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사랑을 꽃피웠습니다!
그 날, 사랑을 꽃피웠습니다! 첫 만남의 그날 따스했던 가을 햇살과 향긋했던 바람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이 첫 순간을 추억할 때마다 영화 속 한 장면같이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과 개구진 미소와 조잘거림이 떠오르며 아릿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1999년 추석을 얼마 앞둔 가을이었습니다. 그 날 그 장면에 등장하는 서너 살 무렵의 꼬맹이들은 이제 서른을 앞두고 있고, 그곳에서 지낼 마지막 겨울을 앞두고 있던 큰 형과 누나들은 어느 덧 마흔을 훌쩍 넘겨 장년이 되어 한 가정을 이루기도 하고 깨어지기도 하며 같이 늙어가고 있는 2023년 1월이 되었습니다. 그 날 짧은 첫 만남 이후, 저는 그냥 아무런 맥락도 의심도 없이 한 순간 인생 최대의 결정을 내려버린 채 신원리 산53번지 이 곳에서 알록달..
2023년 2월호(160호)
2023. 8. 12.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