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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독백 - 오광수

문학/시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12.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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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8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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