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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마법의 거울, 현실이 되다!”

삶의 스토리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11. 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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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스타트업 좌충우돌 도전기]

“동화 속 마법의 거울, 현실이 되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동화 백설공주를 읽어보신 분이라면, 어렸을 적 한번쯤은 순진한 마음으로 거울 앞에서 마녀가 했던 주문을 따라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법의 거울을 실제로 만들뿐 아니라, 일반인도 마음만 먹으면 혼자 힘으로 만들어볼 수 있도록 개발하는 과정과 자세한 정보들을 인터넷에 공개한 팀이 있습니다.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궁금하시죠? 마법의 거울이 탄생하기까지의 좌충우돌 도전기를 들어볼까요?


거울아 거울아, 오늘의 날씨는?

  이야기의 시작은 ‘Google Hack Fair 2016’과 ‘무한상상발명 한마당’이란 공모전 행사에 출품하기 위한 아이디어 회의에서였습니다. 긴 토론 끝에 나온 아이디어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읽었던 동화, 백설공주에 등장하는 ‘마법의 거울’이었습니다. 동화 속에서 마녀가 거울에게 항상 말을 걸고 질문을 할 때마다 거울은 척척 마녀가 원하는(?) 답을 해주었죠. 이런 모티브를 가지고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 1)거울은 사용자의 말을 이해하고, 2)실행한 다음, 3)결과를 보여주거나 음성으로 들려주자’ 라고 서비스 시나리오를 정했습니다. 여기에다 지금도 열심히 스터디하고 있는 ‘딥러닝’기술을 적용하여, 4)사용자의 얼굴을 카메라로 인식한 다음, 5)사용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거울을 볼 때 사람들에게 어떤 기능이 유용할까 하나씩 하나씩 고민하며 서비스할 기능들을 선정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날씨랑 뉴스가 궁금할 테고, 직장인이라면 일정 체크도 중요하겠지, 음... 젊은 세대들이 타겟 유저라면 멀티미디어는 기본이니까 유튜브, 사진촬영, 음악은 당연히 들어가야 할 테고...” 이런 각각의 기능을 수행해서 정보를 거울에 보여주기 위해 직접 개발하는 것과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나 라이브러리를 조사해서 기능을 하나씩 하나씩 구현해 나갔습니다. 추가하기로 한 얼굴인식 기능은 개발보드인 라즈베리파이에 카메라를 연결하고, 딥러닝 기술을 탑재하여 얼굴을 인식하도록 하였습니다. 거울 화면은 커다란 유리액자에 반사필름을 붙이고, 뒤에 평면모니터를 연결하여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프로젝트가 착착 진행되는 데에는 역할분담이 유효했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은 돌격대장 전창욱 연구원이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기술적 부분이 막힐 때에는 스마트한 전수진 연구원이 해결사 노릇을 했고,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서비스는 디테일이 생명인데 이 부분은 강은숙 연구원이 꼼꼼하게 챙겨주었습니다.


'하드웨어의 저주'를 팀웍으로 해결하다

  이런 팀웍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가 생각처럼 술술 풀린 것은 아닙니다. ‘하드웨어의 저주’라는 에피소드도 있었죠. 총 세 개의 거울을 만들기로 했는데, 첫째 거울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서 시험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두 개는 시행착오없이 완벽하게 만들어 두 개의 공모전에 각각 출품 할 계획이었죠. 이것들을 나중에 팀원들이 하나씩 소장하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거울 제작에 착수. 유리에 필름을 붙이는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발품을 팔아서 결국엔 노하우를 터득하였습니다. 그런데 모니터는 실제로 붙여보니 너무 작아 조금 어색해 보였죠.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첫째 거울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노하우도 쌓였으니 둘째 거울은 손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소프트웨어 기능 개발에 전념했습니다. 공모전을 2주 앞두고 거울 제작에 착수했고, 이전 경험을 토대로 필름도 더 질 좋은 것으로, 모니터 사이즈도 좀 더 큰 것으로 선택했고, 액자틀도 직접 제작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예상은 늘 그렇듯 낙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로 산 필름을 붙여보니 예상했던 것과 달리 반사율과 투과율 문제가 발생하여, 부랴부랴 첫째 사용한 필름을 급구해서 유리에 접착하는 과정에서 유리가 깨져버렸고, 다시 시도해 접착은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큰 모니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유리가 또다시 깨지고 말았습니다. 나름 경력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세 명이 모였으니 개발쯤이야 후닥닥 해치워버릴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실상은 녹록치 않았던 거죠. 


  우리 팀은 퇴근 후와 주말 밖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작업시간은 턱없이 부족했고, 계속된 거울 제작의 실패 때문에 첫 번째 완성했던 약간은 부족한(?) 거울을 가지고 대회에 참가해야했습니다. 우리의 팀의 열심을 높게 사주셔서 공모전 당일 새벽까지 거울 제작에 도움을 주신 사장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저주’는 마지막까지 저희를 괴롭혔습니다. 공모전 행사를 야외에서 하는 바람에 대낮에는 밝은 햇빛 때문에 거울화면이 잘 보이지 않고, 주변 소음이 심해서 사용자의 음성이 개발 당시만큼 잘 인식되지 않았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연 중에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하였지요. 재치를 발휘해, 거울의 반사는 박스와 천을 이용하고, 마이크는 미리 만들어 둔 모바일 앱으로 음성을 전달하여 임시변통하는 식으로 해결했습니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된 순간이었지만 그때 그때마다 머리를 맞대며 마음을 모았던 것이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져 메디치 상과 함께 100만원 상금을 수상하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삶의 그림자 같은 기술을 개발하는 팀, ZILI

  ‘The ZILI’는 5년차, 7년차, 10년차 소트프웨어 개발자로 구성된 팀입니다. 저희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떼 돈 벌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인류 공통의 문제를 우리가 가진 기술로 해결하고, 이를 통한 자아실현이 목적입니다. 혁신을 추구하고, 모험적 도전으로 얻은 가치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더 나은 가치를 함께 추구해 나가기 위한 문명의 등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 30분씩 토론으로 시작하고, 일단 모이면 시도 때도 없이 또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우리 삶에 필요한 좋은 아이디어들은 다 같이 뚝딱 만들어보곤 합니다. 비슷한 생각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행한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니까요. “바보야! 문제는 실행이야! Idiots, Action is Problem!”

  그리고 저희는 일 자체보다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공통된 비전과 가치의 공유가 없었다면 개성이 너무도 뚜렷한 세 명이 한 팀이 되는 것은 동화 속 이야기에나 가능할 일일 것입니다.


  * ZILI는 그리스어로 ‘그림자’입니다. 우리 뒤에서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며 인류를 이롭게하는 가치있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입니다.


모두의 연구소 The ZILI 팀

강은숙 thezili.eunsook@gmail.com

전수진 thezili.soojin@gmail.com

전창욱 thezili.changwook@gmail.com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88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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