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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인 진나라를 형성한 ‘삼정(三鼎)’과 같은 국가구조를 만든 인물들

2018년 9월호(제10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9. 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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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 정치구조와 인물]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인 진나라를 형성한

 ‘삼정(三鼎)’과 같은 국가구조를 만든 인물들





 ▲ 삼정(三鼎):고대 중국 제사에서 제물로 바치는 고기를 담는 솥




  한 나라가 굳건하게 서기 위해서 필요한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1) 나라를 경영하는 철학 또는 원리 

  2) 나라를 운영할 수 있는 재정적, 정치적으로 안정된 시스템 구축 

  3) 이런 철학과 시스템을 가지고 궁극적 통치 의지로 철저히 밀고 나가며 실현시키는    

     탁월한 인물들의 배출


 이 셋을 중국의 황실에서 쓰던 ‘삼정(三鼎)’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솥이 제대로 세워지려면 반드시 세 개의 다리가 필요하듯, 주나라 이후 오랜 시간의 분열을 끝내고 최초의 중국 통일을 이루었던 진나라에는 이 삼정과 같은 국가 구조와 그것을 형성한 인물들이 있었습니다. 


 1. 국가 경영원리로서의 정치철학(법가)과 그 철학자 ‘상앙’


 진나라 왕 효공(B.C.361∼B.C.338) 당시의 재상인 상앙은 법가사상을 적용시킨 ‘변법(變法)’을 통해 진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드는 기초를 놓은 인물입니다. 보수세력의 강한 반대에 부딪쳤지만 진나라를 부국강병으로 만들고자 했던 효공의 적극적인 지지속에 변법을 강행하여 단기간에 목표하는 바를 이루어냈습니다. 국가경영철학인 변법은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오가작통법 : 5가구, 10가구씩 묶어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게 한 제도입니다. 고발한 자에게는 상을 내리고 죄를 지으면 당사자 뿐 아니라 연관된 사람도 모두 처벌을 하는 연좌제를 실시하였는데, 이 정책은 반란의 여지를 사전에 예방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회의 안정적 기초를 놓으려했지요. 


 2) 군공(軍功)장려제도 : 귀족이나 왕족이라 하더라도 전쟁에서 공을 세우지 않으면 전답이나 택지의 규모, 노비의 수 등에 제약을 받았습니다. 반면에 군공이 있다면 노비라도 죄 사면을 받아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전쟁이 벌어져도 뒤로 물러나는 자가 없었고 공을 세우기 위해 용맹하게 싸워서, 오히려 적들이 진나라 군사를 마주하면 싸우기 전부터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3) 정전제 폐지, 천맥개간, 토지사유제 인정 : 일정 부분의 토지를 공동으로 경작해 수확물을 조세로 내던 정전제(井田制)를 폐지할 뿐 아니라, 산기슭이나 논, 밭 사이에 난 길인‘천맥’을 개간할 정도로 농지확충에 집중했습니다. 이렇게 새로 개간된 토지는 분배받은 농민이 적극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경작에 대한 자주권도 주었습니다. 지주와 자영농민의 토지소유를 인정하고 토지의 매매 및 토지 면적을 기준으로 한 세금징수를 허용했습니다. 이러한 상앙의 변법을 통해 진나라가 단기간 강대국이 된 것은 사실이나, 변법에 반대하는 자는 변경으로 유배되었고, 법을 어기는 자에게는 가혹한 형벌에 처해졌습니다. 이와 같은 단호하고 강력한 진압을 통해 체제는 빠르게 잡혀갔지만, 백성들은 억압과 공포로 고통을 당했습니다.  


 진나라가 흥하기 시작할 때에 법가 사상의 기초를 놓은 이가 상앙이라면, 진시황 당시 살았던 한비자는 법가 이론의 완성자입니다. 그는 법률과 제도의 ‘법’, 권력과 위세로서의 ‘세’, 권모술수의‘술’로 구성된 법가의 세 학파를 집대성했습니다. 그는 그 이전의 노자학, 순자학을 근거로 스스로 한 학파를 형성한 것이지요. 순자 아래서 한비자와 동문수학한 이사는 진시황의 재상이 되어 그를 도와 법가를 실행하여 통일제국을 완성한 인물입니다. 


2. 국가 경영에 반드시 필요한 재정확보 및 행정구조와 그 시행자 ‘여불위’


 상인의 기민함과 탁월한 수완을 가졌던 여불위는「여씨춘추」를 편집하게 한 사람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진왕 정(진시황)의 아버지였던 ‘자초’가 조나라에 인질로 잡혀가 있을 때 직감적으로 그가 최고의 투자 가치 상품 같은 존재임을 알아본 것입니다. 대범한 방법과 막대한 투자로 자초를 왕으로 세웠으며, 스스로는 진나라의 최고 재상이 되었습니다. 여불위는 집정기간 동안, 진나라가 중원에서 세력을 점차 확장해 전국시대 후기 중국의 정국을 주도하는 위치에 서도록 다음과 같은 기여를 했습니다.


 1) 재정의 확보 : 포부가 큰 상인이었던 여불위는 여러 나라를 왕래하며 값이 쌀 때 물건을 사놓았다가 시기를 보아 비쌀 때 파는 방법에 의해 억만 금의 재산을 모았습니다. 이후 진나라의 재상이 되어 12개의 현을 식읍으로 받아 재상이자 동시에 제후가 되는 권세를 누리며 다음과 같은 실용적인 정책을 수행했습니다.


 2) 유능한 인재 모집 : 진나라에서는 외부 인재를 임용하는 전통이 있었지만, 대부분 법가사상가들이었기 때문에 문치(文治)에서는 단순하고 빈약했습니다. 여불위는 다양한 사상가들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며 인재를 찾는 일에 정성과 재정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런 폭넓고 적극적인 정책으로 6국에서 모여든 빈객의 수 만해도 3,000여명에 달하였습니다. 그들이 보고 들은 바를 기록하게 하고 편집하여 편찬한「여씨춘추」는 훗날 진나라의 천하통일을 위한 사상, 문화적 기반을 제공하고 부국강병을 이루는 데 크게 공헌하였습니다. 


 3) 정치와 군사의 개혁 : 여불위는 엄격한 법과 가혹한 형벌로 통치해 오던 기존의 통치전통과 달리, 덕과 형벌을 병용하고 예절과 예의, 교화의 측면을 강조하였습니다. 그 예로 동주의 왕이 제후들을 규합하여 침공했을 때 직접 군대를 이끌고 나가 동주를 멸망시켰지만, 조상의 제사는 이어가게 한 것입니다. 이유는 진나라가 지난 100여 년간 무력으로 동방제후국들을 징벌하며‘흉악하고 포악한 나라’, ‘인의를 베풀지 않는 나라’로 지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조치로 천하 지식인들의 호감을 사고, 통일을 반대하던 정치적인 장애물을 제거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3. 천하통일을 철벽같은 의지로 밀어붙인 인물들 : 진나라의 7대 왕들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인물은 진시황이지만, 통일 국가로서의 기초를 마련한 것은 앞선 6대에 걸친 왕들이었습니다. 1대 진효공(BC361~338)은 중원의 제후들이 진나라를 서쪽 변방에 위치한 야만국으로 취급하는 사실에 울분을 품었습니다. 왕으로 즉위하자마자 강국이 되기 위한 계책을 내는 자에게 땅과 관직을 내리는 ‘구한령’을 내려 인재들을 모았습니다. 고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이런 파격적인 조건은 인재를 찾는 일에 진효공이 얼마나 절실했는지를 보여줍니다. 2대 혜문왕(BC337~311)은 사사로운 원한으로 상앙을 죽이긴 했지만, 상앙이 실시했던 변법의 기본 틀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며 진나라로 많은 인재들을 끌어들였습니다. 3대 무왕(BC310~307)은 용감한 기상과 뛰어난 무술실력으로 제, 초, 삼진(위, 조, 한)의 세력을 크게 약화시켰고, 4대 소양왕(BC306~251)은 멀리 떨어져 있는 국가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하는 ‘원교근공’의 원칙으로 중국 통일에 한걸음 더 나아가게 했습니다. 왕으로서 3일만 치리하였던 5대 효문왕(BC 250)을 제외하고, 6대 장양왕 (BC249~247)부터 진왕 정(진시황)의 친정 이전까지는 여불위가 정권을 장악하여 군사, 문화, 교육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7대 진시황(BC246~221)은 적극적인 권력 의지를 가지고 선대들이 구축해놓은 통일 기반을 바탕으로 6국을 정복하고 마침내 중국 통일을 이루었습니다. 그는 스스로 하루에 보아야 할 업무의 양을 정해놓고, 그 일을 마치기 전까지는 잠자리에 들지 않았는데 직접 처리한 문서의 양이 1석(72kg)이나 되었습니다. 통일을 이룬 기원전 221년부터 세상을 떠난 기원전 210년까지 10년의 통치기간 동안 무려 천하를 다섯 번 순시할 때에도, 정해진 공무의 양을 그대로 지켰다하니 그의 권력의지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알 수 있습니다. 


 4. 21세기 지구화, 우주시대에 이루어야 할 ‘삼정’은 무엇일까요?


 몰려드는 난민과 극단이슬람주의자들 문제로 점차 민족주의가 부활하고 있는 유럽, 자국제일주의로 돌아선 미국과 러시아, 경제로 세계의 패권을 쥐려는 야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중국등 세계는 혼돈과 불안한 상황 가운데 하루하루를 지나고 있습니다. 기술, 통신의 발달로 세계는 빠르게 하나가 되어 가지만 국제정세는 오히려 자국주의와 민족주의로 퇴보하는 듯 보입니다. 이 시대에 고대 진나라의 역사와 인물들을 통해 우리는 어떤‘삼정’을 형성해야 할까요?


 1) 정치철학 : 상대적 동양 종교와 절대적 서양 종교 모두를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한 이해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어서 총체적으로 보는 동양과 분석적으로 깊이 보는 서양 철학의 차이를 극복한 새로운 정치철학을 만들어 내어야 할 것입니다.


 2) 정치, 경제 제도 : 실패한 국제연맹을 거울삼아 2차대전 이후에 만들어 가동한 국제연합은 여러 면에서 세계 통합과 평화정착, 그리고 국제관계 개선에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온 세계가 더 이상의 분쟁이 필요 없다고 여겨 힘을 합하지 않으면 우주를 개척하지 못한다는 자각까지 할 수 있게 만들기에 국제연합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온 세계를 포괄하는 경제와 정치 체제 구성의 새로운 제도와 체제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때가 되었습니다. 


 3) 정치적 지도력 형성 : 위에서 말한 전 지구적 관점을 가지고 그것을 구현할 정치의지를 가진, 차세대 지도력을 훈련하고 점검하며 세워나갈 구조와 제체를 형성해야 할 것입니다.






디센스 편집디자이너 고은정
joyfuloil@empal.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7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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