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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살고 싶죠? 생명체에 대한 근원적 지식 : 오토파지(Autophage)1)

2021년 11월호(14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11. 2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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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살고 싶죠? 
생명체에 대한 근원적 지식 : 오토파지(Autophage)1)

 

자가포식이 일어나는 과정으로 먼저 atg1과 atg8a가 막에 달라붙어 분해할 단백질(Ub protein)을 감싸는 구조(autophagosome)를 만든다. 그 뒤 소화효소를 담고 있는 리소좀과 융합해(lysosome fusion) 안의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재활용된다. atg1과 atg8a 유전자 발현 패턴은 밤에 높은 일주기 리듬을 보이는데, 타이밍이 적절한 간헐적 단식을 하면 진폭이 더 커져 자가포식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SNS 등을 통해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지금, 개인이 정말 원하는 신체에 대한 지식은 종류와 깊이에 있어서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렇지만    
1) 절대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으며,
2) 인간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생명체(심지어 포유류가 아닌 효모,초파리에서도)의 모든 부분에 작용하며,
3) 삶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다 설명해 주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것이야말로 생명체에 대한 근원적 지식이니 반드시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교적 최근인 2016년, 오사카대학의 오스미 교수가 무려 5,000번의 끈질진 실험의 결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바로 그 발견입니다. 그것은 바로 ‘오토파지’(Autophage 자가포식自家飽食,

Autophagosome 자가포식소체)에 대한 것입니다. 

1. ‘오토파지’ , ‘자가포식’이란 무엇인가요? 
가장 쉽게 말하자면 신체 내부의 세포에서 폐기될 자원을 회수하여 재활용하는 과정을 말하니, 얼마나 쉽고 단순합니까?2) 한국시민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가장 잘 한다고 말들 하는데, 우리 신체를 비롯한 생명체의 자원을 재활용하는 데에도 가장 탁월하면 어떨까요?  

2. 오토파지가 생명체의 거의 모든 부분에 작용한다는 말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바로 오토파지의 세 가지 역할 때문입니다. 
1) 외부에서 영양원이 공급되지 못할 때, 어느 정도 견딜 수 있게 만드는 기능이 생명체에 존재합니다. 즉 기아상태가 되어서도 세포의 폐기될 내용물을 다시 재활용하여 분해하며 영양원으로 삼는 오토파지 기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성인들은 하루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아도 하루에 240g(계란 1개에 7g)이라는 엄청난 단백질을 스스로 합성합니다. 또 갓 태어난 쥐는 어미 젖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도 24시간은 살 수 있습니다(오토파지기능이 없는 쥐는 12시간 안에 죽음). 즉 생명체는 외부에서 영양을 흡수해 바로 소화하고 활동해 끝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명현상의 오묘한 진리라는 말입니다.3) 

 

2) 오토파지는 한 생명체가 정상생활할 때 그 신진대사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그런데 생명체에는 자원을 재순환하게 만드는 ‘오토파지’ 기능과 함께, 그것과 정반대의 기능을 하는 단백질인 ‘루비콘’이 존재합니다. 즉 대항마가 존재하여 생명체의 피드백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겁니다. 즉 오토파지는 자원을 재활용하게 하지만, 루비콘은 지나친 자원재활용을 막아 생명체가 최적의 상태에서 생존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이런 피드백 시스템이 나이와 관련해서 달라진다는 점은 더욱 오묘합니다. 즉 오토파지 기능은 젊어서는 활발하지만 늙어서는 줄어들고, 정반대로 루비콘은 늙어가면서 더 많아진다는 겁니다. 루비콘이 없는 선충은 나이가 들었어도 활발하게 움직였습니다. 이 점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양이 자동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꾸준히 습관적으로 운동하는 것(매일 30분 정도로 정상호흡의 2배 정도의 격렬한 운동하기)이 왜 중요한지와 연관됩니다. 즉 나이가 들수록 운동으로 오토파지 기능을 더 많이 쓰며 동시에 루비콘을 적게 활성화하도록 해야 하는 이유인 겁니다. 

 

3) 오토파지는 세포 내의 유해물질을 제거하여 질병(병원균,암,대사증후군,지방간…)에서 회복되거나 면역력을 가지도록 기능합니다. 
세포에는 면역세포도 있고 일반세포도 있지만, 오토파지 기능은 일반세포에도 있습니다. 이 기능을 통해 외부의 공격으로 파괴되는 세포를 재활용하여 생명현상을 유지하고 면역을 도우는 데 일조하는 것입니다.4) 
원래 오토파지는 영양을 재활성화하거나 신진대사에 작용하던 기능이었는데, 이렇게 외부에서 침투하는 병원균에 저항하고 면역하는 기능까지 가지게 된 겁니다. 그렇지만 세포가 진화하면 병원체도 진화하기 마련인데, 교묘하게 오토파지를 방해하는 바이러스가 생겨났습니다. 지금 전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는 Covid19를 비롯한 HIV, 웨스 나일 바이러스, SARS, 이질균, 폴리오 바이러스(소아마비 병원체) 등도 모두 이에 속합니다. 특히 암세포는 (스스로 오토파지 기능을 사용해서) 지나치게 활발하게 증식하는 변형된 세포일 뿐입니다(소위 오토파지의 역기능). 특히 고약한 췌장암의 경우는 주위에 영양이 있어도 오토파지로 만드는 영양에만 의존하려는, 소위 오토파지 중독을 일으키니 극복하기가 힘든 것입니다. 원리적으로 암세포안의 오토파지를 중단시키는 약을 개발하면 암은 정복될 수 있습니다.

3. 오토파지가 삶과 죽음의 거의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오토파지는 젊어서는 매우 활동적이지만 늙을수록 비활동적이 되기 때문에, 생명체의 시작에서 끝까지 연관된다는 의미입니다. 앞에서 말한 루비콘이 늙어서는 매우 활동적이 되는 것과 정반대의 현상이지요. Covid19에 병들거나 죽는 사람은 주로 나이 들고 병든 사람들(호흡기,심장질환)이지, 어리거나 젊은 사람은 아주 적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오토파지의 이런 점을 잘만 이용하면,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아주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수명을 연장시키는 다섯가지의 방법 모두 생명의 자연스러운 욕구를 절제하거나 제거하는 데 있는데, 이는 모두 오토파지와 관련됩니다. 그 다섯가지는 1) 칼로리 제한, 2) 인슐린 신호억제(과도한 당분사용절제), 3) TOR(세포증식과 대사를 조절하는 단백질) 신호억제, 4) 생식세포의 억제/제거, 5) 미토콘드리아 억제. 역사적으로 증명된 명확한 사례도 존재합니다. 조선시대의 일반남성의 평균수명은 40세 후반~50세 초반입니다. 그런데 중국,고려,조선 환관의 평균연령은 70세이니, 무려 30년이나 더 장수한 겁니다. 또 독일의 멸절수용소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영양실조나 심리적 타격으로 죽기는 했지만 감기나 병원균에 의한 질병에 거의 걸리지 않았던 것도 이런 사실을 증언합니다. 

 

4. 어떻게 오토파지를 활성화하는 생활주기를 만들어 건강하고 장수할 수 있을까요?
Nature지에서 이번에 간헐적 단식으로 오토파지를 활성화하는 실험을 초파리를 이용해 시행한 것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오토파지 유전자는 생체주기를 따라서 밤의 후반부에 가장 활성화된다는 것입니다. 금식의 중심시간이 저녁-밤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48시간을 주기로, 점심 이후에 저녁을 먹지 않고 그 다음날 아침부터 다시 정상식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만약 한 주간에 2회 금식한다면 다음과 같이 시행할 수 있습니다. 

월,목요일 저녁 두 끼를 금식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식욕이 왕성해지고 수명이 연장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초파리 실험에서 밝혀졌습니다. 즉 암컷은 18%, 수컷은 13%의 수명이 연장되었습니다. 비록 초파리는 수명주기가 짧고, 인간의 자가포식유전자가 훨씬 더 복잡하지만, 생체주기를 따른 간헐적 단식을 꾸준히 한다면 활력이 넘치는 생활과 수명연장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명백합니다. 
이번 주부터 당장 한 주간에 저녁 두 끼를 굶으면 어떨까요?       


1) [바이오 사이언스 Autophage, Bio-Science 2025, 요시모리 다모쓰 저, 오시연 역, 2020]과 Nature(2021년 10월 14일)의 생체시계 논문이 출간된 50주년(1971년 시모어 벤저 발견)을 기념하는 논문들에 근거하여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이 논문들은 한국어로 동아사이언스(2021년 10월 9일)에 친절하게 소개되었습니다. 
2) 조금 의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1) 폐기될 예정인 세포에 평평 납작한 격리봉지가 형성됩니다.
 (2) 주위에 쓸모있는 단백질을 이 격리봉지 안에 모아서 감싸면서 구형으로 바꾸는데 이것을 자가포식소체 (autophagosome)라고 부릅니다.
  (3) 이것을 분해공장인 리소좀(lysosome)으로 운반하여 분해하면 생명체에 에너지로 다시 재활용됩니다.  
3) 이런 오묘한 현상을 단순히 진화론에 따라 자연선택으로 우연히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보다 생명을 주고 그 현상을 유지하려는 조물주의 기가 막힌 섭리로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는 더 우월하지 않나요?
4) 질병이 생기는 병리학적 과정과 이에 반응하는 오토파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병원체는 세포의 바깥막에 찰싹 달라붙습니다.
  (2) 세포를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열쇠를 만들어서 세포 내로 이 세포막 그대로 밀고 들어가 막에 싸인 채로 흡수되는데, 이것을 엔도시토시스(endocytosis)라고 합니다.
  (3) 이렇게 세포소기관에 구멍이 나면 생명체는 즉각 오토파지를 시작합니다. 즉 세균을 직접 인식하지 않아도 먼저 ‘막에 구멍이 났다’는 신호가 오면 즉각 오토파지를 시행하여 남은 재료를 재활성화하면서 면역세포와 함께 세균에 대항합니다. 

 

 

행복한 동네문화 만들기 운동장(長) 송축복
segensong@gmail.com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5>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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