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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대화를 주문하세요~" 동네 주민의 좋은 친구 '파스타카페가든'

기업/창조기업들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6. 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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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대화를 주문하세요~"

동네 주민의 좋은 친구 '파스타카페가든'

< 이번호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다양한 창업을 시도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을 꿈꾸는 ‘파스타카페가든’ 최범용 대표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디자이너에서 사업가로의 변천사

  저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1993년 첫 직장인 연세대학교의료원 환경디자인팀에서 디자이너를 시작으로 병원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지금의 세브란스병원의 멋진 모습은 바로 그때 디자인한 것이지요. 그 후 200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홍보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디자이너로서는 성과가 나와도 빠른 승진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그곳에서 저는 마케팅을 위해 해외를 다니는 기회가 많았는데, 디자인했던 감각으로 병원의 이미지를 잘 부각시켜 인정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 저는 1년 중 반은 집에 들어가지 않고 회사에서 먹고 자며 정말 열심히 일했죠. 그러던 중 갑자기 과로로 쓰러졌고, 이 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쉼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하지만 다른 직업이 없었던 저는 먹고 살려다 보니, 평상시에 요리를 즐겨했던 취미로‘고려’라는 한식당을 일본 오키나와에 오픈했습니다. 사실 쉬러 왔는데… 웬걸, 점점 일이 재미있어지는 겁니다.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일본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한국어를 사용하고 싶어 오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들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가게 일이 너무 바빠 일본어를 배울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 5년이 흘렀을까요?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모든 것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아버님의 수술 후, 2015년에 저는 다시 평소 꿈꾸던 사회적 기업을 하고자 중고 의류리사이클링사업에 도전했습니다. 밤새 중고물품을 정리하고 새벽에 자고 아침에 출근하는 생활로 몸은 지쳐갔고, 전 다시 쓰러져 몸 한쪽이 마비되고 말았습니다. 돈과 건강을 동시에 모두 잃어버릴 위기가 찾아온 거죠. 절망의 끝에서 가족의 도움이 없었다면 최악의 상황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비록 돈은 모으지 못했지만 이때의 경험을 통해 기업운영을 위해서는 수익구조가 선순환 되어야 한다는 교훈과 함께 가족의 소중함도 배우게 되었죠. 그리고 일반인이 좀 더 쉽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의‘파스타카페가든’입니다. 마침 커피숍을 운영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스타벅스 등 대형 커피숍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의 커피숍을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파스타카페로 바꾸어 운영을 시작했고, 무연고 지역에 따로 사업장을 하나 더 내어 이 모델을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파스타카페가든’만의 특징

  ‘좋은 재료’와 ‘내 집에서 집 밥을 만들 듯 조리한다’는 것입니다. 파스타 소스도 꾸준히 연구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인사와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저희 카페의 특징이지요. 고객이 들어올 때, 주문받을 때, 주문 확인할 때, 식사를 내올 때, 계산하고 나갈 때, 한 두 번이 아닌 보통 5번 이상 손님에게 말을 건넵니다. 남다른 비법이라기보다 가족처럼 대화하려는 것이고, 그래야 손님들도 가족처럼 편하게 느끼게 되니까요. 물론 ‘가격’도 저렴하게 책정했지요. 스파게티 혹은 피자, 파스타하면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 누구나 즐기기 위해 가격을 낮추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커피’와 같은 개념으로 매일 그날의 이벤트로 ‘오늘의 메뉴’를 소개하고 평상시와 다른 맛을 경험하도록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붐비는 마케팅
  어머니가 화훼업을 하시는데, 지원해주신 꽃을 샵인샵(shop in shop) 형식으로 판매하여 매출을 높이고 있습니다. 대만에서 들여온 난으로 가게를 꾸며놓고, 손님들이 화초를 사러 왔다가 식사도 하고, 식사를 하다가 화초도 살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언제나 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한적한 3시부터 5시를 활용해 원예수업을 무료로 진행합니다. 처음에는 지역주민에게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것인데, 지금은 매장의 인지도를 높이게 되었고 마케팅이 저절로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여기가 식당이 아니라 문화센터 같다고 하시기도 하죠.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

  지역 내 야학선생님이 계셨습니다. 학생들에게 재능기부 뿐 아니라 월급의 일정액을 장학금으로 주시는 분이었는데, 감동을 받아 학생들을 초대해서 파스타를 함께 먹은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가게를 일부러 번화가가 아닌 일반 동네에서 시작한 이유도 이런 일들이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친 모습으로 찾아온 직장인도 있었는데, 맛있는 파스타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기도 했지요.

 

 앞으로의 ‘파스타카페가든’

  먼저는 손님들이 진솔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되어, 쉼과 용기를 얻어 가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또 무료급식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파스타를 제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매주 금요일이면 일찍 가게 문을 닫고 복지관에서 무료로 스파게티를 만드는데, 이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주는 것(마이너스)이 복이 되는(플러스) 특이한 경험을 한다고나 할까요. 나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이라고 하지만 저의 수입을 조금이라도 줄여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는 것이죠. 먼 미래에는 푸드 트럭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연계해 어디든 갈 수 있는 파스타집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마디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사업을 시작하려면 우선 자기를 냉정히 평가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내 자산, 부채, 전문성 등 실행 가능한 모든 상황을 파악하는 게 시작이자 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업 전 미리 준비해 둔 아이디어를 실제 상황에 잘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며, 하고자 하는 사업의 현재 시장을 알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 사업에 미리 직원으로 들어가 체험하고 적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관리를 잘하는 것입니다. 사장은 쉬는 날도 계속 일하니까요. 특히 운동, 취미생활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갑자기 찾아 온 과로로 고생을 했지 않습니까? 건강을 잃어버린다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까요.

 

 

 

< 디자이너에서 마케터까지 다양한 경력을 포기하고 진짜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최범용 대표에게서 여유와 도전정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 혼자 잘먹고 잘사는 문화가 아니라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창업자의 소망대로 '파스타카페가든'이 발전해 가길 기대합니다. >

 

파스타카페가든 대표 최범용
서울 구로구 오류로8길 72
 010-3015-0148
*월요일 휴무, 평일 11am~9pm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1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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