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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물들이는 ‘섬기는 리더십’

2019년 11월호(121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11. 2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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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물들이는 
‘섬기는 리더십’

평생 가정도 잘 돌보지 않을 정도로 사업에만 몰두하며 살아오던 저는 2005년경 종교적 회심을 통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되었습니다. 나 위주의 삶에서 가족과 이웃을 위한 삶으로 목적과 목표가 180도 바뀌게 되었던 것이죠. 
처음에는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봉사였지만, 그 봉사는 저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바꾸었고, 지금은 경희의료원에서 자원봉사자와 교직원 친절교육의 강사로 서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자원봉사를 통해 변화된 제 삶에 대해 나누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에서 친절교육 강사까지
2008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시작한 자원봉사는 2014년부터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경희의료원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경희의료원은 자원봉사가 체계적이지 못했고 제한된 분야에서만 자원봉사자들이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고객 접점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교직원들의 고객을 대하는 태도도 제 눈에는 친절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의료원에서는 교직원을 상대로 정기적인 CS교육(Customer Service, 친절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큰 효과는 얻지 못하는 형식적인 것 같았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경희의료원 자원봉사를 시작하면서 담당자에게 ‘동행 안내 봉사’(자원봉사자가 고객을 원하는 곳까지 동행하여 안내하는 봉사)를 제안했고, 그동안 제가 쌓아왔던 노하우를 전해줌으로 자원봉사 매뉴얼을 만드는데 일조했습니다.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여 복잡한 민원부서마다 찾아다니며 직원들을 도와주고,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제 모습을 통해 교직원들이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무뚝뚝하던 보안팀 직원들이 얼굴에 미소를 보이며 상냥하게 안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가장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수납창구 직원들의 친절도 크게 향상되어 고객들의 불만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수납창구 직원들은 한 사람이 하루에 150명 넘는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웬만한 인내심으로는 버티기 힘든 업무인데 그 분들이 변하는 모습에 너무 고마웠습니다. 역시 경희의료원에서도 저의 열심을 인정받아 자원봉사자와 교직원의 친절교육도 정기적으로 강의하게 되었습니다. 


친절 교육의 핵심 
제가 친절교육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섬김의 리더십’입니다. 어떤 조직이나 공동체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항상 필요한 곳에 존재하는 리더. 궂은 일을 솔선수범하며, 낮은 자세로 온유하며 겸손하게 행동하고 조직이나 공동체의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리더. 그 사람만 보면 즐겁고, 그 사람만 보면 어려운 일이라도 함께하고 싶은 사람, 이런 섬김의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교육하고, 저도 그렇게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느끼는 보람
작은 일이 큰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의 작은 봉사로 인해 환자나 환자의 가족이 위로받고 감사의 뜻을 표할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저 자신도 기억이 나지 않는 분이 진료나 업무를 다 마친 후 돌아가면서 일부러 저에게 찾아와 감사의 표시를 할 때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반대로 열심히 도와드리는 데도 불만을 표시할 때는 실망감과 회의를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동료 봉사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해야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됩니다.” 그런데 막상 봉사 현장에서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병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입니다. 병원에 오는 모든 사람들은 심신이 약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람처럼 대해서는 안됩니다. 어린아이 돌보듯 해야 하고, 인내심도 필요합니다.


새로운 봉사자의 삶을 살고자 하는 분들에게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왜 봉사를 하지 않나?’라는 질문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즉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봉사해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기존에 봉사하시는 분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봉사에 대해 널리 알리고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한 실험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중 정기적으로 봉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건강지수를 비교했더니 정기적으로 봉사하는 사람의 건강지수가 모든 면에서 월등히 높았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면서 또 나를 위한 것이므로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시는 분들께 정기적인 봉사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습니다.


내 삶의 가치와 의미
2008년 세브란스병원을 시작으로 2019년 지금 있는 경희의료원까지, 자원봉사를 시작한 지 햇수로 11년째입니다. 저로 인해서 어떤 조직이나 공동체가 긍정적인 발전을 하고 구성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삶이었다고 생각합니다. 60대 중반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로 고민하는 여느 장년층들과 달리 남을 위해 나의 시간과 노력과 재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삶의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10년 정도 더 봉사활동을 지속함으로 인생의 후배들에게 가치 있는 삶의 모범을 보이고 나아가 저 자신의 삶도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위하고 자신의 가족을 위한 삶도 중요하지만, 남을 위해 사는 삶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장 귀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사소하고 작은 섬김의 삶도 분명 귀한 삶의 의미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경희의료원 대표 자원봉사자 임영우
young880@paran.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1>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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