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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문화를 통해서 본 중국’

2018년 11월호(제109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11. 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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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음식문화]


‘음식 문화를 통해서 본 중국’



 중국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 두가지가 있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못하는 것이 있는데 땅이 워낙 넓어서 평생을 다녀도 자기 나라를 다 가 보지 못한다는 것과 음식의 종류가 너무나 많아서 평생을 먹어도 다 못 먹어본다는 것이죠. 오죽하면 ‘항공모함이나 비행기를 빼놓고는 모든 것을 식재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곳이 중국이다’라는 속담이 있겠습니까? 기괴한 것들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닌 하나의 문화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9월 말, 9박 10일의 공동체 여행을 통해서 경험한 중국만의 식문화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중국식 문화를 대표하는 회전 원탁 문화

 중국 음식은 종류가 너무 많아 중국인들조차 메뉴판에 적힌 이름만 가지고는 어떤 음식인지 알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음식을 주문하는 일도 만만치 않고요. 중국에서는 의식주(衣食住) 대신 ‘식의주’(食衣住)라는 말이 쓰일 정도로 식생활을 아주 중요시 합니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음식으로 몸을 보신하고 병을 예방, 치료하여 장수하는 데  많은 관심을 두었습니다. 이것을 ‘의식동원’(医食同源, 의약과 음식은 본래 그 뿌리가 같다)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 때문인지 한국에서는 음식 재료로 사용하지 않은 곰, 자라, 쥐, 전갈, 벌레 등의 독특한 재료들을 사용해 왔습니다. 심지어 뱀까지도 말입니다. 우리 일행이 도착한 첫날, 우리는 광동 요리전문점인줄 알고 들어갔던 곳도 식사 후에 알게 되었지만 뱀 요리 전문점이었습니다. 알고 나니 약간 으스스한 기분이 들더군요. 이런 혐오스런 야생동물들까지 요리 재료가 되니 음식의 종류가 많은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겠지요. 



 음식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음식의 양도 많아서 아주 큰 접시에 담아 식탁에 올리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함께 식사하기에는 회전 원탁이 가장 효율적인 듯합니다. 요리를 원탁위에 놓고 원탁을 돌려 자기 차례가 되면 원하는 요리를 먹을 만큼 자기 접시에 덜어 먹는 방식이기에, 서양처럼 음식담은 접시를 일일이 옆자리로 이동할 필요도 없고, 뷔페식으로 개개인이 자리를 뜨며 음식을 가져오는 부산함도 없으니, 이런 장점 때문에 중국의 가정과 음식점에서 회전 테이블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나름 중국인들의 지혜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2~3시간 술과 음식을 먹고 마시며 식탁의 향연을 즐기는 일들은 다반사입니다. 이러한 원탁의 식탁교제는 중국인들에게 배만 채우면 되는 것이 아닌 인간관계의 화해와 꽌시(관계)비즈니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체면을 중시하는 식문화

 여행하기 전에 중국문화에 관해 공부한 바로는 중국인 집에 초청되어 갔을 때 음식 접시를 싹 비워서 먹으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배부르게는 먹지만 접시는 비우지 않는 것이 식사예절이라고 합니다. 주인은 손님을 최대한 정성스럽게 대접했음을 보이기 위해 손님의 기대 이상으로 음식을 많이 준비해야 하고, 손님은 주인 체면을 생각해서 음식을 남겨야 한다고 하네요. 이것이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인의 음식문화라고 합니다. 사람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접대하는 풍습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없는 예절이지만, 중국에서는 초대하는 주인이나 초대받는 손님이나 조금은 부담스러운 자리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식재료는 육류, 생선, 채소류로 균형을 맞춰야하고, 완성되면 색깔도 맞추어야 하고, 아무리 잘 만든 요리라도 순서에 따라 올려야 한답니다. 후반부에는 반드시 생선찜이나, 튀긴 물고기가 보기 좋게 장식되어 나옵니다. 만약 중국인들의 식탁에 생선이 없으면 손님을 제대로 접대하지 않은 게 됩니다. 마지막에는 면이나 밥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는데요. 이렇듯이 주인은 몇 배로 신경을 써서 식사를 준비해야 하죠. 
 식탁문화 속에서 얼핏 풍성하고 자유로운 듯한데,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까다로운 격식이 중국인 식탁아래에 존재하죠. 깍쟁이처럼 실속을 따지고, 타인은 안하무인인 태도 이면에 아직도 중국사회에서는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가 바탕을 이루고 있는 듯합니다. 

현선효즙 조현선
hyunseon.hyo@gmail.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9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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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happytownculturestory.tistory.com/372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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