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년을 살짝 넘긴 친구에게 쓰는 편지
[자기세대가 자기 세대에게(하는 교훈)] 반백년을 살짝 넘긴 친구에게 쓰는 편지 친구야, 나이 오십이면 하늘의 뜻을 안다(知天命)라며 공자가 말했는데, 막상 오십 줄을 넘겨보니 그 말에 살짝 의심이 간다. 공자가 사기꾼이던지 아님 내가 무능하던지. 많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으로 뭔가 깨달은 듯 여기저기 인생훈수도 두어보지만, 스스로 판단컨데 여전히 한치 앞도 몰라 우왕좌왕 안절부절한 내 모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아니 인생의 의미가 뭔데?라고 물으면 한없이 작아지는 나 자신을 보며, 평생 하늘의 뜻은 찾지 않고 도대체 뭘 찾느라 그리 열심히 살았는지 싶다. 친구야, 이 나이되도록 가족 위해 살신성인하느라 고생 많았다. 자기 의사는 살짝 접어두고 마누라, 자식 위해 복지부동하며 보냈을 수많은 시..
2020년 6월호(128호)
2020. 8. 2.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