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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보존 비결과 황벽나무

2018년 10월호(제108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9. 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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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해설사 이야기 24]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보존 비결과 황벽나무



 196610,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의 해체·복원공사가 진행되던 탑신부(塔身部) 사리함(舍利函) 속에서 너비 약 8, 전체길이 약 620의 두루마리 1()이 발견되었습니다. 목판(木板)으로 한지에 인쇄된 이 경문은 8세기경 신라시대에 기록된 인쇄물로서 한국의 높은 인쇄문화 수준을 증명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었습니다. 1967년에 국보 제126호로 지정되어 지금은 불교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어떻게 1.200여년이라는 시간을 뛰어 넘어 우리 눈앞에 나타난 것일까요? 그 비밀은 놀랍게도 황벽나무 열매와 질 좋은 닥나무 껍질에 있었습니다. 열매에서 추출한 성분이 방균, 방충 효과가 뛰어나 한지의 보존율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던 것입니다.


 Amur cork tree로도 불리는 황벽나무는 운향과의 낙엽고목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꺼운 껍질로 만든 코르크는 품질이 매우 뛰어나지요. 껍질을 살짝 벗기면 노란색의 속껍질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나무가 작명된 유래를 알 수 있습니다. 황벽나무의 노란 속껍질에는 베르베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예전에 귀중한 약재로 쓰였으며 현대의학에도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황백자로 불리는 열매는 구충제로 사용되었고 단환으로 알려진 뿌리는 명치끝에 생기는 모든 병을 낫게 했다고도 하는데요. 식물의 특성을 알고 적절하게 사용한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할 뿐입니다.


 황벽나무는 목재의 색깔이 곱고 무늬가 아름다워 고급가구를 만드는 소재로 귀하게 쓰였습니다. 우리나라 전역에 골고루 자라고 있는 황벽나무지만 소나무나 참나무와 달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는 나무랍니다.


 암수딴그루로서 열매가 달리는 나무와 수정을 위해 꽃을 피우는 나무가 다른 황벽나무는 깃꼴겹잎으로 마주나는 잎차례를 가지고 있어 언뜻 가래나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나무 모양이 수려하고 우아하여 가로수로도 적합하다고 조경사들은 이야기하는데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이 쓰임새 많은 황벽나무를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시인, 숲해설사 장병연

bomnae59@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8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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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happytownculturestory.tistory.com/344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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