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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여유’의 두 바퀴를 끼고 달린 제주도 자전거 여행

2018년 4월호(제 102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4. 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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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전기 - 오빠편]

‘배려’와 ‘여유’의 두 바퀴를 끼고 달린 제주도 자전거 여행


  여행을 갈 때 마다 배우게 되는 것이 꼭 있는데,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 알게 된 것은 ‘배려’와 ‘여유’인 것 같습니다.

  이전에 자전거로 제주도를 돌아 본 경험은 있었지만, 그 땐 어른들이 함께 했고, 기간도 너무 짧았죠. 그래서 이번엔 저와 친구들끼리 다시 한 번 제주도 자전거 일주에 도전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제주도 뿐 아니라, 울릉도와 동해안 등으로 자전거 여행을 해본 저에게, 이제 자전거를 막 타기 시작한, 그것도 친구처럼 지내기는 하지만 누나와 여동생과 함께 여행을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저는 일찍부터 연습 계획과 코스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경험이 없는 누나와 동생은 너무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계획을 짜고 먼저 평지에서 자전거 타는 연습을 했고, 조금씩 거리를 늘리고 난이도를 높여가며 연습을 했습니다. 하지만 한창 추운 때라 계획에 오차가 생길 때도 많았지요. 이전 같으면 내일도 아닌데 하고 내 일에만 집중했을 테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여행의 선배로서 둘을 챙기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여행을 하는 중에도 누나와 동생이 뒤처질 뿐 아니라, 제주도까지 왔는데도 여행을 즐기지 못하고 숙소에 도착하는 것만 걱정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종종 나만 의지하는 것 같아 화가 나서 다툰 적도 있고요. 하지만 조금 생각해 보니 누나와 동생에게 모든 것들이 생소할 수밖에 없을 것 같고, 자전거도 서툰 것을 알고 있었기에 좀 더 기다려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서로 서로 노력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저도 다시금 힘이 났습니다. 이전에는 그냥 짜증과 화를 내며 감정적으로 행동했다면 다른 사람의 사정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배려가 무엇인지 조금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예전 자전거 여행 때는 시간이 촉박해서도 그랬지만, 여행 도중 항상 제 안에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시간까지 목표지점에 못 가면 어떡하지? 밥은 어디서 먹나? 나쁜 사람 만나면 안 되는데...’ 물론 이번 여행에서도 이런 걱정이 완전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저 스스로 침착함과 여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늦을 것 같더라도 ‘뭐 밤에 라이딩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라고 생각하거나 길을 잃어버려도 ‘뭐 이런 좁은 곳에서 거기가 거기 아니겠어?’하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지요. 이번 여행에서는 이런 여유로움 속에서 이전 여행에서 맛볼 수 없었던 라이딩의 즐거움과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배려’와 ‘여유’라는 새로운 경험으로 일주한 제주도 자전거 여행은 저에게 매우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고예찬 (고1)

rhtndud1020@naver.cm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102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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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제주도 자전거 여행기 - 오빠편]

제 102호 ‘배려’와 ‘여유’의 두 바퀴를 끼고 달린 제주도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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