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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사장에서 퍼스널모빌리티 기술자로

2021년 12월호(14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12. 3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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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사장에서 퍼스널모빌리티 기술자로

 

올해 2월부터 의왕에 있는 ‘한국퍼스널모빌리티 정비기술학원’에서 퍼스널모빌리티 정비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제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서 2017년부터 학원 교육을 준비 했으나, 여러 행정사항의 어려움때문에 몇몇 인력만 도제식으로 교육하는데 그쳤습니다. 규모를 키우는 것에는 역량이 부족했던 것이죠. 현재 강의를 하고 있는 학원도 비슷한 시기에 교육청에 등록해 2019년까지 진행했으나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강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초, 제가 합류하며 교육이 재게 되었고 올해 7월 노동부인증 NCS과정으로 등록되어 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한 수강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퍼스널모빌리티는 개인운송수단이란 말로 우리가 접하는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전동스쿠터 등 전기로 움직이는 모빌리티 중 개인이 이용하는 장치입니다. 최근 친환경 이동수단이 등장하며, 주요 이동수단은 대중교통 및 친환경 물류를 이용하고 이를 이용하기 전, 처음 사용하는 운송수단을 퍼스트마일, 나중에 사용하는 운송수단을 라스트마일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퍼스트마일은 원래 물류 업계에서 상품을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구간을 뜻하는 단어였으나, 요즘은 집에서 사무실까지, 사무실에서 집까지의 구간을 이동하는 개념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현재 퍼스널모빌리티는 개인운송수단 그리고 배달과 배송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공유모빌리티의 확대로 인해 이에 따른 정비인력 및 관리 인력의 충원과 기술교육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런 퍼스널 모빌리티 강의를 하다 보니 수많은 수강생들을 만나고 그들의 개인사와 관련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죠. 사회초년생들의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이야기나 직장을 다니다 다른 직업으로 이직을 하려는 사람들 또는 은퇴 후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 말입니다. 물론 기존의 자전거 사업을 하거나, 동일 직종에 있었지만 더 심도 있는 내용과 이론을 듣기 위해 수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을 위해 기술 및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주고, 조언도 잊지 않고 있지요. 
그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습니다. 나이가 엄청 들어 보이는 분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저보다 나이가 적더라고요. 그 분은 수산업계에서 거의 30년간 몸을 담았다고 했어요. 아주 젊었을 때부터 일을 한 것이지요. 90년대 중국에서 수산물을 거의 초기에 수입하던 일도 하고 요식업도 많이 운영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횟집을 하다 코로나로 인해 요식업 분야가 타격을 맞아 전직을 고려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강의를 듣고 저녁에는 저녁장사를 하러 가는 열심이 있는 분이었습니다. 게다가 3월 말까지만 영업을 하고 한 달은 퍼스널모빌리티 샵을 구해 그 사이에 인테리어 공사를 해서 바로 5월 가게를 오픈하는 놀라울 정도로 빠른 실행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강의 2주간 중에, 주말에 부산까지 내려가 구하기 쉽지 않았던 자전거 전용공구를 중고로 구입하는 열심도 있었죠. 오픈은 정말 횟집 영업을 그만둔 뒤 딱 한 달 만에 후닥닥 해버렸습니다. 저는 산세베리아 화분을 하나 사서 업체를 방문했죠. 인천주안에 8차선 도로가 지나는 좋은 자리에 위치한 가게였습니다. 영업하기 장소도 좋고 주변에 다른 업체들도 없는지라 벌써부터 여러 업체들로 부터 지정AS센터 및 대리점 제의를 받았다고 합니다.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뀌어 버린 셈이죠. 아무튼 사업장을 오픈하면서 일도 점차 많이 생기고, 중요한 문제들이 있으면 조언도 해주며 종종 연락을 하고 있는 기억에 남는 수강생 입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도전하게 되면 머뭇거리거나 관망하거나 아니면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 마련입니다. 물론 하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모험과 같은 것이죠. 하지만 현재의 어려움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신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현실에 낙담하지 않고 재빠르게 움직이며 현실을 바꿔나간 수강생을 보며 작은 사례이지만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미래에 나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 앉아 도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맞이할 수도 있음도 깨닫게 됩니다. 어찌 보면 곤충들이 탈바꿈 하듯이 우리의 모습을 새롭게 바꾸는 시간이 다가 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주)그린휠 최승호
ceo@greenwheel.kr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6>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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