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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슬로시티 제천 ‘옥순정 국궁체험장’

2018년 8월호(제10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8. 2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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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국궁 체험장을 찾아서]



충북 슬로시티 제천

 ‘옥순정 국궁체험장’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태산처럼 받쳐 쥐고, 호랑이의 꼬리처럼 말아 쏘아라.”   - 최종병기 활




지난 5월, 충북 슬로시티 제천 수산면에 위치한‘옥순정 국궁체험장’(이하 옥순정 국궁장)을 찾았습니다. 제가 사는 산본에도 국궁장이 있어서 아주 낯설지는 않았습니다만, 그곳은 무언가 달라보였습니다. 그건 바로 국궁을 설명 하는‘권이선’사무국장님의 열정이었습니다. 전통 활쏘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그의 설명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서슴없이 활을 잡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이 주인공인 권이선 사무국장을 통해‘옥순정 국궁체험장’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국궁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

저는 원래 충북 수산면 출신이지만, 1999년도 까지 타지에서 생활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수산면에서 시골지역의 정보화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궁 배울 사람을 신청 받는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활쏘기는 다른 운동에 비해 운동이 되지 않고, 지루할거 같았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이것만큼 재미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운동이 없더라고요.


‘옥순정 국궁체험장’의 탄생

 ‘옥순정 국궁체험장’은 수산면이‘슬로시티’국제 인증을 받으면서 전통무예인 국궁을 체험사업화 해보자는 취지로 2014년에 조성했습니다. 

저는 2012년 슬로시티 인증당시부터 사무국장을 맡아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 중에 있었지요. 막상 2014년 체험장이 조성되었지만, 선뜻 운영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시골까지 활쏘기 체험을 하러 사람들이 오겠느냐는 의문 때문이었겠지요.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다 본격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6년 초에 관심 있는 회원 6명과 규합하여 전통 활쏘기 체험법인으로 전환하고, 이전의 예약제가 아닌 상시운영제로 바꾼 뒤, 마을에 있는 다른 체험장들과 연계하면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운영 첫해에 약 4,800여명의 체험객이 방문하였고, 2017년에는 약 두배에 가까운 8,000여명의 체험객이 방문해 지금은 제천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체험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국궁과 양궁의 차이

먼저 국궁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임금의 스포츠로써 활을 쏘아 표적을 맞추어 승부를 겨루는 우리나라 전통 무술입니다. 양궁과의 큰 차이점은 안전장치, 회전비행 보정기, 조준기, 무게 조절기 등 다양한 부가장치들이 달려있지 않은‘원시 활’의 형태를 가지고 겨룬다는 점입니다. 또한, 발 자세도 국궁은 과녁을 마주보고, 양궁은 과녁을 옆으로 보고 활을 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양궁은 활시위를 두 손가락으로 잡고, 국궁은 엄지로 잡는다는 것도 다른 점입니다. 


국궁을 하게 될 때 좋은 점

국궁은 팔 힘만으로 활을 쏜다고 생각하실텐데 실은 발을 비롯한 전신운동입니다. 처음 활을 쏘기 위해 발 자리에 서면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어야하고, 마음을 비우고 단전에 기를 모아서 쏘기 때문입니다. 오십 견등의 재활운동이나 예방에도 활쏘기는 아주 좋습니다. 또한 활은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쏠 수 있는데 실제 대회장에는 90세가 넘는 어르신들도 참여하고 있지요. 전국 각지에서 활쏘기대회가 거의 매주 열리고 있어 자신의 기량을 평가 받고 뽐낼 수 있는 기회도 아주 많습니다. 건강과 취미생활에 좋은 우리 전통 활쏘기를 많이들 배워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국궁장은 우리 전통무예를 수련하는 곳이니 예의를 갖추고 조용히 관람해야 합니다. 


우리 전통 활쏘기 체험장은 쉽게 접할 수가 없어요.  

전국에 약 360여개의 활터가 있고(지자체별로 최소 1군데 이상 있다고 보면 됨), 약 10,000여명의 회원이 대한체육회에 등록하여 즐기고 있습니다. 활터에 회원으로 정식 등록하고 약 3개월정도 연습 후, 실제 145m를 쏘아보면 국궁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활터가 대부분 공원이나 산속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인근 활터를 검색해보거나 대한궁도협회 홈페이지, 디지털 국궁신문 사이트를 이용하면 국궁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체험장을 운영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죠. 전국에 많은 국궁장중에서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곳은‘수원화성’과‘옥순정 국궁장’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옥순정 국궁장은 활쏘기 자세나 장비 면에서 전통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때론 힘들어도 우리 활을 알릴 수 있고, 명맥을 유지해 간다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답니다.


전통 활 제조과정과 실제 전투에서의 활용

우리 활에는 목궁, 각궁, 예궁, 철궁 등이 있는데, 대표적인 각궁은 물소 뿔, 대나무, 뽕나무, 소 힘줄 등을‘민어부레풀’로 붙여 만든 복합궁으로, 약 2000여 년 전부터 이런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만들어 왔습니다. 고려 말 이성계의‘위하도회군’명분 중에‘장마철이라 각궁을 올릴 수 없어 전투를 못한다.’고 할 정도로 우리 활은 전투에 핵심적인 무기였습니다. 예로부터 중국은 창, 일본은 칼, 우리나라는 활이 우수하였는데, 그 무수한 외세의 침략 속에서도 각궁은 명맥을 이어와 지금도 이를 만드는 장인들이 있고, 각궁으로만 진행하는 활쏘기 대회도 있습니다. 


국궁을 비롯한 전통놀이에 대한 사람들의 실제적인 관심을 높이기 위한 전략

옥순정 국궁장에서는 국궁체험뿐만이 아니라 다른 전통놀이 체험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인력과 장비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경험한 만큼 알게 된다’는 작은 진리를 꾸준하게 실천하려 합니다. 사람들이 국궁을 체험하며 활을 만져보고, 몸에 붙여보고, 직접 활 시위를 당겨볼 때, 비로소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들을 가지게 되지요. 저는 이게 지식을 가르치는 것 이상으로 귀하다 생각합니다. 물론 보여주기 식이 아닌 전통놀이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실제적인 지원도 많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시민들께 한마디... 

슬로시티 제천 수산에는 측백나무 숲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측백나무로는‘대구 도동’이 유명하지만, 수산에 조성된 측백나무 숲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직접 걸을 수 있는 숲길입니다. 그 외에도 측백나무를 활용한 족욕체험, 버닝체험, 측백비누, 측백방향제 만들기 체험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측백나무는 먹으면 신선이 된다고 할 정도로 귀하게 여긴 나무입니다. 특히나 바쁘고 마음에 여유가 없는 현대를 살아가는 분들께 측백나무숲 체험을 통해 신선이 되어 보시길 권합니다. 



옥순정 국궁체험장
충북제천시 수산면 수산리 25-1 옥순봉 생태공원 내
043-642-8311, 010-3725-6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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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사냥
고예찬 (고1)

저 멀리 상을 목에 건 멧돼지가 달려온다.
나와 동료들은 사냥꾼이 되어 멧돼지를 겨냥한다.
‘퉁’팽팽한 활줄이 놓이며 울리는 진동과 동시에 
바람을 가르며 화살이 날아간다.
모두들 멧돼지를 잡겠다는 열의에 불타 올라 정신없이 활을 쏘아 댄다.
화살이 하나하나 줄어갈수록 늘어가는 초조함과 두려움
활 하나하나에 신중함은 커져간다.
이미 빈틈이 보이지 않는 벌집이 된 과녁이지만, 
그 중앙에서 멧돼지는 여전히 살아남아 돌진해 온다.
마지막 남은 한발, 당겨보았지만
역시나 스쳐 지나가 버리는 화살
모두들 마치 멧돼지에게 한방 씩 들이 받친 듯 쓰러져 
텅 빈 활통만 아쉬운 듯 바라보고 있다. 

詩作 해설
제천‘옥순정 국궁장’에서의 활쏘기 체험을 통해 경험했던 생각과 느낌을 묘사해보았습니다. 최종목표인 과녁 중앙에는 멧돼지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시를 쓰며 과녁위에 멧돼지를 우리 삶에서 노력하며 이루어 내고자 하는 목표라고 생각해보았습니다. 
각 사람들에게 다양한 의미를 가지는 목표들, 꿈, 삶의 고민, 성공...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성취하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마치 과녁을 조준했지만, 화살은 다른 곳으로 가듯, 자신의‘목표’까지 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지를 활쏘기를 통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6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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