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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모든 순간이, 달달하기를 ‘달달과자점’  

2023년 6월호(164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3. 6. 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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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동네가게 스토리]

당신의 모든 순간이, 달달하기를  ‘달달과자점’

 

베이킹의 시작
베이킹과의 처음 만남은 중2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뇌종양 때문에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수업은 1~2교시만 받고 집에 와서 지내느라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졌죠. 그 당시엔 유튜브나 인터넷이 흔치 않았기에 엄마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정보를 찾아보며 도너츠나 호두파이 등 베이킹을 해보았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관심이 더 많이 생겨 하교 후에 피자집, 카페, 키즈카페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모아 디저트, 빵, 초콜릿 등을 만드는 베이킹 원데이 클래스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부모님께서는 그만두고 공부하라 하셨지만 저는 너무 좋아서 계속 배우러 다녔죠. 대학도 행정학과를 진학한 후 공무원이 되길 원하시는 부모님의 뜻을 대놓고 거스리지는 못하고, 나름 머리를 써서 부모님 모르게 외식조리학과가 있는 학교의 행정학과를 지원해 입학한 후 외식조리학을 부전공으로 해서 꿈을 계속 키워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정말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졸업 후에는 주말의 개인 시간이 자유로운 대학교 행정직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주말에 본격적인 디저트에 대한 공부를 했습니다. 바로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 학교에 다닌 것입니다. ‘르 꼬르동 블루’는 프랑스에서 시작한 요리학교인데 제과, 제빵 과정이 포함되어 있고, 우리나라에는 숙명여대 안에 캠퍼스처럼 들어와 있어서 다닐 수 있었죠.
제가 한 2년 정도 행정직 일을 하고 있었을 때 엄마는 20년 일하시던 곳을 그만두고 쉬시게 되었는데, 이 때 호두파이 등 디저트 만드는 것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계셨고, 이미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 놓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면 엄마와 딸, 저희 둘이 따로 또 같이 준비를 해왔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달달과자점의 출발
2021년 7월. 코로나 기간 중이긴 했지만 엄마와 같이 과자점을 시작해보고자 개업을 했습니다. 가게를 얻은 지리적 위치가 산본 중심이 아닌 조금 떨어진 곳에 계약하다보니 이름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처음엔 예쁜 영어 이름, 프랑스어 이름들도 욕심이 났었지만 ‘아니다! 누구나 이름만 봐도 여기는 과자를 파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하자!’라는 생각에 쉽게 짓기로 했습니다. 입에 착 붙은 달달과자점! 로고는‘달달’이니까 반달에 모자를 씌워보는 것으로 생각해 혼자 상호명도 짓고 로고도 만들었어요. 지인 중 디자이너 분이 그래도 예쁘게 손봐주셔서 지금의 귀여운 스타일의 로고가 탄생했답니다. 가게 계약을 미리 하고 4개월 정도 레시피를 정하는 시간으로 여러 디저트들을 찾아보며 연구했습니다. 그 중에 선택한 것이 바로‘스콘’이었죠. 하지만 평범한 스콘은 NO! 우리의 스콘은 어떻게 다르게 할까 고민하다 모양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컵 모양으로 스콘을 만든 후 그 안에 여러 다양한 재료들을 필링으로 채워 넣는 것을 시그니처 메뉴로 하기로 말이죠. 그렇게 탄생한 스콘들의 종류로는 시그니처 에그스콘, 초코가나슈스콘, 콘치즈스콘, 애플크럼블스콘, 우지말차 가나슈 스콘, 맘모스스콘, 라즈베리크럼블스콘, 얼그레이 가나슈 스콘, 바나나누텔라 스콘, 호두파이 등 다양한 종류가 있고, 스콘 외에도 손님들에게 인기 있는 소금빵과 휘낭시에, 다쿠아즈, 까눌레 등 다른 디저트 종류들도 있지요.

달달과자점의 자랑
뭐니뭐니해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직접 수제제작하면서 정성을 담는 것입니다. 저희는 재료도 1등급 밀가루에 프랑스산 버터와 생크림, 제주산 말차가루를 사용하며 커스터드뿐 아니라 딸기잼, 사과잼들도 직접 졸여서 만들고 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이 영업요일에서 빠져있는 이유도 재료의 밑 준비를 하는 것이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이틀 동안 밑 준비를 다 해놓고 나머지 수~토요일 4일 동안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름이 ‘달달’이다 보니 저희 과자가 더 달 것만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업 초기부터 손님들로부터 저희 과자는 다른 곳보다 달지 않다는 후기들을 많이 받고 있답니다. 처음에 레시피를 잡을 때부터 ‘르 꼬르동 블루’에서 배웠던 토대위에 설탕 양을 줄이고, 그 안에 들어가는 필링 본연의 맛을 살리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컵스콘 안에 설탕이 들어가니까요. 다행히 고객들의 반응이 달지 않아 좋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저희 메뉴 중 특히 프랑스산 버터를 사용해서 20시간 저온 숙성하여 만드는 소금빵은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엄마가 밀가루 소화를 잘 못하시고, 아빠도 대장이 안 좋으시기에 저희 부모님 같은 분들도 좀 더 소화가 잘되고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거든요. 특히 간식으로 먹는 디저트류와는 다르게 빵은 누군가에게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기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고요. 저희 소금빵은 하루만 지나도 식감과 맛이 확 달라지기에 꼭 당일 구입한 빵은 그날 드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소금빵
▲에그 스콘
▲까눌레
▲초코가나슈스콘


햇수로 2년, 실제적인 고객층 
아무래도 인스타그램으로 고객들과 소통하다보니 20~30대 분들이 주 고객이지만 오다가다 달달과자점을 발견해주시는 40~50대 어머님들도 많이 오십니다. 대부분 가게에 딱 발을 디디자마자 케이스 안에 담겨있는 디저트들을 보면서 너무 귀엽고 예쁘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십니다. 그리고 고객 중 80%정도가 단골인데 새로운 메뉴가 나오면 또 찾아와주시죠. 계속 새로운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한 달에 2~3차례 신 메뉴를 내려고 연구 중인데 그렇게 연구하고 테스트 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달달과자점 고민
과자점을 엄마와 둘이 하다 보니 초반에는 너무 우리의 입맛에만 치우쳐져 있는 게 아닐까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처음 6개월 정도는 이것저것 먹어보고, 또 새롭게 메뉴들을 개발하면서 우리만의 착각일까봐 스스로에 대한 의심도 많이 했었죠. 그런데 6개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SNS로 소통도 하고, 후기도 받으면서 지금은 잘 해 나가고 있는 건가 조심스레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확신을 가지기에는 많이 부족하죠. 건물의 3층에 자리 잡고 있다는 힘든 접근성과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도 저의 고민입니다. 단골고객 중 유쾌한 부부커플이 오셔서 “아니~ 왜 이런데 있어요~ 저기 중심가 좋은데 놔두고~ 너무 맛있어서 또 왔는데 찾아오기가 힘들잖아요.” 하시더라고요(ㅠㅠ) 그리고 저는 타르트나 무스 케이크 같은 플레이팅 디저트가 정말 하고 싶은데 그건 홀 서빙이 필요한 메뉴라, 지금은 다른 테이크아웃 디저트들로 최대한 맛있게, 좋은 재료로 만들려고 노력중입니다. 언젠가는 좀 더 많은 고객들이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접근성도 좋고 홀이 있는 넓은 매장에서 달달과자점을 선보일 수 있겠죠?

주문제작 케이크

 


카톡 프로필까지?!
올해는 어버이날 케이크 주문제작을 했습니다. 디자인 케이스 맞춤으로 제작을 해서 어버이날 하루만 픽업 예약을 받아 만들었죠. 그런데 구매하신 고객 중 한 분이 사진과 함께 길게 후기를 올려주셨어요. 부모님 두 분 다 케이크를 너무 좋아하셨고, 두 분 모두 카톡 프로필 사진을 케이크 사진으로 바꾸셨다면서 너무 감사하다고요. 카톡 프로필까지 바꿔주시다니! 깜짝 놀랐죠. 이런 후기를 보면 너무나 뿌듯하고 행복하답니다. 이런 특별한 후기가 아니더라도 인스타 후기를 남겨주시는 것을 볼 때마다 정성을 가득 담아 글을 올려주는 것이 느껴져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달달한 꿈
고등학교 때 처음 꿈을 가졌을 때부터 사람들에게 잠깐이라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디저트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비록 테이크아웃 매장이라 공간은 못 내어드리지만 우리 디저트를 딱 봤을 때 ‘오! 너무 이쁘다!’ 하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포장해간 디저트를 먹을 때에도 맛 때문에 한 번 더 웃을 수 있는 행복함을 드리고 싶고요. 장기적인 계획은 디저트를 구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어보는 클래스도 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싶습니다. 

 

달달과자점 이소연 대표, 010-8674-7439 
@sweet_the_sweets
수목금 12:00~19:00, 토 12:00~17:00
(단체주문/답례품은 화요일도 가능합니다)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64>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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