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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그림카페 ‘카페 아트앤’

2018년 5월호(제103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5. 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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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生生) 기업스토리]



생활 속 그림카페

‘카페 아트앤’



 우리나라에 카페가 이미 포화상태라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피부로 느낄 정도로 동네 구석구석에 들어와 있지요. 그래서 뭔가 차별화되거나, 특별하지 않으면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합니다. 내 놓으라 하는 카페로 가득한 압구정동 속의 조금은 외진 곳에서 생활 속 그림 카페‘카페아트앤’을 운영하고 있는 정현숙 대표를 만나 이곳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 ‘카페아트앤’을 오픈 할 때부터 커피와 그림, 음악 등‘문화가 있는 카페’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요? 



 제가 커피와 인연을 맺기 전에는 교직생활을 했고, 꽤 잘나가는 논술교사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만두면서‘그동안 머리로만 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이젠 직접 사람과 몸을 부딪히며 움직이는 직업을 가져야겠다’생각했지요. 이러한 생각의 변화로 전부터 좋아했던 커피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재 커피와는 13년째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일을 하며 커피가 단순한 음료가 아닌,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카페아트앤을 준비하면서 처음부터 문화가 있는 카페를 생각했습니다. 카페의 장소로 보통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테이크 아웃도 하고 테이블 회전율도 빠른 곳을 찾았다면 아마 카페아트앤은 탄생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갤러리 분위기 속 카페에서 그림도 감상하고 커피도 한 잔 하려면 너무 부산스럽지 않은 곳이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의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가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보고 감상하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카페를 그림과 연결하기 위해 여러 갤러리들을 둘러보며 영감을 받고자 했습니다. 그러다가 때마침‘비핸즈(바른손카드전신)’박소연 대표를 만나면서 카페 전체의 구체적인 기획을 하게 되었고, 계획했던 것을 실제 준비하며 2017년 8월, 그림이 있는‘카페아트앤’을 열게 되었습니다.


- 그래도‘카페아트앤’이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길 가에 있지 않아, 사실 카페의 입지로 불리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요?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커피를 하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가게를 하지 않은 것 같아요. 로스터리 카페를 했을 때도 그 당시 일반적이지 않아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사람들에게 여유있게 커피에 대한 스토리를 이야기하는‘커피 문화 전도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의 종류부터 시작해 어떻게 추출해야 하는지, 어떤 커피가 맛있는지, 커피가 건강에 왜 좋은지 등 말이죠.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마니아층 단골손님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직 교사였던 점이 사람들에게 커피를 더 잘 전달하는데 유리하지 않았나 합니다.(하하) 카페아트앤은 직접 갤러리처럼 그림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인데 유동인구가 많은 산만한 곳에 위치한다면 그냥 왔다 가버리는 손님들이 많을 것 같아 사실 자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지금 있는 곳은 손님 한 명이라도 단골 손님을 만들고 싶은 곳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으면 저도 손님들과 친해질 수 없잖아요. 그림을 백화점 전시물 보듯 휙 하고 보는 것이 사실 마음에 들지 않거든요. 카페아트앤에서는 단 한 시간이라도 그림을 보고 대화도 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또 혼자 오더라도 조용히 있는 카페로 전혀 어색함이 없는 곳이 되길 바라죠.
 하지만 이런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운영 면에서는 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손님들이 카페아트앤을 와야 하는 직접적인 이유를 만들어야겠다 생각으로 하나하나 문화 컨텐츠를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서울시향 콘트라베이시스트 안동혁 선생님의 음악감상회로 시작을 했는데요. 서울시향에 계시는 다른 연주자분들도 함께 오셔서 직접 연주도 하며 손님들 대화할 수 있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또 고흐를 연구하는‘조진의’대표의‘고흐와 걷다’와 미술관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진작가의‘미술보다 더 아름다운 현대미술관’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림과 연관해서는 일반 사람들이 그림을 좋아한다 해도 작가의 의도와 삶에 대해 알거나 이해하기 쉽지 않은 점에 착안해, 현대미술관전이나 예술의전당 오르세 미술관전에 가기 전, 미리 강의를 듣고 작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돕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음악, 미술 강의나 해설 등에 전문가들을 모셔 강의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점점 다른 문화로의 경계를 넓혀가고 있어요. 사실 갤러리 카페이니 음악, 미술, 커피정도만 생각했는데 제가 너무 좁은 시각으로 생각한 게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커피, 그림 등 한 가지 정도에 관심이 있을 수 있지만, 뭔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젊은 아이돌 가수이자 김현식가요제에서 수상한‘강예준’의 공연과 뇌 전문가의 강연, 쉽고 간편하고 멋있게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김진애 아트푸드, 음악힐링수업, 최정주와 함께하는 그림산책, 와인교실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을 더 활용했으면 하는 마음에 오후 6시부터는 최소한의 대관료를 받고 모임을 할 수 있도록 하지요. 각자가 음식을 가져오기도 하고, 정식모임이면 저희가 케이터링을 준비해 줄 수도 있습니다.  커피, 그림, 음악이 있는 공간을 자신들만의 모임으로 사용하는 것에 너무 놀라워합니다. 왜냐하면 공간을 다 쓸 수 있도록 한 팀만 받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나, 최고급 음향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어 공간을 활용하기가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카페아트앤이 사람들의 움직임 속에서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힘들어도 저부터 많이 움직여야 되겠지요. 사실 요즘 사람들은 혼자 있는 것, 혼밥, 혼술하며 혼자를 즐긴다고 하죠.
 저는 혼자인 사람의 고독을 채우는 것은 음악과 그림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론 같이할 때 주고받는 힘도 분명 있습니다. 이런 에너지 있는 모임들을 카페아트앤에서 하길 바라지요. (이런 모임을 카페인데 평상시에도 하나요?) 네. 오전 9시 30분 부터 오후 6시까지 카페는 운영하고, 6시 이후에는 이런 모임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저희 카페를 활용해 아는 지인들과 간단한 티파티를 하기도 합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면 돈은 많이 벌수 있겠지만, 이곳은 유동인구가 적으니 도리어 이렇게 운영할 수 있는 특별함으로 위치의 단점이 장점이 되는 것 같아요.



- 2017년 8월에 오픈해 여러 모임들이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좋은 컨텐츠로 사람들의 오프라인 모임들을 만들어 갈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원동력이 어디서 나오나요?


 어떻게 보면 마케팅 포인트입니다. 사실 사람들을 모은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1:1 마케팅을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저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합니다. 손님 한 분 한 분이 또 다른 분을 데려 오기도하고, 특히 강의를 하는 강사나 모임을 주최하는 분과 저와의 관계가 잘 맺어있어 이곳에 애정을 갖고 있죠. 이렇게 둘 다 노력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으로 카페아트앤의 모습들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움직여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안동혁 음악감상회, 최정주 그림산책, 와인모임 등이죠.



- ‘카페아트앤’은‘비핸즈’오프라인 매장 역할도 하는데 손님들에게는 이 점이 어떤 매력이 되나요?
 

 국립미술관이나 대형 갤러리에는 작품의 다양성은 별로 없습니다. 전시를 위한 곳이 대부분이죠. 그런데‘비핸즈’는 49년의 디자인회사로 철학과 노하우가 있고, 무엇보다 작가와 그림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른손에서 그림이나 액자 등 소장하고 싶은 작품들을 인터넷으로도 구입할 수도 있지만, 카페아트앤에 와서 직접 보며 고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매력적인 부분은 구입한 그림이 익숙해질 즈음 바꾸고 싶다면 동일한 작가 작품으로 교환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 정도의 그림을 구입해 쭉~ 감상하며 5년이 지났다면, 같은 가격의 다른 그림으로 교환해 집에 새로운 작품을 가져갈 수 있다는 말이죠. 또 그림 컨설팅을 통해 자기 집 분위기에 어떤 그림이 맞는지, 액자나 그림 교환 시기는 언제인지 등을 알 수도 있습니다. 바른손은 다양한 그림을 70만점이상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고객층에 맞춰 별 부담없이 그림을 즐길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점을 카페아트앤에서도 동일하게 누릴수 있습니다.



- 9개월 정도 운영하며 아직은 초반이지만, 지금까지는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이렇게 진행하기까지 어려운 점은 무엇이고, 가장 큰 보람이 있다면?


 아직은 기획을 혼자 하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큰딸이 블로그 등을 맡아 해주고 있죠. 블로그상에는 카페소식만 아니라 예술에 관한 컨텐츠도 함께 올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혼자하다 보니 체력적인 부분이 버거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은 것은 제가 예술적, 창조적 끼는 없지만 그림을 보며 많이 알아가고 그림에 대한 폭을 넓힐 수 있어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이죠. 이런 부분이 카페아트앤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아요. 한 달 마다 그림들을 바꾸어 다양한 작품들을 매일 보며 힐링이 되고,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죠. 특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문화적 소통을 하며 예술 분야 사람들과의 접점이 많아지면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이런 관계 속에서 저희 카페아트앤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그림과 음악을 통해 약간의 삶의 변화를 갖게 될 때 더 큰 보람을 느끼죠. 지난달에는 일주일동안 카페아트앤을 찾는 분이 계셨습니다. 얼굴에는 얼핏 우울이 비치는 듯 아무런 표정도 없이 매일 찾아오셨죠. 이분은 행복을 그리는 작가로 유명한‘에바알머슨’그림 앞에 매번 앉아 한참을 보고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무뚝뚝했던 그녀의 입에서 그림 속의 인물이 나를 보고 웃는 것 같아 행복하다며 스트레스를 풀고 위로도 받고 간다는 말을 하더군요.


<행복을 주제로 표현한 엘바알머슨 그림>



- 앞으로의 계획과 꿈을 꾸는 것

 

 개인적으로 비행청소년, 폭력 등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순수한 음악과 미술, 그리고 고전으로 돌아가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문화전파사로서 일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음악, 미술, 연극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만의 갈등을 예술이 갖고 있는 순수함을 통해 새로운 것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엔 일류대학, 좋은 직장, 수입 등으로 사람을 판단하며 살아왔는데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고, 여러 지표들로 정해진 틀에서 살다보니 아파트평수, 무슨 무슨 차 등 눈에 보이는 것들만 추구하는 삶에서 이것을 탈피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예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순수예술만이 아닌 중간의 저 같은 쿠션 역할할 사람이 있어서 예술을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환기시키는 사람도 필요할 것입니다. 카페아트앤에서 이런 쿠션 역할을 하고자 하는게 꿈입니다.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 공부한 후, 미술관 투어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손님들이 카페아트앤의 그림을 보고 생활속에서 자연스레 즐겼으면 좋겠고, 그래서인지 가구와 그림, 음식과 그림을 콜라보해서 카페아트앤처럼 시도하고자 하는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카페아트앤이 1호점이지만, 이런 분들과 함께 같은 목소리를 내고 서로 연계해서 문화적인 것들이 뻗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카페아트앤이 유명한 작가의 좋은 그림을 전시도 하지만, 신진작가들도 소개해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소통할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압구정동에 이런 카페 쥔장이 있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커피, 그림, 음악, 문화, 그리고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가득했지만, 무엇보다 카페아트앤의 정현숙대표가 사람을 대하는 계산되지 않은 마음이 이 모든 것을 만들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 카페를 오픈할 때 이스라엘 화가인 걸스타인을 전시했는데 얼마 전 이스라엘 대사가 부인과 그림을 잘 그리는 장애인인 딸과 함께 방문을 했다며, 생활속의 그림카페인 카페아트앤에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들이 방문해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카페아트앤 정현숙대표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36길22 | 010-3253-6690
https://blog.naver.com/suksuk690602


<이 글은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103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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