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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이 준 선물들

2018년 10월호(제108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10. 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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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 체험기]






주말농장이 준 선물들









 농장의 천막 사이로 풍경소리가 맑고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토요일, 일산의 한 주말 농장은 6월의 따가운 햇살 사이로 사람들이 북적 거립니다. 15년째 주말 농장을 운영하는 부부는 예년과 다를 바 없이 지인들을 불러, 감자를 캐고 고추를 따고 돼지고기를 삶아 푸짐한 점심을 나눕니다. 감자, 토마토, 고추, 깻잎, 상추 등의 야채를 한 가득 풍성하게 봉지봉지 담아 줍니다. 밭에서 캐서 금방 쪄 낸 감자는 하얗게 분이 나서 얼마나 맛있던지.. 어릴 적 먹었던 그 맛이었었습니다.


주말농장으로 친구를 사귀다!


 해마다 이맘때면 연중행사처럼 아는 분들을 초대합니다. 도시에 살다 이곳 낯선 동네, 일산으로 이사 와서 친구를 어떻게 사귀겠어요? 주말 농장에서 나오는 농산물 덕에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것을 얻은 셈이죠. 친구 말이죠! 장사를 한다 해도 이보다 더 큰 이익이 될 순 없어요. 이것저것 맘 써서 챙겨주면 그 보다 더 많은 것으로 돌아와요. 우리의 맘을 알아주는 분들이 소소하게 챙겨주는 것들이 부족함 없이 우리 부부를 채우지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받는 셈인데 참 흐뭇합니다. 사람 사는 맛이 이런 거 아닌가요? 올해는 미리 농사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미국에서 온 손주들과 놀러 다니느라 때를 놓쳐서 생각만큼은 결실을 못 했어요. 게다가 눈도 다치고 여러 가지로 어려운 일이 많았어요. 하지만 주말농장으로 사귀게 된 많은 분들의 위로와 격려 때문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죠. 


‘경쟁심’이 아닌‘생명의 소중함’으로!


 농장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 점점 더 힘들 것 같아요. 주말 농장은 일반 농업과는 다른데, 경쟁심이 몸에 밴 요즘 사람들은 옆집 작물이 본인들 것 보다 더 잘 자라면, 질세라 화학 비료를 막 퍼 주기도 해요. 농작물을 많이 생산해서 파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든 남보다 더 잘 키우고 싶은 거죠.


 또 처음에는 농사를 가르쳐 주지만, 다음부터는 스스로 작물을 관리해야 하는데 게을러서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땅까지 다 잘 만들어 주는데도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작물도 하나의 생명인데, 대충 돌보면 안 되잖아요. 어떻게든 젊은 사람들에게 농사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기 위해 하나하나 가르치고 돕고 있습니다. 저 자신도 2004년 암 수술하고 나서 몸과 마음을 회복할 때 농장 일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물이 자라는 것이 자식이 자라는 것 같은 애정을 갖게 하죠.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들을 위해서 주말 농장을 하는데, 주말농장을 통해 한 생명을 키우고 자라게 하는데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지 함께 배우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규모가 큰 농장은 아니지만 나름 쉽지는 않아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힘에 부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전원을 통해서 쉼을 얻고 함께 나누는 일상의 기쁨이 이일을 손 놓지 못하게 하지요.  


 뜨거운 태양에 검게 그을린 부부는 순박한 모습으로 해맑게 웃었습니다.


주말농장 정용성, 송윤신
010-5459-6101
cafe.daum.net/go-far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8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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