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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담은 그림

2020년 6월호(128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8. 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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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에 담긴 당신의 마음 이야기 1]

마음을 담은 그림

 

어떤 그림 앞에 멈춰 서서 한참동안 바라본 경험이 있나요? 
마음이 힘든 어느 날, 평소 관심 갖지 않았던 그림이 유독 눈에 들어온 적이 있으세요?
그림에 얽힌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그림이 달라보였던 경험은요?

그림에는 마음이 담깁니다. 그리는 사람의 마음이 담기고, 그림을 보는 사람의 마음이 담기죠. 미술심리 전문가들은 이러한 마음을 해석해서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림으로 마음을 알 수 있을까요? 네모 칸에 집을 함께 그려보겠습니다. (심리 해석을 위한 그림 검사가 아니니 편한 마음으로 그려주세요. 그림검사로 지금 갈등 상황이나 과거의 기억으로 힘들어서 자신의 무의식을 해석해보고 싶다면 반드시 경험이 많은 전문가에게 도움 받기를 추천 드립니다.)

 

그려보셨나요? ‘집을 그려보겠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머릿속에는 집의 형태가 떠오릅니다. 또 집에 대한 감정과 생각도 함께 떠오르겠죠. 밝고 기분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두렵고 불안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어떨까요? 사람마다 집을 그리는 표정과 자세, 선을 그어나가는 힘과 속도가 다를 것입니다. 쉽게 쓱쓱 그려나가는 사람도 있고, 주저하며 선을 그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는 사람도 있겠죠. 완성된 그림을 보고 어떤 감정이 드는지 묻는다면 무슨 답을 하시겠습니까? 이러한 질문과 마주하게 되면 우리는 내가 가진 욕구, 표현하고 싶은 것,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 등 자신의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을 돌아보게 됩니다.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기억이 또렷하게 나타나는 순간이죠. 

마음이 힘들긴 하지만 전문가를 찾을 만큼 심리적인 어려움이 크지 않은 상황도 많습니다. 일상 속에서 그림이 나와 내 마음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코로나19로 아이들과 집 안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가죠. 평소에는 웃으며 넘길 수 있었던 일에 화가 나고 어느 새 무서운 엄마, 나쁜 엄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육아서도 읽고 부모교육도 찾아 들어봤지만 그 순간 뿐! 아이들이 깨면 다시 전쟁 같은 시간이 찾아왔죠.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내가 쏟아내는 감정 표현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의 자존감은 떨어지고 위축될 것 같았죠. 그렇다면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으면 하는지 떠올려봤습니다. 두렵고 힘든 상황에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그림으로 그려보았어요.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은 아이들 인생에 두렵고 어두운 밤 같은 순간, 빛나는 별이 되어 마음에 용기를 줄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강렬하게!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동안 수시로 그림을 보며 심호흡을 하겠다고 다짐했어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거실, 눈에 잘 띄는 곳에 이 그림을 두었습니다. 그림이 눈에 띌 때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죠. ‘지금 내 마음은 어떤 상태지? 지쳤니? 힘드니? 화가 날 것 같니? 그럼 잠깐 방에 들어가볼까?’순간 순간 내 마음을 내가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음은 차분해졌고 화를 내는 대신 잠시 생각할 여유가 생겼어요. 물론 사람이기에 또 감정을 어찌하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오겠죠. 하지만 적어도 이 그림이 눈에 보이는 순간만큼은 조심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노력이 반복된다면 그림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순간도 올 것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작가 헤르만 헤세도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합니다. 극심한 우울증과 자살시도로 힘들어했던 헤세에게 그의 주치의였던 요제프 베른하트르 랑 박사는 자신의 기분과 내면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그림을 그리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은 그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되었고 이후 헤세는 평생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위로와 성찰로 내면을 바라보게 도와주는 그의 작품들은 바로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죠. 

“견딜 수 없는 이 마음의 황폐로부터, 나는 지금껏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일로부터 탈출로를 발견했다. 물감과 페인트를 붓으로 칠하는 작업, 이 작업에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이 예술 작업을 통해 나는 커다란 위안을 받는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내가 쓰는 문학도 한 단계 발전되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뿐만 아니라 내 마음의 깊이도 깊어짐을, 내가 예술을 보는 안목도 깊어짐을 알 수 있다. 나의 글과 나의 그림이 바라보는 저 목표 지점에, 강렬한 잠재성이 이를 그 지점에 절대적이며 숭고한 가치가 있다. 그림 그리기 없이, 나는 지금의 작가가 될 수 없었다.”
- 헤르만 헤세 -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힘들 때, 다짐이 자꾸 무너져 힘을 얻고 싶을 때, 두려웠던 대상을 편안하게 바라보고 싶을 때 온전히 그 감정에 머물러 잠시 자신을 바라봐주세요. 스스로 바라보기 어렵다면 마음을 담은 그림 한 장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직 부담스럽다면 사진도 좋습니다. 종교가 있는 분이라면 종교적 심성으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겠죠. 변하지 않고 늘 그 자리에서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우리가 변화시키고 싶고, 벗어나고 싶은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건강한 방법인지 알려줄 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가요? 잠시 그 자리에서 크게 심호흡하며 고요하게 당신의 마음에 머물러보세요. 어떤 하루를 보냈나요?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당신의 마음을 위해 지금 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리네아스토리 조세화/김민정

lineastory.com

LINEA STORY(리네아스토리)는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컨텐츠 디자인회사입니다.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8>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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