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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초 

2023년 6월호(164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4. 3. 2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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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18]

앵초 (Primula sieboldii) 

 

봄이 온 것 같더니 봄을 느끼기도 전에 쏜살같이 지나가 버린 듯합니다. 한낮에는 더위로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지나간 봄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나면 길가에 줄지어 늘어선 벚나무에 흰 벚꽃이 피어납니다. 이 꽃은 며칠 만에 눈처럼 흰 꽃잎을 흩날리게 됩니다. 꽃비가 내리면 여인들의 마음도 들뜨게 되는 것 같습니다. 꽃비가 그치고 나면 봄기운이 가득해지고 산과 들의 나무와 풀들도 기지개를 켜고 봄맞이에 열을 올리게 됩니다. 이때가 되면 산의 물가 주변이나 계곡의 습기가 머무는 장소에 무리 지어 피어나는 야생화가 있으니 그것을 우리는 ‘앵초’라고 부릅니다. 앵초의 꽃 색은 분홍색으로 새색시들의 연분홍 치마가 생각나는 색상입니다.

앵초는 이렇게 봄이면 우리 곁에 찾아들어 설레임을 안겨주는 야생화입니다만 실물을 산에서 만나거나 자생하는 모습을 찾아가거나 앵초를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문 듯 합니다. 그 이유라면 봄이라고 하지만 산야에는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계절에 산속에 앵초꽃이 폈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인 듯합니다. 앵초의 꽃말은 ‘행운의 열쇠’, ‘젊은 날의 슬픔’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봄의 기운이 가득한 계절에 앵초의 꽃을 만나면 그것이 행운이란 의미인 듯하고 젊은 날의 슬픔은 좀 더 나은 사랑을 찾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한다네요.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계절은 이미 지나고 무더위 걱정할 때가 되었지만 분홍빛 가득한 앵초꽃이 피어있던 따스한 봄날을 기억하며 이른 봄 느꼈던 설렘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조금은 여유롭고 행복한 하루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태극화훼농원 한현석
행자부/농림부 신지식인
tkhanhhs@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64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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