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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숨은 진주 짐바브웨

세계문화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11. 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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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아프리카 알아가기]

아프리카의 숨은 진주 짐바브웨

 

  안녕하세요. ‘꽃보다 청춘’으로 유명해진 빅토리아 폭포가 있는 짐바브웨에서 인사드립니다.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중남부의 내륙국가로 수도는 하라레(Harare), 국토면적은 일본과 비슷하며, 인구는 약 14,300만 명 정도 되는 나라입니다. 고층빌딩으로 이뤄진 스카이라인도 있고 천혜의 자연환경과 온화한 날씨를 가진 짐바브웨는 ‘아프리카의 숨은 진주’라고도 불립니다. ‘뚜렷한 사계절,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라고 배우면서 우리나라의 날씨가 최고라고 생각했으나, 온화한 날씨에서 지내보니 생활하기 편한 여기 날씨가 최고라고 생각됩니다. 여름엔 평균 20도 안팎으로 가끔 30도까지 올라갈 때도 있지만, 그늘에 있으면 시원하고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지않아 주변을 둘러보면 반팔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날씨보다 활동하기 좋아서인지 제 마음에 한껏 여유도 생겼습니다. 이래서 따뜻한 지역 출신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여유롭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남부는 푸르른 산악지역으로 이뤄져있고 북부는 대부분 평야이나, 기본적으로는 해발 약 1500m로 고원지대입니다. 짐바브웨엔 사막이 없어서 사막화로 생활터전을 잃어가는 코끼리들이 많이 몰려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짐바브웨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이지요. 수도인 하라레와는 700km 이상 떨어져있어 저도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기회가 닿아 벌써 두 번이나 다녀왔네요! 처음 빅토리아 폭포를 눈 앞에서 보게 되는 순간, 그 웅장함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넓은 폭포를 따라 15개의 뷰포인트가 있는데 어느 각도에서 폭포를 바라봐도 ‘우와~’를 연발할 만큼 대단했습니다. 특히 폭포 사이에 드리워진 무지개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빅토리아 폭포는 영국 식민지 시절, 빅토리아 영국 여왕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고 하는데, 원래는 ‘모씨 오아 투냐(Mosi-oa-Tunya)’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역하면 ‘천둥소리 내는 연기(Smoke that Thunders)’라는 뜻인데 낙차로 인한 물안개와 큰 폭포 소리를 위와 같이 묘사한 게 흥미로웠습니다.

 


  짐바브웨 사람의 특이한 모습이 있는데, 그것은 이들이 일상적으로 가발을 쓰고 다니며 머리스타일 또한 자주 바뀐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머리가 곱슬이기 때문입니다. 머리를 길어도 폭탄머리처럼 되고, 머리카락 피는 비용만 해도 가발을 몇 개 사고도 남기 때문에, 가발로 머리를 가꾸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짐바브웨에서 가발 사업하는 기업의 대표가 한국사람이라고 하네요.  

  한번은 현지 마을 환경이 너무 궁금해 개인적으로 한국 NGO 관계자분들과 연락해 주말에 NGO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교외 마을에 방문했습니다. 수도에서 30분 정도 차를 타고 나왔는데, 갈대로 지붕을 얹은 집들이 즐비하고 신발 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수도에 위치한 사립학교 학비는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보다 비싸다고 하지만, 이곳엔 한 학기 등록금 15불이 없어서 학교를 못 가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니, 큰 빈부격차가 실감나게 느껴졌습니다.

 

 

  영국 식민지였던 짐바브웨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영어를 사용합니다.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현재 93세를 앞둔 무가베 대통령이 37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독재국가이기도 하죠. 무가베 대통령은 유일하게 남은 독재 1세대라는데, 김일성의 친구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요. 이런 무가베 대통령은 2018년 실시되는 대선에 여당의 유일한 단독후보로 이미 출마했고 재당선 된다면 99세까지 통치를 하게 되니 뭐 이런 나라가 있나 생각되실 겁니다. 한국도 민주주의가 확립되기까지 어려움과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독재 타도를 위해 국민들이 일어났는데, 이곳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먹고살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큰 운동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경찰의 과격한 대응 때문이지요. 공포탄과 물대포로 시위대를 흩어지게 하는 것이 다반사라고 합니다.


  젊은이들은 변화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으나 기득권층의 견 함에 밀려 실제적 행동으로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현지인 친구는 이러한 짐바브웨 사람들의 모습을 ‘수동적 폭력성’(passive violence)라고 묘사했습니다. 불만을 직접적으로는 표출하지 않지요. 저는 식민주의 잔재의 영향이라고 생각하는데, 표면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으나 백인은 흑인에 대한, 흑인은 백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기성세대엔 아직까지 팽배한 것 같았습니다. 말이 서로 통하는 영어로는 어떤 속 이야기도 안하지만, 정작 자기들끼리 현지어로 대화할 땐 부정적인 것을 나눈다는 거죠.

 


  많은 사람들은 보통 아프리카라고 하면 사막, 굶주리는 아이들, 가뭄, 질병, 등 부정적 모습을 더 많이 떠올립니다. 아프리카 관련 다큐멘터리나 방송은 시골지역에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부족민들, 사바나에 사는 야생동물들 이야기 위주여서,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대해 연민, 동정심을 갖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나 노점상과 지나가는 행인 사진을 찍을 때 현지 사람들이 불쾌감을 많이 표현한답니다.

 
  매력적인 천혜의 환경을 가진 나라 짐바브웨, 하지만 정치권의 부정부패, 부족사회 문화에서 파생된 엄격한 상하구조, 여전히 남아있는 흑백갈등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은 이곳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기여를 해야 할지를 생각할 뿐 아니라, 앞으로 제가 일하고 싶은 UN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도 고민하게 됩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 인턴 유수연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88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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