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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우리 동네가 밝아졌네! 하람아트플라워!

2019년 1월호(제111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3. 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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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동네꽃집 이야기]

 어? 우리 동네가 밝아졌네!

‘하람아트플라워


 어두침침한 동네 사거리, 아저씨들이 담배 피우고 막걸리 마시던 칙칙한 가게가 언제부턴가 환한 불빛과 예쁜 꽃들로 오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동네가 밝아진 거죠. 유난히도 더웠던 지난 여름, 더위와 씨름하다가 밤에 산책을 하며 그 꽃집 앞을 서성거렸습니다. 이 꽃, 저 꽃 향기도 맡고, 어제와 다른 꽃이 뭐가 있나 살피기도 하고요. 밤에도 꽃을 안으로 들여놓지 않으니 지나가는 이들이 구경하며 예쁘다고 쓰다듬기도 하거든요. ‘쥔장이 뉘길래 꽃을 이리도 인심좋게 방치하는가? 밤에 꽃 도둑이 훔쳐가면 어쩔라고? ’우리 동네를 밝히고 있는 ‘하람아트플라워’ 쥔장이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처음부터 꽃을 좋아해서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원래는 건축을 전공하여 인테리어공사 현장기사를 했지요. 현장에서 뛰다가 결혼해 아이를 키우다보니 건축설계사 자격증이 있어도 다시 취업한다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 자연히 경력단절이 되더군요. 저는 뭐든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웬만하면 책으로 독학을 하다시피 했는데, 꽃은 독학으로 꽂아지는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8년 전 취미로 시작했던 화훼가 생각보다 전문적인 분야가 많은걸 알고 정식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국내에서 인정을 해주는 것이 국가자격증이기에 화훼기능사 자격증도 따고 사단법인의 꽃예술디자인과 플로랄디자인의 지도사자격증, 원예복지사자격증을 취득했지만 무언가 부족한 듯 하여 여기저기 찾아보니 플로리스트 과정 중에서도 상업용 플로랄디자인에 미적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미국 텍사스 A&M 대학의 아메리칸 벤즈’과정이 있더군요. 우리나라로 말하면 전문대 과정이죠. 유일하게 우리나라에 지사를 두고 한국에서도 미국 대학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과정인데 이 과정을 다 마치고 나니 아이들도 제법 자라 이제 나를 위해 뭔가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꽃집은 나 스스로의 독립을 위해서 하게 되었어요. 남편만 의지하고, 자식만 바라보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꽃집을 시작하기 전에는 오픈마켓과 레슨, 원예복지 일을 했습니다. 꽃다발·꽃꽂이 등의 절화, 화분에 심는 분화, 시들지 않는 생화를 이용한 프리저브드 등의 개인레슨과 지자체 수업보조강사로 활동했어요. 대개는 ‘꽃은 그냥 꽂거나 심으면 되지 뭘 이런 걸 배우나?’하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꽃들을 다루는 기술이 여러 가지임을 아시고 생각이 바뀌어 가셨어요. 수업과 함께 플리마켓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도 하고 전시회, 잡지에 연재도 하면서 플로리스트로 4년 이상 꾸준히 활동했고, 현재도 꽃집을 운영하면서 ‘한국꽃예술작가협회의 초향꽃예술중앙회’ 교육이사로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되었던 때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아인분들과 개개인의 사정으로 학교 밖으로 나와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수업이었어요. 아직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플로리스트수업을 열심히 들으며 하나라도 더 알아가려 열심 질문하고 따라오는 모습을 보는 게 도리어 저에겐 큰 힘이고 행운이었죠. 일반인들도 조금은 따라오기 어려운 수업인데도 서툴지만 열심히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거든요. 꽃집을 운영하는 것은 겉에서 보는 것처럼 우아하지만은 않답니다.(웃음) 육체노동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많은 부분을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해서 힘에 부칠 때도 있습니다. 꽃을 보니까 예쁘고 좋긴 한데 정말 할 일이 많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마다 관리하는 게 다 다르니까요. 


 사람들이 요즘 같은 불경기에 동네꽃집이 운영 되냐고 많이들 물어봅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해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남들보다 다른 특별한 꽃집이 되려고 노력합니다”라고요. ‘이 꽃집은 뭔가 다르고 특별하다’는 인식이 중요해요. 예를 들면‘하람아트플라워’에 가면 식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들이 있더라 하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 꽃집은 동네 열린 사랑방처럼 누구나 편안하게 들어오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픈한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그동안 정신없이 움직였는데 좀 더 안정이 되면 청소년 수업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예전에 청소년 직업체험과정으로 하던 수업인데 중·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색다른 체험으로 활기를 주고 그들과 함께 대화하며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런 청소년들에게도 소망과 희망이 있으니까요. 순수함과 열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가 애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런 일들에 더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꽃집이 잘 운영되어야겠죠.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전문플로리스트로서, 사업가로서 든든히 자리잡아가려고 합니다.





플로리스트 정선미

서울시 노원구 한글비석로 47길47, 010-4282-0959

blog.naver.com/haramart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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