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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스터’를 통해 알아보는 '폰지 사기(Ponzi Scheme)'

금융/금융스토리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7. 2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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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스토리 연재 12]
영화 ‘마스터’를 통해 알아보는 폰지 사기(Ponzi Scheme)’

 

  천 만원을 투자해서 매일 이 만원씩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만약 일억 정도 있다면 한 달에 육백 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겠네요. 그 정도 투자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 받는 직장은 다니지 않아도 될만한 환상적인 얘기일 것 같습니다. 이것은 영화 ‘마스터’에 나오는 금융네트워크의 투자자 배당시스템입니다. 물론 영화에서는 투자자들의 돈으로 돌려 막기를 했던 사기행각임이 금방 드러납니다. 

 

  제가 본사에서 근무를 하다가 영업현장으로 일을 전환했을 당시 가장 놀랐던 것이 우리나라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다단계 사업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거의 대부분 적법하지 않은 것들이었지만 대체로 상당히 그럴 듯하게 보였습니다.

 

  영화 ‘마스터’에서처럼 처음부터 사기를 목적으로 나중에 투자한 투자자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의 투자금을 돌려 막기 하는 것을 두고 ‘폰지 사기(Ponzi Scheme)’라고 합니다. 1920년대 미국 ‘찰스 폰지’라고 하는 사람이 45일 후 원금의 50%, 세달 후에는 원금의 100%의 이르는 수익을 약속했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투자자가 수십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수익이 발생한 것은 아니었고, 나중에 가입한 투자자의 투자금을 먼저 가입한 사람에게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워낙에 규모가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이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폰지 사기’라 부르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기는 전세계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도 다양한 형태들로 늘 존재해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기기 렌탈사업을 명분으로 한 ‘조희팔 사건’이 가장 유명한 전형적인 폰지 사기 사례입니다. 영화 ‘마스터’는 실제로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하지요. 영화는 나름 해피엔딩으로 피해자들에게 피해액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것으로 훈훈하게 마무리 됩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소시민으로 설정한 피해자들에게 환급된 돈은 일억, 이억 삼천 만원 등 상당히 큰 금액이었습니다. 자신이 평생에 걸쳐 모은 돈을 이렇게 한 곳에 투자하는 것에는 어떤 심리가 깔려 있을까요? 바로 ‘욕심과 탐욕’입니다. 이것은 알고 모르고의 지식 문제가 아닙니다. 욕심과 탐욕이 이성을 지배해야만 나올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이 진실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답답했었던 부분이었죠. 물론 사기를 친 사람들이 나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과연 거기에 참여한 나는 아무 죄가 없는 피해자라고만 할 수 있을까요?

 

  실제 어떤 사건의 피해자와 상담을 한 사례도 있었고, 이러한 투자를 권유한 사람과 상담을 한 사례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이들과의 대화 가운데 가장 저를 좌절케 했던 얘기는 ‘그거 사기인줄 알고 했다’는 그들의 솔직한 고백(?)이었습니다. 그거 사기인줄 알지만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라 투자자를 더 끌어 모아야하기 때문에, 나까지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그 시스템을 이용하려고 했다는 것이죠.

 

  얼마 전 우연히 검색하다가 작년 이맘때쯤 누군가가 제안했던 불법 다단계 사업으로 추정되는 지방 설명회 사진을 보았습니다. 당시로서는 규모도 매우 작았고 검토할 가치도 없다고 판단했던 것인데, 불과 1년 만에 수 백 명이 모인 설명회를 개최할 정도로 성장한 겁니다. 실제로 한 포털사이트에는 이렇게 문제되는 불법 혹은 유사 수신행위에 대한 것을 모아놓은 카페가 있는데 그 종류만해도 수 십 개가 넘습니다. 어찌 보면 2년 전 기준금리가 1% 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이들이 활동하기에는 대단히 좋은 조건이 된 것 같습니다.

 

  만약 어디선가 달콤한 탐욕스러운 제안이 들려온다면, ‘공짜 점심은 없다’라고 하는 경제학자가 말한 진리를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심지어 공짜 점심조차도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비용이 들어가는 행위입니다. 정말 괜찮은 제안을 받았다면 그것을 검증하는 노력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나중에 매우 값비싼 비용을 치르게 될 테니까요.

STANDARD SPENCER (스탠다드 스펜서) 이사 이동구
010-2040-2209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0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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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의 금융스토리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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