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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는 법

2019년 1월호(제111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3. 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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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rospective & prospective 18]


새해를 맞이하는 법


어느덧 달력의 마지막 장 12월입니다.

모두 다 느끼겠지만 세월의 체감속도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가속도가 붙는 것 같습니다. 하나, 둘 늘어가는 송년회 약속을 보며 저의 2018년도 저물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맘 때쯤이면 각 방송사에서도 연예대상, 방송대상 등을 치르면서 1년 동안 고생한 배우와 스탭들을 치하하고 한 해를 마무리하곤 합니다. 어디나 그들만의 한해를 마무리하는 방법이 있는 거겠지요. 

매사 맺고 끊는 것이 정확해야 직성이 풀리는 저는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치르는 저만의 의식이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매년 12월 말부터 그 이듬해 1월 초까지 1년을 살아내면서 기억에 남는 저만의 각 부문 ‘올해의 베스트’를 선정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올해 본 공연 중 가장 좋았던 공연 1위, 2위, 3위는?’, ‘올해 처음 만난 사람 중 인상 깊었던 사람은?’, ‘올해 떠난 여행 중 감동적이었던 여행지는?’, ‘올해 있었던 일들 중 가장 후회스러운 일은?’등 이렇게 12월에는 1년을 돌아볼 만한 항목을 찾아 질문지를 만들고 1월에는 그 질문지에 답을 적어 넣으며 한해를 마무리 합니다. 

이런 작업을 신입시절부터 매년 해왔으니 20년이 넘었네요. 지난날들의 자료를 살펴보니 제가 살아왔던 시절의 기억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아~ 이때 이런 일이 있었구나... 이때 이런 사람들을 만났었구나...’ 

처음 이 작업을 시작한 목적은 단순히 기억을 반추하며 한해의 마무리를 저만의 방법으로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해 한 해 자료들이 쌓여가고 이 방법이 저에게는 새로운 해를 열심히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한해를 정리하는 방법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해를 준비하는 의식인지도 모릅니다.



-  2018년 손미정의 ‘올해의 베스트’-


1. 올해 갔던 여행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1) 인도네시아 발리의 요가반 스튜디오 : 복직을 한 달 앞두고 떠났던 요가여행, 이곳에 가려고 1년간 요가를 배움. 내 인생 후반기의 건강관리를 위해 요가, 명상을 하기로 함.

   2) 하꼬네 나루카와 미술관에서 바라본 후지산 : 10번을 가도 온전한 후지산의 모습을 한 번 볼까말까 하다는데 기막히게 좋은 날씨가 가져다준 후지산의 정기를 그대로 받음.

   3) 제주도 성산에서 본 일출 : 바람이 무지막지하게 불어 춥긴 했지만 뜨거운 해를 보는 순간 모든 불만이 사라질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받음.


2. 올해 했던 일 중 가장 후회스러운 일 세 가지는?

   1) 아직은 건강 회복기라는 이유로 독서를 소홀히 함. 인풋(input)이 있어야 아웃풋(output)이 되는 법인데 글 쓰는 작업을 할 때마다 대가를 치르고 있음. 2019년엔 가열차게 독서할 것임.

   2) 집에 있는 물건의 30%는 처분하기로 한 것을 아직 실행 하지 못함.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는 첫걸음으로 1년간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을 과감히 없애면 가벼운 삶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음. 2019년 2월까지 처분 할 것임.

   3) 가족에게 더 많은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아직 부족한 것 같음. 닭살이란 소릴 듣더라도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로 함.

   (... 중략)


이렇게 저는 연말 ‘올드랭 사인’의 노래를 들으며 거의 20개가 넘는 항목들의 올해의 베스트 질문에 한 줄 한 줄 답을 찾아갈 것입니다. 답을 쓰면서 1년을 되돌아보고 또 1년을 계획하겠지요. 매 해 여러분만의 ‘올해의 베스트’를 선정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술의 전당

미술부 차장 손미정

mirha2000@naver.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1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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