습은 ‘삶에 대한 숙명론적 태도’입니다. 스스로를 환경이 만들어낸 부산물로 여기며 현실의 책임은 외부로 돌리고, 자신은 자포자기하며 우울과 불안에 빠집니다. MZ세대들은 ‘이직을 못하면 도태된다’는 불안감에 쌓여 평생직장을 최고로 여겼던 이전 세대와 달리, ‘프로 이직러’라고 불릴 만큼 이직을 당연시합니다. 이직을 통해 연봉이 껑충 뛰었거나 스톡옵션을 받아 대박을 터뜨린 사례를 접하다 보니, 한 회사에 오래 근무하는 데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지요.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직장에서의 근로소득만으로는 집을 사려는 꿈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에 열심히 일해 승진하고 직장에서 출세하는 대신, 빚을 내가면서(빚투)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멍청히 있다가 자산 하나 소유하지 못하면 어느 순간 벼락거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의 성을 스스로 만들어놓고 그 속에서 삽니다. 

포모(FOMO: Fear Of Meaning Out 의미추구) again!
MZ세대들은 실존적 공허가 만들어낸 불안 속에서 본능적 욕구 추구로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항아리에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붓습니다. 빅터프랭클은 의미의 자리를 꿰찬 쾌락의 추구로는 결코 실존적 공허에서 오는 불안과 고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말합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의미로 회귀할 때만이 가능합니다. 남들이 하는 경험을 하지 않으면, 남들이 하는 재테크를 하지 않으면 나만 소외될까하는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이 아니라, 내가 하는 말과 행동, 그리고 삶의 태도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혹시 의미를 상실한 체, 쾌락만 좇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정상적인 걱정과 염려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태도로 돌아가야 합니다. 역사를 선하게 바꾸어온 위대한 인물들을 존경하는 이유는 이런 의미 있는 행동과 삶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앞에는 우주시대가 펼쳐져 있습니다. 전 세계가 젊은 인재와 리더들을 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세계적인 리더와 대통령이라면, 외적인 스펙과 껍데기로 자신을 차별화한 사람을 채용할까요? 아님, 속에 영원한 의미로 꽉 들어찬, 그래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더 높은 삶의 의미를 추구해가는 사람을 채용할까요?

 

군포시 금정동 갈렙추
caleb.kj.choo@gmail.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7>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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